1980년대부터 한국 심리학계는 서구의 이론에 입각한 심리학 연구에서 차츰 탈피하여 우리 문화 현실에 맞는 ‘한국적 심리학’ 혹은 심리학 모형의 ‘토착화’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이장호(1995)는 서구 이론의 직접적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 ...
1980년대부터 한국 심리학계는 서구의 이론에 입각한 심리학 연구에서 차츰 탈피하여 우리 문화 현실에 맞는 ‘한국적 심리학’ 혹은 심리학 모형의 ‘토착화’가능성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상담심리학 분야에서 이장호(1995)는 서구 이론의 직접적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지적하면서 전통적 문화, 사회적 특성에 부합되는 한국적 모형의 탐색을 시도하였으며, 이해적 대화보다는 ‘교육적’대화, 분석적 접근보다는 통합적 관점을 강조했다.
사회심리학 분야에서는 한국사회의 가치관에 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었으며, 한국사회의 집합주의에 대한 연구(차재호, 1994), 통일문제(차재호 1995)등에 대한 다양한 연구가 전개되었다. 또한 우리사회의 주요 문제중 하나인 지역감정의 원인과 해소방안에 대한 심리학적 고찰이 이루어 졌으며(민경환, 1994), 소외문제(1993)등이 다루어 졌다. 또한 우리나라의 열악한 교통문제에 대한 문화심리학적인 연구가 수행되었는데(조대경, 1992, 1993), 이 연구를 통해 교통질서 및 안전에 관한 운전자의 의식조사, 학교 교통안전 교육의 체계화 방안 등이 제안되었다.
또한 발달심리학 연구에서는 아동의 학습장애를 치료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기초연구가 이루어 졌으며, 사회인지 능력의 향상을 위한 연구도 행해 졌다(서봉연, 황상민, 1994). 조직심리학 분야는 급변하는 내외적 환경에 적응해 나가야 하는 우리 나라 기업체의 조직 경영 활동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 기업체의 차문 및 리더쉽 향상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IMF를 맞아 발생하는 실업문제에 능동적으로 대처하며, 이의 해결을 도모하기 위한 연구들이 풍부하게 행해지고 있으며, 임상심리학 분야에서는 대학생의 스트레스 실태 조사연구(원호택, 김계현, 이명선, 이훈진, 1994), 청소년 범죄에 대한 연구(원호택, 박현순, 이훈진, 1992), 또한 군이나 경찰과 같은 특수집단의 적성을 검사하는 검사 개발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심리학계는 여러 분야들 사이의 이해와 공동연구가 부족한 실정이며 미국 학계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현재 세계 심리학계의 주도권을 미국이 가지고 있고, 또한 발표되는 연구논문도 미국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학문적 편향을 막고, 우리 나름의 관점을 보다 분명히 하기 위해 비 영어권의 국가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또한 대부분의 학문활동이 이론적인 강의나 연구에 치우쳐서 실용적이고 응용적인 측면의 연구 활동에 대한 관심과 노력이 부족한 것도 사실이다. 심리학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하고, 우리 사회의 당면 문제 해결에 현실적인 기여를 하기 위해서는 응용 분야의 교육과 연구활동을 소홀히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