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의 목적은 노인 돌봄(elderly care)의 경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관계적 자율성(relational autonomy)’의 성립가능성과 조건을 탐색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첫째, 가족 뿐 아니라 요양시설, 병원 등 다양한 장과 관계 속에 놓여 있는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의 ...
이 연구의 목적은 노인 돌봄(elderly care)의 경험에 대한 분석을 통해서 ‘관계적 자율성(relational autonomy)’의 성립가능성과 조건을 탐색하는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첫째, 가족 뿐 아니라 요양시설, 병원 등 다양한 장과 관계 속에 놓여 있는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의 경험의 복합성을 생애사적 서사분석(life-story narrative analysis)을 통하여 드러낸다. 둘째, 돌봄 관계의 구조적, 제도적 맥락과 돌봄 관계에 관련된 행위자들의 자원이 다양한 노인 돌봄 관계를 둘러싼 권력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방식을 분석한다. 셋째, 노인 돌봄의 대안적 윤리로서 '관계적 자율성' 개념을 이론적 차원에서 정교화하고, 정책적인 개념화를 시도한다. 넷째, 돌봄 연구 및 정책연구 방법론으로서 서사분석의 가능성과 한계를 진단한다.
1차년도 연구 내용은 관계적 자율성의 이론적 관점에서 노인 돌봄 경험에 대한 생애사적 서사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이다. 먼저 ‘노년’, ‘늙음’에 대한 행위자들의 주관적인 의미화 과정을 분석함으로써, 의존과 독립의 이분법적 고정관념을 넘어서서 ‘늙음’의 의미를 보다 자율적인 방식으로 해석할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해본다. 둘째, 가족 안의 혈연과 비혈연, 세대, 계층, 젠더 등 사회적 요인에 따라 가족들의 돌봄 경험의 차이를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중산층과 빈곤층의 노인 돌봄, 한 가족 안에서도 며느리와 딸의 돌봄 경험의 차이, 그리고 배우자를 돌보는 여성과 남성의 상이한 경험이 배우자와의 관계를 어떻게 정체화하는지 등의 문제를 규명한다. 가족 안의 돌봄의 경험 속에서 개인들이 느끼는 긴장과 갈등, 욕구와 기대를 살펴보고, 이것을 ‘가족 가치’와 관련된 이념적 맥락에 연결시켜 분석하고자 한다. 셋째, 가족 밖의 계약관계에서 이루어지는 유급의 돌봄 노동자(care worker)의 경험 연구를 통해서 저임금 여성노동으로 평가되어온 돌봄 노동의 특성을 밝히고, 수혜자와의 관계에서 자율성이 보장될 수 있는 사회적 존재조건에 대해서 탐색한다. 마지막은 가족과 국가의 경계를 넘어선 돌봄의 세방화(glocalization)에 관한 연구로서, 여성결혼이민자의 취약한 지위와 문화적 이질성 등이 그녀의 돌봄 경험과 자아 정체감, 가족 관계에 어떤 영향을 주고, 돌봄 행위가 가족과 국가를 대상으로 한 그녀의 협상력에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다.
2차년도 연구는 1차년도의 돌봄 관계의 경험에 대한 생애사적 서사자료 분석을 통해 도출된 돌봄 관계 당사자의 욕구를 파악한 후, 이들의 이해관계가 정책형성과정에 반영되는 과정을 분석하고, 외국 사례 비교 연구를 통해서 돌봄 행위주체들이 관계적 자율성을 실현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해보고자 한다. 구체적으로 보면, 첫째, 관계적 자율성에서 국가별 노인 돌봄 정책 패키지를 유형화하고 상이한 정책유형을 가져온 사회적 맥락을 분석하고자 한다. 둘째, 일찍이 돌봄 제공자와 수혜자를 위한 다양한 정책 수단을 도입 시행하고 있는 영국의 사례분석을 통해서 노인 돌봄 관련 정책 대안들이 돌봄 수혜자와 제공자의 관계적 자율성에 미치는 효과를 분석한다. 세 번째, 고령화를 ‘사회적 위기’로 인식하고 포괄적으로 국가적 대응을 하고 있는 한국과 일본에서의 노인 돌봄 정책 형성 과정을 연구한다. 노인 돌봄을 위한 법, 제도, 정책형성 과정에 개입한 사회 세력들간의 역동적인 정책형성 과정 분석을 통하여 현실정치의 영역에서 관계적 자율성을 지향하는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분석한다.
이와 같은 1, 2차년도의 연구 결과들은 이론적으로는 노인 돌봄의 개념을 정립하여 사회학적 노인 연구의 기틀을 제공할 것이며, 정책적으로는 돌봄 당사자들의 이해와 욕구가 반영된 정책 방향의 정립에 기여할 것이다. 교육적 측면에서는 공동연구의 모델을 통하여 학문후속세대를 길러내고, 다양한 연계 교과내용의 개발을 통해서 노인 복지 전문 인력을 양성할 것이다. 사회적으로는 노인 돌봄 문제에 대해 세대통합적인 관점과 접근이 가능하도록 시민대상의 평생교육 프로그램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