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는 누트는 고대 이집트인의 우주관에 등장하는 여섯 세계 중 천공을 관장하는 여신이다. 이집트인은 세상이 아침에는 케프리, 낮에는 라, 저녁에는 아툼이라고 불리는 태양신에 의해 천공, 창공, 대기, 대지, 물, 지하 세계의 여섯 세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했다. 이 여섯 곳에는 모두 그곳을 관장하는 신들이 있는데, 그 중 천공, 즉 하늘을 다스리는 여신이 누트이다. 그 밖에 창공은 네네트, 대기는 슈, 대지는 게브, 물은 누, 지하세계는 다트가 다스리는데, 누트는 대지의 신인 게브와 관계를 가져 오시리스와 세트, 이시스 등 여러 명의 신들을 낳는다. 누트에 대한 가장 알려진 이야기는 게브와 관련된 이야기다. 누트는 태양신 라의 뜻을 어기고 몰래 게브와 사랑을 나눈다. 누트와 게브는 처음에는 겹쳐 있었으나 라가 대기의 신 슈를 시켜 누트의 복부를 떠받치게 함으로써 그녀의 배는 하늘이 되고, 게브는 땅이 되었다는 것이다. 이때부터 누트와 게브는 서로 떨어지게 되었는데, 화가 난 라는 활 모양으로 변해 손가락과 발가락으로 몸을 지탱하고 있는 누트의 복부에 별을 수놓아 그 복부가 원통 모양의 하늘을 이루도록 해 놓는다. 이후 라는 누트에게 1년에 한 달도 땅에 눕지 못하도록 하나, 누트를 가엾게 여긴 정의의 신 토트의 도움을 받아 5일 동안 게브를 만나 오시리스, 호루스, 세트, 이시스, 네프티스 등 다섯 자녀를 낳는다. 누트는 태양신 라의 딸인 까닭에 태양의 어머니로 불리기도 한다. 태양이 매일 동쪽에서 떠올라 서쪽으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사람들은 누트의 품에서 태양이 태어나는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누트는 죽은 자들의 수호신으로 숭배되기도 한다. 그래서 누트는 보통 암소의 모습 혹은 머리 위에 둥근 단지를 인 사람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그밖에 누트는 발가락 끝으로 발돋움을 하고 서서 손가락 끝을 대지에 대고 있는 여성의 모습, 석관의 뚜껑 안쪽에서 죽은 자를 지켜보고 있는 우아한 여성의 모습 등 여러 형태로 나타난다.
람세스 4세 무덤에 그려져 있는 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