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통치자인 눈의 여왕은 마차를 타고 온 세상을 다니며 눈을 뿌리고 모든 것을 얼어붙게 만든다. 그녀는 수많은 눈송이가 박힌 하얀 옷을 입고 가죽외투와 털모자를 썼으며 큰 키에 날씬한 얼음 미인이다. 눈은 맑은 별처럼 빛나지만 평온함을 찾아 볼 수 없으며 그녀의 차가운 키스를 받은 사람은 그녀의 얼음궁전에서 나오지 못한다. 카이와 게르다(다른 판본에서는 칼과 그레트헨이라고도 한다)는 연인과도 같은 친구로 장미꽃을 키우며 소박한 행복을 누리며 살고 있다. 그러나 악마가 만든 마법의 거울 조각에 카이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굳어지고 모든 것을 나쁘게 보게 된다. 어느 겨울날 눈의 여왕은 카이에게 손짓을 하며 처음으로 나타난다. 그 후 어떤 마차에 매달려 썰매를 타던 카이는 그것이 눈의 여왕의 마차임을 알게 되지만 여왕의 키스에 사로잡힌 카이는 눈의 여왕이 가장 영리하고 사랑스럽다고 여긴다. 카이의 굳어진 마음은 키스의 차가움을 느끼지 못한다. 눈의 여왕은 카이를 자신의 궁전으로 데리고 가 그곳에다 그를 가두고, 얼음판으로 ‘영원’이라는 말을 만들면 풀어주겠다고 약속한다. 차가운 북극광이 비치는 여왕의 궁전은 속이 빈 수백 개의 얼음기둥으로 이루어져있고 제일 커다란 궁전에 눈의 여왕의 보좌가 있다. 까맣게 얼어붙어 거의 죽은 모습을 한 카이는 ‘영원’이라는 말을 만들려고 하지만 눈에 들어간 거울조각 때문에 이상한 말만 만들게 된다. 봄이 되어도 카이가 돌아오지 않자 게르다는 카이를 찾아 나선다. 우여곡절 끝에 눈의 여왕이 사는 궁전에 이른 게르다는 카이의 가여운 모습에 눈물을 흘리고, 그 눈물은 카이의 심장을 녹여 거울 조각이 사라진다. 그러자 ‘영원’이라는 말이 저절로 보이게 되고, 눈의 여왕은 카이와 게르다를 놓아 준다. 무사히 집에 돌아온 이들은 어느새 성장해있다.
<눈의 여왕, 빌헬름 페데르젠의 초판 삽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