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로 덮힌 유적지인 작은 원형극장에 살고 있는 소녀 모모는 자신이 백 살, 혹은 백 두 살 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녀의 외형은 겨우 여덟 살에서 열두 살 정도의 소녀로 보인다. 모모는 부모도, 집도 없이 스스로 살아간다. 모모는 \"키가 작고 대단한 말라깽이며 머리는 칠흑같이 새까만 곱슬머리였는데, 한 번도 빗질이나 가위질을 한 적이 없는 듯 마구 뒤엉켜 있다. 깜짝 놀랄 만큼 예쁜 커다란 까만 눈을 가지고 있으며 거의 언제나 맨발로 돌아다녀서 발 역시 새까맣다. 색색가지 알록달록한 천을 이어 붙여 만든 치마는 복사뼈까지 치렁치렁 내려왔다. 그 위에 다 낡아빠진 헐렁한 남자 웃옷을 걸치고 있었다.\" 그녀는 온 마음을 다하여 상대방의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탁월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그리하여 모모는 동네 사람들 모두와 친구가 된다. \"아무튼 모모에게 가보게!\" 라는 말은 동네 사람들의 일상어가 된다. 모모에게는 특별하게 친한 친구가 둘 있는데, 하나는 도로 청소부 베포 아저씨이고, 다른 하나는 이야기를 좋아하는 젊은 관광안내원 기기이다. 모모라는 여성인물은 소녀의 사랑스런 모습과 신비로움을 갖추고, 말을 많이 하지 않지만, 귀 기울여 들어줌으로써 상대방의 부족함을 채워주는 지혜로운 여성상이다. 그녀의 앞에서는 우유부단한 사람도 결단력을 갖게 되고, 수줍음이 많은 사람도 대담해지며, 불행한 사람도 희망을 갖게 되고, 싸우던 사람들은 화해를 한다. 또한 아이들은 상상력을 맘껏 발휘할 수 있게 된다. 한마디로 모모는 피스 메이커이다. 이 같은 비현실적인 여성인물 모모는 시간과 삶의 의미에 대한 알레고리로서 이해할 수 있다. 이러한 모모와 마을사람들에게 자본주의의 상징인 \'회색신사\'들이 찾아온다. 그들은 시간을 절약시켜 준다는 명목 하에 사람들의 시간을 훔쳐 자신들의 생명을 연장시키기 위한 담배로 만든다. 사람들은 시간을 아낄수록 시간을 잃어가는 이유를 알지 못하고 점점 삭막하게 살게 된다. 모모는 친구들의 시간을 찾아주고자 시간을 관장하는 호라 박사에게서 \'시간의 꽃\'을 받아서 그것으로 회색신사들을 무찌르고 잃어버린 시간을 되찾는데 성공한다. 이 소설에는 \"느리게 갈수록 더 빠른 거야\"라는 거북이 카시오페이아의 역설처럼, 현대인들에게 느림과 여유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교훈을 담고 있다.\r\n
독일어 원작소설 <모모>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