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EFL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제2 언어로 된 내용을 어떻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직면하고 있으며 교육 분야의 연구자들이 풀어내야 ...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것이 EFL 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하는 것은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제2 언어로 된 내용을 어떻게 하면 큰 어려움 없이 처리할 수 있는가의 문제는 많은 영어 학습자들이 직면하고 있으며 교육 분야의 연구자들이 풀어내야 할 과제이다. 읽기에 대한 많은 학습전략 중 주어진 텍스트와 관련하여 사진이나 그림 등의 삽화를 제공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된다. 삽화의 제공이 읽기에 긍정적 효과를 유발하는지 부정적 효과를 유발하는지는 연구마다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본 연구에서는 삽화가 어떠한, 그리고 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읽기 텍스트와 함께 제공되는 삽화의 유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뉠 수 있다: 주제와 직접적인 연관성을 가지는 삽화(topic relevant illustrations, TRI)와 학습자들의 상황적 흥미를 유발하는 삽화(seductive illustrations, SI). 우선, TRI가 읽기 텍스트의 이해에 미치는 영향은 학습자가 삽화를 통해 텍스트가 서술하는 상황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으므로 내용 이해뿐만 아니라 내용을 장기간 기억하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Sadoski & Paivio, 2004). 그러나 이와 상반되는 연구결과도 상당수 보고되었다(Baluerka, 1995; Harp & Mayer, 1997, 1998; Mayer, 1994, 1999, Mayer & Gallini, 1990). 예를 들어, 제시된 삽화가 텍스트와 근접하지 않을 때, 즉 같은 지면이나 화면에 제시되지 않을 경우 별다른 효과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Ginther, 2002; Mayer, 1997; Mayer & Gallini, 1990). 한편, 읽기 텍스트와 함께 상황적 흥미 유발을 위한 SI가 제시된 경우에는 학습자의 읽기 자료에 대한 이해와 기억에 방해가 될 뿐 아니라 상황적 흥미 자체에도 유의미한 영향이 없다는 결과가 보고되었다(Christopher, Sanchez, Wiley, 2006; Mayer, 1997; Harp & Mayer, 1998; Sanchez & Wiley, 2006).
이러한 선행연구들은 삽화 제시에 따른 효과는 제시하고 있지만 결과적 측면만을 기술할 뿐 이러한 결론을 내리게 된 근거를 밝혀내지는 못했다. 또한 Harp & Mayer(1998)은 학습자들의 상위인지전략이 발휘되지 못한 결과라고 추측할 뿐 왜, 어째서라는 구체적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이 선행연구에서 보여지는 것처럼 지금까지의 연구를 살펴보면 대부분이 독립변인(텍스트, 텍스트 + TRI, 텍스트 + SI)이 종속변인(이해와 기억)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결과에 집중하고 있어서 이러한 결과가 도출되는 과정을 조명한 연구는 없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의 목적은 크게 세 가지로 기술될 수 있다.
첫째,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시선추적기(eye tracker)를 이용한 시선고정(eye fixation), 응시시간(eye fixation duration), 시선 이동경로(eye scan path)패턴을 의미적, 통사적으로 분석(예를 들어, semantic, syntactic cues backtracking, discourse marker 등)한다. 또, fMRI를 이용하여 촬영된 두뇌 활성 영역의 이미지를 공학적, 의학적으로 분석하여 삽화가 학습자들의 이해와 흥미에 왜,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둘째, 주어진 읽기 정보의 이해와 기억과 관련하여 working memory의 역할에 대해 밝히고자 한다. 본 연구팀은 한국 대학생들의 영어 읽기 이해 양상을 조사 분석함으로써 working memory와의 관련성을 연구하려 한다. 선행 연구들에 따르면 working memory의 크기가 읽기 능력의 능숙한 정도를 구분하는 변수가 된다고 하였다(Daneman & Carpenter, 1980; Turner & Eagle, 1989; Waters & Caplan, 1996). 또한 Christopher, Sanchez, & Wiley(2006)은 working memory의 크기 차이와 삽화의 유형이 상호작용한다고 보고하였다. 이를 통해 working memory와 읽기 이해, 기억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밝혀냈지만 영어를 배우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유사한 양상을 보인다는 연구 결과는 전혀 없다.
마지막으로, 학습자의 상위인지전략 수립에 따른 효과를 밝히고자 한다. 상황적 흥미를 유발하는 삽화(SI)의 부정적 효과에 대해 여러 연구자들은 상위인지전략의 기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추측한다(Garner, Gillingam, & White 1989; Harp & Mayer, 1998). 이로써 상위인지전략의 수립 여부와 영어 읽기 이해 및 기억의 관계가 검증되어야 하는 필요성이 제기된다. 그러므로 본 연구에서는 상위인지전략의 지도가 두뇌활동에 어떤 변화를 야기할 수 있는지 알아보고, 특히 working memory내의 central executive가 존재하는 곳으로 여겨지는 prefrontal cortex 및 visual cortex, Broca’s area와 Wernicke’s area, 또한 mortor cortex의 활성화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조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