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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과제 상세정보

이옥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와 그 의미
The ecological writing and its meaning in Yiok's literature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연구과제번호 2014S1A5B5A07042281
선정년도 2014 년
연구기간 1 년 (2014년 09월 01일 ~ 2015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박수밀
연구수행기관 한양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과제는 고전의 생태 글쓰기를 탐구해가는 작업의 일환으로써, 문무자 이옥의 글에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려는 것이다. 연구자는 한문학 유산에서 오늘날 생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지혜를 찾아낼 수 있다고 보고 특히 실학의 세계관에서 생태 정신을 찾아내는 작업을 진행해 왔다. 무엇보다 사상과 문학은 서로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연암 박지원과 형암 이덕무의 문학에서 생태 정신을 살피고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정립해보고자 했다. 그런데 생태 글쓰기는 일부 실학자에게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들었다. 고전 시대에 인간과 자연은 언제나 서로 연결되어 있었으며 인간은 자연을 통해 깨달음과 교훈을 얻곤 했다. 많은 고전의 작가들은 자연과 인간의 질서, 자연과 사회의 조화를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생태 글쓰기는 단순히 자연을 이야기하는 글쓰기가 아니다. 자연과 생태는 다른 개념이다. 생태 글쓰기는 모든 존재는 근원적으로 평등하다는 세계관 아래 인간을 성찰하게 하거나 상생과 공존의 생각을 보여준다. 사물의 생태로부터 얻은 깨달음을 나 자신과 인간으로 확장시키거나 사회의 반성을 유도한다.
    많은 유학자들에게 자연은 보편적인 이치를 갖는 존재로써 조화와 질서의 공간이다. 그러나 자연과 현실을 통찰한 일군의 작가들은 자연을 관념의 대상으로 바라보지 않고 새로운 발견의 공간, 인간을 반성하게 하는 대상, 인간과 동일하게 존중받아야 할 존재로 생각한다. 그 가운데 연구자는 이옥에 주목한다. 이옥은 나는 지금 사람이라는 자각 아래 규범과 격식을 거부하고 현실의 공간, 일상의 사물에 관심 갖고 이들을 글쓰기의 주요 제재로 삼은 인물이다. 주변의 잗단 사물들, 작고 낮은 존재들과 교감하고 이들에게서 삶의 진실을 발견하려 한 그의 글쓰기는 연구자가 탐구하는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추적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이옥에게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고 그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정밀하게 다듬어가고자 한다. 본 과제는 이옥의 문학 세계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데도 기여하리라 믿는다.
  • 기대효과
  • 본 과제가 성공적으로 추진되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학문 발전의 기여도를 두 가지 측면에서 기술해 보겠다. 교육의 측면에서 본 과제는 오늘날 생태 교육과 생태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오늘날은 무한 경쟁의 논리와 탐욕의 정당화로 인해 인성이 무너지면서 파괴적이고 저속한 언어가 난무하고 표절을 쉽게 한다. 인터넷에선 수많은 종류의 글쓰기 형태가 넘치건만, 인터넷의 부정적 측면인 폭력과 선정성, 자극에의 노출은 생명의 존엄성과 가치를 경시하게 만들고 이는 글쓰기에도 나타난다. 오프라인도 마찬가지로 학습자들이 보고 듣는 사회 문화 환경은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것들이 너무도 많다. 자연과 사물에서 삶의 본질을 추구하는 생태 글쓰기는 갈수록 자극적이고 폭력적으로 되어가는 오늘날의 글쓰기에 반성적 성찰을 이끌어낸다. 생태 글쓰기는 내면의 진실성을 추구하고 타자를 존중하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생태 글쓰기는 오늘날 도구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해가는 글쓰기를 극복하는 대안이 될 수 있으며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생명을 살리는 언어 회복에 기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생태 글쓰기를 통해 인간과 자연의 관계는 어떠해야 하는가, 인간은 어떤 텍스트를 어떻게 읽어야 하며 어떻게 써야 하는가에 대한 시사점을 오늘날 글쓰기 교육에 던져 주리라 생각한다.
    학술적 측면에서는 한문학에서의 생태 사상의 가치를 확인하고 수많은 고전 작가와 작품으로 후속 연구를 파생시킬 수 있다. 연구자는 생태 글쓰기는 조선후기 새로운 글쓰기의 경향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보고 있다. 연구자가 제시한 생태 글쓰기의 개념이 타당성을 얻게 되면 한문학 분야는 물론, 오늘날 작문 이론에도 큰 시사점을 주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옥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해줄 것이다.
  • 연구요약
  • 이옥은 스스로 밝히기를 꽃과 물을 가장 사랑한다고 했다. 많은 호가 꽃과 관련되어 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는 꽃을 깊이 사랑한 사람이었다. 물론 자연을 사랑한다고 해서 생태 글쓰기를 실현했다고 볼 수는 없다. 고전 시대 많은 작가들은 자연을 사랑하고 꽃을 가까이 했다. 그러나 이옥은 꽃을 격물치지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심미적으로 바라보아 개별적인 존재로 인식한다. 꽃을 개별적인 개성을 지닌 존재로 보고 꽃의 생태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들려주는 그의 글에서 생태 글쓰기의 가능성을 충분히 엿볼 수 있다.
    이옥은 주로 생활 주변의 작고 연약한 사물들, 낮고 소외된 인간들에 대해 관심을 갖는다. 예컨대 그는 파리, 모기, 벼룩, 거미, 나비, 매미 등과 같은 곤충들이나 고양이 개구리 거북 같은 동물들, 거울, 돌 등과 같은 사물을 제재로 삼는다. 다양한 꽃과 나무, 물 등에도 깊은 애정을 보인다. 또 그가 기술 대상으로 삼은 인간들은 하인, 거지, 도둑, 사기꾼, 장인, 협잡꾼, 기사 등 사회적으로 배척받고 소외받는 시정의 인간들이며, 기녀, 궁녀, 열녀, 여염집 여인 등 여성들에도 관심을 갖는다. 그는 지금 여기의 경험 공간에서 제재를 취해 작고 보잘 것 없는 존재들에 대해 애정을 갖고 기술한다. 그는 관습을 거부하고 규범적인 언어를 해체하며 허위에서 벗어나 진정(眞情)을 담고자 한다. 이와 같은 그의 태도와 글쓰기 방식에서 충분히 생태 글쓰기를 이야기할 수 있다고 본다. 그가 자연 사물과 타자(他者)를 어떤 관점과 방식으로 나, 현실과 관련 맺게 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연구자가 생각하는 생태 글쓰기의 제재는 사연 사물에 국한하지 않는다. 나를 둘러싼 모든 생명체, 이른바 주류에서 배척받고 소외된 타자(他者)를 꼼꼼히 관찰하고 교감하는 태도가 생태 글쓰기의 출발점이다. 나를 둘러싼 제반 환경 하나하나를 세심하게 관찰해서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고 그것과 교감해서 얻은 깨달음을 글로 옮김으로써, 인식의 전환을 유도하고 모든 존재가 소중하다는 자각에 이르게 하는 글쓰기가 연구자가 생각하는 생태 글쓰기이다. 이옥의 작품 분석을 통해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더욱 정밀하게 검토해보고 보편성을 얻도록 노력해볼 것이다.
    연구자는 이옥의 작품 전편을 꼼꼼히 읽어가며 연구자의 입론에 필요한 내용을 선별해갈 것이다. 선별한 내용은 원문과 대조해 보아 번역의 상태를 체크한다. 연구자가 관심 갖는 내용은 자연과 사물을 제재로 하는 글, 다양한 인간 군상에 대한 내용이 드러난 글, 여성에 대한 인식이 드러난 글이다. 생태 글쓰기는 단순히 자연을 제재로 삼은 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더 넓게는 타자(他者)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담은 글이 생태 글쓰기의 범주에 들어간다. 이옥의 작품을 통해 이와 같은 양상을 확인함으로써 생태 글쓰기가 단지 소재 차원에 머물지 않고 정신을 담은 글쓰기임을 말해보려 한다. 제재와 내용을 수집하고 나면 작품 속에 나타난 이옥의 생태 의식과 글쓰기 양상에 대해 살핀다. 그가 자연 사물과 타자(他者)를 어떤 태도로 바라보고 있으며, 이를 어떠한 방식으로 작품에 담아내고 있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이를 토대로 그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를 규명한다. 박지원과 이덕무의 작품을 통해 정립한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적용해보고, 비교 검토해 봄으로써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재정립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이옥의 문학에 나타난 그의 글쓰기 특성을 더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한편, 생태 글쓰기의 확장 가능성까지 살펴볼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논문은 문무자(文無子) 이옥(李鈺, 1760-1815)의 작품에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 본 것이다. 먼저 생태 글쓰기의 개념에 대해 생각해 보고 이옥에게서 생태 글쓰기를 살피려는 근거를 알아보았다. 이옥은, 작가는 의지적 주체가 아니며 천지만물이 작가를 빌려 글을 쓰게 하는 것이라 말한다. 그리하여 이옥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셋으로 나누어 살펴보았다. 첫째, 이옥은 만물은 제각기 모두 다르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옥의 글에 흔히 보이는 반복과 열거 표현은 모든 존재가 가치 있고 동등하게 관심 받아야 한다는 이옥의 생태적 세계관을 반영한 글쓰기이다. 둘째 이옥은 벌레가 살아가는 모습을 미루어 인간의 모습을 비추어본다. 이옥은 인간과 벌레를 같은 종(種)으로 바라보아 모든 생명체는 동일한 속성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벌레의 생태에서 인간의 모습을 나란히 연결시키고 인간의 내면을 성찰하게 하는 글쓰기를 수행한다. 셋째, 이옥은 사물의 입장으로 돌아가 사물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는 의인화 방법을 쓴다. 본래 의인체 산문은 사대부들의 지적인 교양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이옥은 사물의 본질을 담아내기 위해 의인화를 활용했다. 다음으로, 연암 박지원과의 비교를 통해 이옥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옥과 연암은 사물을 대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비슷했다. 둘은 쓸모없다고 배척했던 존재에게 더 관심을 갖고 이들을 배움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둘은 차이가 있었다. 연암의 생태 글쓰기가 인간과 사회를 교정하고 더 낫게 만들려는데 있다면 이옥의 생태 글쓰기는 사물 자체가 갖는 아름다움, 사물의 생태적 특성에 의미를 두었다. 그런 점에서 이옥은 고전문학사에서 특별하게 심미성을 지향한 작가라 하겠다.
  • 영문
  • This study is to reveal the aspects of ecological writing in Ee Ok’s works, and to find its meaning. First of all, it reviews the concept of ecological writing, and researches for the basis to investigate into his ecological writing. It is divided into three aspects of ecological writing in his literature. Firstly, Ee Ok considered that all things in the world are different and survive by themselves according to their own ways. The way of repetition and enumeration expression in his writings proves that all existence is valuable and worthy of deep concern as his ecological point of view. Secondly, he reflected a feature of human being through the existence of insect. He considered human and insect as the same species keeping the same attribute. So he placed the ecology of insect and the features of human in juxtaposition, carried out his own writing to introspect human inner world. Thirdly, Ee Ok stands on the position of things and talked as they talk in their position in a way of personification. Basically the prose of personification had been a way of representing intellectual refinement of noble men. But Ee Ok’s personification was to include the nature of things. After all, this study searches for the meaning of Ee Ok’s ecological writing, comparing with Yeon Am, Park Ji-Won’s ecological writing. Ee Ok and Yeon Am have similar point of view toward and about things themselves. Both have deep concern and interest in the things considered as worthless by others, took them as the objects for learning. But there is different point. Yeon Am’s ecological writing tended to rebuild and develop human and society, but Ee Ok’s ecological writing found the meaning on beauty of things themselves and on their ecological features. In this sense, Ee Ok is an aesthetic writer in a specific position in Korean classical literature history.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과제는 고전의 생태(生態) 글쓰기를 탐구해가는 작업의 일환으로써, 문무자(文無子) 이옥(李鈺, 1760-1812)의 글에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살피고 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려는 것이다. 먼저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점검하고 이옥에게서 생태 글쓰기를 살피려는 근거를 알아보았다. 이옥은, 작가는 의지적 주체가 아니며 천지만물이 작가를 빌려 글을 쓰게 하는 것이라 한다. 그리하여 이옥의 문학에 나타난 생태 글쓰기의 양상을 셋으로 나누어 살폈다. 첫째, 이옥은 만물은 제각기 모두 다르고 각자의 방식대로 살아간다고 한다. 이옥의 작품에 나타나는 반복과 열거는 모든 존재가 다 가치 있고 동등하게 관심 받아야 할 대상이라는 것을 반영한 글쓰기이다. 따라서 반복과 열거의 표현은 사물 생태의 다양성을 자각하고 쓸모없는 존재는 하나도 없다는 그의 생태적 세계관을 반영한 글쓰기이다. 둘째 이옥은 벌레의 존재성을 통해 인간의 모습을 투영한다. 이옥은 인간과 벌레를 같은 종(種)으로 바라보아 모든 존재는 동일한 속성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벌레를 하찮게 여기지 않고 세심하게 관찰한다. 벌레의 생태에서 인간의 모습을 발견하고 벌레를 통해 인간의 내면을 성찰케 하는 글쓰기를 수행한다. 셋째, 이옥은 사물의 입장으로 돌아가 사물의 입을 빌려 이야기하는 의인화 방법을 쓴다. 사물을 의인화하여 사물의 입을 빌려 표현하는 방식은 이옥 글쓰기의 주요한 특징이다. 본래 의인체 산문은 사대부들의 지적인 교양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생태적 관점에서 이옥의 의인체 표현은 사물의 본질을 담아내기 위한 것이다. 이옥은 사물을 의인화하여 사물의 입장으로 돌아가 사물의 처지에서 이야기함으로써 사물의 본질과 생태를 담아낸다. 사물의 세계를 인간 세상과 병치시켜 사물의 생태로부터 인간을 돌아보게 하거나 생태적 깨달음을 이야기한다. 다음으로, 연암 박지원과의 비교를 통해 이옥의 생태 글쓰기가 갖는 의미를 살펴보았다. 이옥과 연암은 사물을 대하고 바라보는 시선이 유사했다. 둘은 쓸모없다고 배척했던 존재에게 더 관심을 갖고 이들을 배움의 대상으로 삼았다. 그러나 둘은 차이가 있었다. 연암이 사물로부터 얻은 발견을 인식론과 미의식으로 연결해서 현실과 사회로 확장한 반면 이옥은 사물의 생태적 특성 자체를 존중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그에겐 높은 차원의 인식론적 사유나 비판적 현실 인식이 없었다. 연암이 바라본 세상은 혼돈스럽고 모순되었지만 이옥이 바라본 세계는 ‘아름답다’는 것이었다. 그 차이는 사물에 대한 동일한 미의식에서 출발했지만 궁극적으로는 다른 방향의 글쓰기로 나아가게 했다. 앞으로 이규보의 작품을 분석하여 생태 글쓰기의 개념을 더욱 세심하게 검토해보고 보편성을 얻도록 노력해가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교육의 측면에서 본 과제는 오늘날 생태 교육과 생태 글쓰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먼저, 생태글쓰기는 병든 문학, 병든 인간을 치유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인간의 사고방식이나 가치관, 세계관은 말로 드러나고 글로 표현된다. 그리하여 황폐해진 인간의 마음은 오늘날의 글쓰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건전한 비판이 아닌 감정적인 비방을 일삼는 글쓰기, 흑백논리에 빠진 글쓰기, 표절과 단순 모방의 글쓰기, 폭력적이고 거친 언어로 가득한 글쓰기는 오늘날 흔히 발견되는 글의 맨얼굴이다. 그럴 때 생태 글쓰기는 황폐해진 인간의 마음을 치유하고 병든 문학에 생기를 불어넣는 좋은 도구가 된다. 무엇보다 생태 글쓰기는 생명의 소중함을 배우게 한다. 생태 글쓰기에서 중요한 것은 나를 둘러싼 존재들을 하나의 소중한 생명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자연 사물은 피상적으로 보면 사소해 보이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배울 것이 많다. 생태 글쓰기는 쓸모없고 하찮은 존재들이 더 의미 있고 가치 있을 수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둘러싼 사물이나 자연의 몸짓이 인간을 변화시킨다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미미한 사물, 사람들이 꺼리는 벌레조차 애정을 갖고 배울 점을 찾아내려 한다. 생태 글쓰기의 출발은 나를 둘러싼 모든 생명체를 소중히 여기고 꼼꼼히 관찰하는데 있다. 생태 글쓰기는 사물이 나와 관계를 맺고 있다고 생각하고 그것과 교감해서 얻은 발견을 글로 옮김으로써, 모든 존재가 소중하다는 자각에 이르게 한다. 생태적 글을 읽고 생태적 글쓰기를 수행함으로써 인간의 영혼을 순화시키는 생태 교육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생태 글쓰기는 관계의 중요성을 자각하게 한다. 생태 글쓰기는 글쓴이와 타자가 관계 맺는 양상이 중요하다. 타자는 인간이나 도덕을 위한 도구가 되지 않고 인간과 ‘관계 맺는’ 존재가 되며 상생과 공존의 시각을 열어준다. 모든 존재는 나와 어떻게 관계를 맺느냐, 어디에 배치되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드러난다고 보는 것이 생태 글쓰기이다. 인간은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그 관계를 어떻게 엮어 가느냐에 따라 삶의 행불행이 갈리기도 하고 삶의 질이 결정되기도 한다. 관계의 단절에서 오는 상처와 갈등은 삶을 고통스럽게 하고 서로를 적대적으로 만든다. 그런데 오늘날의 관계들이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무한 경쟁의 논리와 욕망의 합리화에 익숙해진 사람들은 타자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삼는다. 강자는 약자를 억압하고, 인간은 사물을 도구화한다. 생태글쓰기는 나와 타자가 평등한 관계로 맺어져 타자를 배려하고 소통하려는 정신을 담는다.
    학술적 측면에서는 한문학에서의 생태 사상의 가치를 확인하고 수많은 고전 작가와 작품으로 후속 연구를 파생시킬 수 있다. 연구자는 생태 글쓰기는 조선후기 새로운 글쓰기의 경향을 이해하는 열쇠가 된다고 보고 있다. 연구자가 제시한 생태 글쓰기의 개념이 타당성을 얻게 되면 한문학 분야는 물론, 오늘날 작문 이론에도 큰 시사점을 주게 될 것이다. 나아가 이옥의 문학 세계를 이해하는 또 다른 관점을 제공해줄 것이라 믿는다.
  • 색인어
  • 생태, 생태 사상, 생태 글쓰기, 생태 문학, 이옥, 담정총서, 생태 교육, 상생, 공존, 반복과 열거, 의인화, 박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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