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결(口訣)이란 漢文으로 된 텍스트를 읽을 때 해독에 도움이 되도록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를 사이사이에 끼워 넣은 것을 말한다. 즉 구결은, 중국에서 들어온 漢文이라는 외래적인 요소를 自國語化하여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구결은 여러 가지 ...
구결(口訣)이란 漢文으로 된 텍스트를 읽을 때 해독에 도움이 되도록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를 사이사이에 끼워 넣은 것을 말한다. 즉 구결은, 중국에서 들어온 漢文이라는 외래적인 요소를 自國語化하여 이해하고 수용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구결은 여러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할 수 있는데, 우선 구결을 기입하는 데 사용된 기호에 따라 ①한글 구결, ②借字 구결, ③부호 구결로 나눌 수 있다. 이 중에서 이번에 편찬하는 구결사전은 우리말의 조사나 어미 등을 漢字를 빌려서 표기한 차자구결을 그 대상으로 한다. 이러한 차자구결은 다시 한문의 語順대로 읽는 ①順讀 口訣과 우리말 語順으로 바꿔서 읽는 ②逆讀 口訣로 구분할 수도 있고 각 漢字를 音으로만 읽는 ㉠音讀 口訣과 漢字를 音으로 읽기도 하고 訓(釋, 새김)으로 읽기도 하는 ㉡釋讀 口訣로 나눌 수도 있다. 논리적으로는 4가지 조합이 가능하나, 실제로는 순독 구결은 대개 음독 구결이고 현존 자료 중에서 역독 구결은 모두 석독 구결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음독 구결과 석독 구결의 2분법으로 대개 충분하다. 이번에 편찬하는 구결사전은 바로 이 석독 구결과 음독 구결을 그 대상으로 한다.
구결은 국어사 연구, 한일간의 문화교류사, 불교문화의 수용 등 여러 방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구결 연구의 저변은 아직까지 매우 좁은 편이다. 口訣學會에 200명에 가까운 국내외의 회원이 가입되어 있어서 구결에 대한 학계의 증대된 관심을 잘 보여 주고 있기는 하나, 구결 자료를 가지고 실제로 연구 업적을 생산해 내는 학자는 아직까지 幾十名에 불과하다. 다른 학자의 구결 연구 결과를 자신의 연구에 이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 1차 자료를 직접 연구하는 경우만 따진다면 그 수는 훨씬 더 줄어들 것이다.
구결 연구의 저변이 쉽사리 확대되지 못하는 것은, 구결 연구를 위해 다방면의 학문적 소양이 요구되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한문 해독 능력 및 국어사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이고 불경의 내용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이해가 필요하며, 일본의 훈점과의 관계를 연구한다든지 일본 훈점 연구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면 일본어 및 일본어사에 대한 지식도 필요하다.
또한 구결에 처음 접근하는 연구자들을 위한 입문서나 工具書가 아직까지 전혀 없다. 구결 연구자들 사이에서 구결 사전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오래 전부터 있었으나, 구결 연구가 사전을 편찬할 만큼 성숙하지는 못했다고 판단하여 구결 사전 편찬을 미루어 온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음독 구결, 석독 구결, 부호 구결 등 다양한 자료가 많이 발굴되었고 이에 대한 해독 및 연구가 상당히 심화되었다. 이제는 구결 사전 편찬을 위한 학문적 기반이 상당히 축적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학계의 요청과 구결 사전 편찬을 위한 제반 여건의 성숙에 힘입어 구결 사전을 편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결 사전은 크게 석독 구결 사전과 음독 구결 사전으로 이루어지며 이 외에 부텍스트가 덧붙여진다. 부텍스트는 사전의 거시구조 및 미시구조에 대한 일러두기, 구결 및 차자표기 일반에 대한 해설, 석독 및 음독 구결 자료에 대한 해제, 색인(구결자, 한자, 구결토 각각의 색인) 등으로 구성된다. 또한 석독 구결 사전은 구결자, 구결토, 훈독 한자어의 세 부분, 음독 구결 사전은 구결자, 구결토의 두 부분으로 나뉘어 집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