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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중세 여성신비주의자들의 신적체험과 종교수행의 후기구조주의적 이해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07-332-A00076
선정년도 2007 년
연구기간 1 년 (2007년 08월 01일 ~ 2008년 07월 31일)
연구책임자 이충범
연구수행기관 협성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첫째, 일견 전혀 무관해 보이는 중세여성들에 나타난 신비주의적 현상과 현대 여성의 신경증을 비교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전술하였듯이 의미론적으로 아무런 연관관계가 없으며 시대적으로 매우 많은 역사적 간극을 갖고 있는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두 현상의 연관관계를 구조주의적으로 검토하고자 하는 탐험은 그 시도 자체가 흔치 않았다. 더욱이 현재 우리의 인문학계에서 이 두 영역의 비교연구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감안할 때, 그리고 타 학문의 영역에서 매우 희소하게 연구된 연구조차 대부분 해석학적이고 의미론적인 연구였음을 감안할 때 본 연구의 독창성이 있다고 하겠다.
    둘째, 본 연구는 두 현상을 비교함에 있어서 이제까지 각 분야에서 연구하였던 해석학적이고 의미론적인 연구를 벗어나 구조주의적, 혹은 기호학적 이해를 하고자 한다. 이제까지 해석학적이고 의미론적인 연구의 공통점은 나타나는 현상의 언어적 이해를 추구한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현상들의 근본적 원인을 찾아왔다는 점이다. 본인은 이러한 학문적 시도를 원인환원주의라고 명명하고 있다. 학문적인 격조를 갖춘 예는 못되지만 이러한 연구를 통해 무규정적인 힘들의 범람에 언어의 옷을 입히려고 하는 것은 마치 바다의 파도를 유리병에 담고 이해하려고 하는 시도처럼 보인다. 따라서 본 연구는 현재까지 많은 서구 학자들의 방법론을 벗어나 신비주의와 여성신경증을 구조주의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그 필요성과 독창성이 있다고 하겠다.
    셋째, 본인은 두 영역의 여성들의 체험들의 구조주의적 비교를 통하여 신비적 체험이나 병리학적 신경증을 형이상학적으로 기술하려고 한다. 형이상학적이라 함은 신비주의적 현상과 경험을 사회와 정신의 구조 속에 현현된 그 어떤 힘의 발현이나 용트림으로 보고자 하는 것이며, 이러한 서술은 이러한 힘의 발현과 구조화, 그리고 탈구조화를 묘사하려고 의도하고 있는 한에서 형이상학적이다. 본인이 이 연구를 통해 의도하는 바는 중세 여성신비주의자들의 몸과 감성을 통해 나타났던 신적인 체험들과 여성의 병이라고 일컫던 신경질환의 구조를 비교해 봄으로써 그것들의 형이상학적 원천을 찾아보고, 그 원천이 무규정적인 힘들의 누전과 범람을 통해 억압적인 구조에 저항하고, 그 구조들을 전복하려는 역학적 관계에 있다는 것을 밝히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러한 작업을 통하여 본인이 기획하는 전략은 신비적 종교 경험과 여성 신경증들을 ‘힘의 형이상학’내에 위치시키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신비주의와 신경증 연구에서 형이상학적 연구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형이상학적 방법론을 원용한다는 점도 본 연구의 필요성 및 독창성이 있다고 하겠다.
    네 번째, 본 연구는 역사학과 현대가 대화한다는 점에 필요성 및 독창적이 있다고 하겠다. 본인은 중세의 기독교역사, 그리고 중세문화사를 공부하였다. 그러나 본인의 학문적 관심은 중세학을 넘어선다. 중세를 넘어선다는 것은 중세를 통하여 인간, 종교, 그리고 세계를 바라보나, 중세학에 머물지 않고 현대와 대화하려는데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본인은 본 연구를 통하여 중세의 종교적 여인들과 현대 젊은 여성들의 대화를 시도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명제화 할 수 없는 작금의 문화적 흐름에 하나의 부분이 될지도 모른다. 따라서 본인은 본인의 연구 결과물들이 과거와 현재가 소통하고, 그리고 최근의 문화적 경향과도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태하리라 기대해본다. 현대와 과거의 소통 가능성, 이것이 본 연구의 필요성이자 독창성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다섯 번째, 본 연구는 간학문적 연구(interdisciplinary research)를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현대적 요구를 수용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적 요구에 응답한다는 점에서 연구의 필요성과 독창성이 있다고 할 것이다. 사실 본인은 신학대학에서 역사신학을 가르치는 교회사 전공 교수이다. 그러나 본 연구는 전통적인 교회사의 범주를 넘어서(transdisciplinary) 종교학, 정신분석학, 현대 프랑스철학, 몸담론, 문화연구, 페미니즘과 대화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그리고 연구의 내용도 학문 간의 경계를 가로지르고 있다.
  • 기대효과
  • 󰋮새로운 신비주의의 이해
    북미에서나 국내에서 시도되지 않은 연구를 통해 신비주의의 이해의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다고 희망한다. 반복되는 바 없지 않으나 선행연구들은 종교적 신비주의현상을 과학적으로 이해하려고 하였고 그 결과 정신병리학으로 환원하였던지, 중세 종교문화연구로만 연구되었던지, 아니면 라캉의 구조주의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학계의 연구에 다른 방법론으로 하나를 더 보탯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 현대 페미니즘과 소통 및 학제 간 연구 활성화
    방법론에서 지적하였듯이 본 연구는 서양중세의 종교문화와 인물들, 그리고 정신병리학에 대한 연구에서 그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이렇게 지평을 넓힌 결과 주변 학문과의 활발한 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본다. 우선, 종교학과의 대화를 들 수 있다. 신비주의 연구는 종교학 분야에서도 관심 있는 주제로서 꾸준히 연구되어 왔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비단 종교학 뿐 아니라 프랑스철학, 정신분석학, 페미니즘 등과의 대화도 기대된다. 최근의 현실은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후기구조주의가 철학적 담론을 주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특히 조르쥬 바따이유(Georges Bataille), 질 들뢰즈, 펠릭스 가타리(Felix Guattari), 그리고 지젝(Slavoj Zizek) 등에 대한 관심이 팽배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이 유물론적 경향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신비주의나 종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신학이나 종교학 분야에서는 아직 이들과 학문적인 대화가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들과 학문적인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이고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중세종교문화, 정신병리학 및 정신분석학, 나아가서 중세신학/역사학과 현대철학의 대화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본 연구를 통하여 페미니즘과의 대화를 기대해본다. 본 연구는 프랑스 페미니즘과도 매우 친밀한 유사성을 갖고 있다는 것이 본인의 판단이며 북미의 경우 라캉 계열의 페미니스트들(가령 Julia Kristeva나 Luce Irigaray)의 시각을 통하여 신비주의나 병리학을 해석하는 연구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본인은 프랑스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여성신비주의와 정신병리학을 해석하려는 연구들을 검토하고 그들의 시각을 적절히 드러내고자 하며, 더 나아가서 들뢰즈나 푸코를 중심 방법론으로 하는 본인의 시각과 어떤 차이가 있음을 드러내고자한다. 따라서 이러한 결과,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국내 페미니즘과 대화 가능성을 기대한다.

    󰋮현대문화와의 대화
    전술한 해리포터나 반지의 제왕, 다빈치 코드와 같은 문화들, 그리고 氣수련이나 요가가 같은 문화들과 기독교계에 팽배한 ‘영성’에 대한 관심과 본 연구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고 믿고 있으므로 본 연구의 결과물이 이러한 최근의 문화적 경향과 소통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태하리라 기대해본다.

    󰋮중세학 연구 활성화
    국내에서 지난 10여 년 동안 사학자, 영문학자를 비롯한 문학자들, 철학자, 신학자들에 의해 전반적인 중세연구가 꾸준히 발전해 온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국내 학계와 문화계에서 서양중세는 ‘암흑’처럼 큰 관심을 받지 못하는 듯하다. 본인은 본인의 연구 결과물이 학계에서는 중세에 대한 관심과 연구를 활성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함께 대중적으로도 서양 중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 연구요약
  • A. 1년 차 연구의 내용과 범위
    1년 차 연구의 내용은 중세시대의 종교적 단식으로 인하여 죽음에 이르렀던 여성들과 현대의 거식증 소녀들의 다이어트의 관련성 연구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이 두 모델은 외견 상 다음과 같은 공유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비교적 어린 나이, 즉 21세 전 후로 음식에 대한 거부가 시작된다는 점. 둘째, 대부분 여성, 혹은 소녀들이라는 점. 셋째, 비교적 사회 상층부 출신의 소녀들에게서 발견할 수 있다는 점. 넷째, 음식에 대한 거부가 그 어떤 목적으로 시작된다는 점. 다섯째, 체중의 감소와 단식에 대하여 그 어떤 기쁨과 희열을 동반한다는 점, 여섯째, 음식을 섭취하지 않으면서도 매우 활동적(hyperactive)이라는 점. 일곱째, 생물학적이나 의학적으로 그 원인을 찾기 어렵다는 점, 마지막으로 결국은 음식에 대하여 신체적 거부증상-토함이나 구역질 같은-으로 발전한다는 점 등이다. 1년 차 연구는 이 두 모델의 의미론적 공유점을 심리학, 정신분석학, 정신병리학 등을 통해 탐구함에서 출발하여 이러한 모델들을 산출하게 하는 사회-구조적 환경을 조사하고 이러한 증상들을 사회문화적 신드롬(culture-bound syndrome)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드롬의 형이상학적인 원천을 탐구하고자 한다.
    1년 차 연구의 범위를 한정함에 있어 첫째, 중세여성은 금식으로 인하여 죽은 대표적인 중세여성인 시에나의 카트리나의 전기와 저작들을 중심으로 분석한다. 문헌적으로는 Raymond of Capua의 "Legenda Sancti Catherine Senensis" Acta Sanctorum, 3, (Paris, 1866)과 카트리나 본인의 저작들과 서신들에 집중한다. 아울러 중세후기에 극단적 금식을 하던 여성들의 문화에 관해서도 검토할 것이다. 또한 근대에 와서 거식증의 최초 보고서라고 할 수 있는 기념비적인 Richard Morton의 Phthisiologia: or A Treatise of Consumptions (London, 1686)을 기초로 하여 현대 거식증의 역사와 연구들을 그 범위로 정한다.

    B. 2년 차 연구의 내용과 범위
    2년 차 연구는 중세신비주의 여성들이 다양한 체험들과 현상들과 현대의 여성신경증과의 비교연구를 그 내용으로 한다. 이 두 현상은 다음과 같은 외견 상 공유점들을 가지고 있다. 첫째, 이 역시 대부분 여성들에게서 발현 한다는 점이다. 현재에도 교회에서 열광적인 노래나 방언을 포함한 이색적 언어의 기도, 소위 입신이라고 불리는 황홀경 등은 대부분 여성들의 전유물처럼 인식되듯이 서양중세에도 이러한 종교적 현상들은 여성들의 몫이었고, 히스테리아, 메랑코리아, 혹은 무기력증은 대부분 여성들의 병이라고 알려져 왔다. 두 번째, 이 두 현상은 의학적 이유 없이 급격하게 발생하였다가 그 어떤 치료법 없이 갑자기 사라지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마디로 신적인 은총으로 밖에는 설명할 수 없는 객관적 발생조건이 없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세 번째로 공통점은 매우 극명한데 두 모델이 동일한 현상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가령, 여성신비주의자들은 히스테리아나 멜랑코리아의 증상과 동일한 발작, 몸의 탈구조화, 언어적 뒤틀림, 일시적 착란, 과도한 울음과 웃음, 사지마비, 실어증, 감각마비 같은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2년 차 연구도 1년 차 연구와 마찬가지로 이 두 모델의 의미론적 공유점을 심리학, 정신분석학, 정신병리학 등을 통해 탐구함에서 출발하여 이러한 모델들을 산출하게 하는 사회-구조적 환경을 조사하고 이러한 증상들을 사회문화적 신드롬(culture-bound syndrome)의 관점에서 조명한다. 그리고 이러한 신드롬의 형이상학적인 원천을 탐구하고자 한다.
    2년 차 연구의 범위는 첫째, 중세 여성신비주의의 다양한 행태들을 기록한 역사적 문헌들을 총망라한다. 특히, 중세후기 북유럽과 프랑스에 출현하였던 Vita가 활용될 것이다. 아울러 현대 여성 신경증 연구의 범위는 프로이트(G. Freud)와 샤르코(Jean-Martin Charcot)의 히스테리아 연구부터 시작하여 최근의 정신병리학적 연구와 임상 사례들을 활용할 것이다. 1-2년 차 연구 공히 밝혀둘 것은 본 연구자가 정신병리학의 전문가가 아닌 이상 거식증을 비롯한 질병의 접근은 가능한 한 사적연구와 정신분석학이나 종교학의 이론적 연구에 의존하고자 한다. 따라서 연구대상인 질병의 개념과 증상에 관한 확정은 미국정신과학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의 DSM IV(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나 국제질병분류 매뉴얼(International Classification of Diseases and Health Problems) 10판 등을 이용하여 사전적 서술을 참조하고자 한다.
  • 한글키워드
  • 질 들뢰즈,멜랑코리아,여성신비주의,중세교회사,정신분석학과 신비주의,후기구조주의,우울증,중세종교문화,신비주의,거식증,히스테리아,종교심리학,정신병리학,페미니즘
  • 영문키워드
  • Gilles Deleuze,Psychoanalysis and Misticism,depression,anorexia,hysteria,Religious Psychology,melancholia,mysticism,medieval church history,psychiatry,feminism,black bile,post-structuralism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1. 현대거식증
    조앤 브룸버그(Joan Jacobs Brumberg)에 따르면 그녀는 1969년 처음으로 거식증 환자를 만나게 되었는데 그때까지 그녀가 일하던 연구소에서 거식증이라는 질병을 들어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고 증언할 만큼 거식증은 최근에 빈번하게 발생하는 질병이다. 그러나 이 질병이 알려지기 시작한 이래로 현재 우리가 사는 이 시대에는 주변에서 흔치 않은 질병으로 목격되고 있다. 세계유명 인사들이나 그 자녀들이 거식증으로 인하여 사망했거나 거식증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는 기사는 이제 놀랄만한 일이 아니다.

    2. 중세금식문화
    중세후기 가장 위대한 성녀 시에나의 가타리나(Catherine of Siena)는 극단적인 금식으로 유명하였다. 그녀는 금식 초기에는 고기, 포도주, 생선, 달걀, 치즈 및 일반 빵을 먹지 않다가 16세 때부터 성찬에 사용하는 밀떡, 조리되지 않은 야채, 그리고 물만으로 연명하다가 24세를 전 후 하여 전혀 음식을 섭취하지 않았다. 그녀가 죽던 해인 1380년 경에는 물조차 마시지도 못하는 지경까지 이르렀으며 음식을 섭취하면 모두 토해냈다.

    3. 현상의 공유점
    현대 거식증과 중세의 여성 금식문화는 여러 가지 면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다. 따라서 중세성녀 가타리나의 금식은 거식증으로 진단해도 무방하다. 그 공통점을 약술하면 첫째, 시대적이라는 점이다. 중세 거식증은 14세기 까지 현대 거식증은 20세기 말에 나타났다. 둘째, 여성만의 질병이라는 점이다. 셋째, 몸에 대한 숭배문화가 팽배하던 시기에 나타났다. 넷째, 환자들은 여성성을 지우려고 한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여러 가지 증상을 공유한다. 공유하는 증상을 나열하면 환자는 부모에 대한 죄책이 있다는 점, 병이 깊어지면 섭취한 음식을 습관적으로 토한다는 점, 체중이 감소하고 먹지 않아도 매우 정열적으로 일에 몰두하거나 행동과잉을 보인다는 점, 25세 이전에 발병한다는 점, 무월경이나 생리불순과 같은 여성성이 소거되는 증상을 동반한다는 점 등이 있다.

    4. 문화적 판단
    거식증 환자를 생산하는 사회의 문화 중에 가장 두드러지는 문화는 첫째 이원론이다.이원론은 배고픔이나 육체의 고통을 자아의 이질적인 부분, 즉 비자아로 경험하고 인식하게 하여 조절하고 복종시켜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히게 한다. 실재로 금식이나 다이어트는 모두 몸을 자기조절을 하고자 하는데서 오는 기쁨에 중독된 경우이다. 두 번째,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식증이 출현하는 시대는 몸숭배나 몸주체에 대한 고정적인 이념이 존재했다는 점이다. 가령 중세에는 여성의 육체에 종교적인 이념을 새기려고 했고 현대는 상업적인 몸짱주체를 숭배하게 한다. 셋째, 거식증은 권력을 갖지 못한 자들에게서 발병하는데 그 이유는 억압자들이 몸의 지배를 통해 "내 육체를 내 왕국으로 만드는 것, 그곳에서 나는 폭군이고 절대적인 독재자"자 되는 것을 통해 눈부신 성공에 대한 성취감과 자기 몸을 통제했다는 도취 감정에 중독되게 된다. 이것은 일종의 권력에 대한 병적 저항이 담겨있는 것이다.

    5. 결론
    성스러운 금식이나 거식증과 같은 증상은 안면근육마비증(atrophia nervosa), 히스테리아, 멜랑코리아, 상사병, 그리고 빈혈 등과 함께 단순히 육체적인 원인으로 환원할 수 없는 문화적 증후근(culture-bound syndrome)이다. 오늘날 유행병이 된 신경성 거식증이 이 시대의 여자들에게 갖는 의미는 이전의 여자들이 히스테리에 가졌던 의미와 같은데 이것은 병적일 정도로 널리 퍼진 문화적 강박관념의 결정체에서 기인한다. 물리적인 육체보다는 현상학에서 지적한 체험으로서의 몸에 문화적 실천은 영향을 미치며 권력은 문화를 통해 물리적인 몸에 흔적을 새기고 몸을 훈육한다. 따라서 몸은 권력의 도구이자 매개체로 이용되는데 여성의 몸이 바로 그러한 매개체로 사용된다.
  • 영문
  • According to Joan Brumberg, she has met anorexic for the first time in 1989, it was the first experience for her and her colleagues in the lab to see an anorexic. That means the anorexia nervosa is not timeless disease. Since Brumberg's report, it has been a matter of frequent occurrence to see and hear of anorectic.
    St. Catherine of Siena was famous for her heroic fasting in the Late Middle Ages in Italy. From the outset, she denied meat, wine, fish, egg, cheese, and bread. From her sixteen, she ate only host, uncooked vegetable, and water. Around twenty-four, he fed herself only with water. In 1380, immediately before her death, she ate nothing. She habitually vomited whenever she ate something.
    There are lots of commonalities between today's anorexia and medieval religious fasting. First, these phenomena are not timeless but temporal. Second, there phenomena occur only on women. Third, these disease happened when the cult and worship of physical body was widespread. Fourth, fasting girls and anorexia patients tend to try wipe off their own feminity in common. Finally, these phenomena have common symptoms such as hyperactivity, guilty feeling to parents, habitual vomiting, amenorrhea, and so forth.
    Radical religious fasting and anorexia are based upon several culture in specific period. First of all mind-body dualism is crucial culture. Dualism let anorectic and fasting girls experience physical body not as self but as non-self. Physical body becomes an object to control over by human will which is genuine self. Secondly, anorexia and radical fasting emerge from the culture of body-worship. Today, commercial S-curve body is praised while physical pain and abstinence were considered as religious in the Late Middle Ages. Finally, oppressive culture tends to control discipline the weak bodies and makes them docile bodies.
    In conclusion, this study is surely the most startling and stark illustration of how cavalier power relations are with respect to the motivations and goals of individuals, yet how deeply they are etched on our bodies, and how well our bodies serve them. Also, it is like that we should caution against viewing anorexia and radical religious fasting as trendy illness of the elite and privileged. Rather, their most outstanding features are powerlessness.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1983년 32세의 나이에 신경성 거식증으로 인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카펜터스의 여동생 카렌 카펜터스가 우리에게 거식증이라는 질병의 명칭을 각인시켜 준 이래 세계는 이전에 들어보지 못한 거식증이라는 질병에 당황하고 있다. 흥미로운 사실은 1200년부터 현재까지 로마 가톨릭교회로부터 성녀로 공식인정을 받은 261명의 여성 중 반 이상에서 거식증을 확신할만한 증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자기 몸을 공격하는 것이 거식증과 금식인데 이것은 시대적 질병이다. 더욱 주목을 끄는 것은 거식증은 환자가 제한적이라는 사실이다. 즉 거식증은 90% 이상 여성에게만 발병하며 10대 초반에 시작하여 20대에 심화된다는 점이다. 이러한 사실은 거식증이라는 질병이 본질적인 질병이 아니라 철저하게 문화적인 질병이라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다.
    본 연구는 일견 전혀 무관해 보이는 현대의 거식증과 중세 여성들의 종교적 금식문화를 당 시대의 지층 위에서 그 공간을 추적하여 위치시키고 주변의 이웃항(terms)들을 드러냄으로서 이 두 문화적 현상이 유사한 구조를 통해 표현된 현상이라는 것을 밝혀보고자 한다. 이러한 시도의 배후에는 첫째, 여성의 몸은 생물학적으로나 단일문화적으로 포섭될 수 없는 제3의 사유를 요구한다는 점, 둘째, 그렇게 때문에 몸은 육체로서가 아니라 체험된 살로서 무한한 권력관계가 흔적을 새기며 훈육되어지는 권력의 조절의 장(locus of control)이라는 점, 마지막으로 이러한 관계를 분석하면서 역사의 시간의 흐름에 따라 수직적 형식과 그 형식 안에 그려진 의미성을 찾기 보다는 수평적인 지층으로 시간을 파악하고 그 지층 위의 사건들의 위치를 설정하는 구조주의적 방법론을 사용하다는 점이 배후에 깔려 있다. 이러한 논의의 결과 결국 중세의 금식문화와 현대 거식증은 병리적 문화현상으로서 그 밑에 깔린 구조의 특성의 과장된 표현형식이라는 것, 그리고 그 표현은 단층적인 것의 표현이 아니라 한 시대의 지층 위에 다면적이고 이질적인 것들이 여러 겹으로 겹치고 얽혀있는 구조의 징후라는 점, 마지막으로 거식증 환자야말로 개인의 동기와 목표에 관하여 권력관계가 얼마나 오만한가 웅변하고 있는 표현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 관계가 우리 몸에 얼마나 깊이 새겨져 있으며 또 우리 몸은 권력관계를 얼마나 잘 섬기는가 설명해주는 가장 놀랍고도 강력한 예 중에 하나라는 것이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본 연구는 현재 청소년들의 거식증과 폭식증에 대한 상담과 연구에 활용될 수 있다. 이 두 질병은 사실 동일한 원인의 두 표현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현대문화의 병적표현의 하나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를 활용하여 거식증과 폭식증 치료 및 원인에 대하여 토론과 적용이 가능하리라 본다.

    2) 본 연구는 학제 간 대화에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신학적 배경을 가진 필자가 중세여성을 신학적인 시각으로 분석하였기에 신학과 종교학과의 대화가 가능하다. 신학의 시각에서 바라 본 신비주의와 종교학적인 안목에서 이해한 신비주의와의 대화에 본 연구가 도움이 될 것이다. 또한 본 연구의 결과는 비단 종교학 뿐 아니라 프랑스철학, 정신분석학 등과의 대화도 기대된다. 최근의 현실은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후기구조주의가 철학적 담론을 주도하는 경향이 두드러진다. 게다가 포스트모더니즘이나 후기구조주의자들이 신비주의나 종교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연구를 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의 신학이나 종교학 분야에서는 아직 이들과 학문적인 대화가 활발하지 못한 실정이다. 본 연구는 직접적이지는 않지만 이들과 학문적인 대화를 시도하려는 것이고 이러한 시도의 결과는 중세종교문화, 정신병리학 및 정신분석학, 나아가서 중세신학/역사학과 현대철학의 대화를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3) 본 연구를 통하여 페미니즘과의 대화를 기대해본다. 본 연구에서 연구자는 프랑스 페미니스트와 북미의 수잔 보르도(Susan Bordo)나 쥬디스 버틀러(Judith Butler)등과 대화를 시도하였다. 본 연구자는 현대 페미니즘의 시각으로 여성신비주의와 정신병리학을 해석하려는 연구들을 검토하고 그들의 시각을 적절히 드러내고자 했으며 이러한 결과, 본 연구의 결과물을 통해 국내 페미니즘과 대화 가능성을 기대한다.
  • 색인어
  • 가타리나(Catherine of Siena), 중세교회사, 성녀, 중세여성신비주의, 거식증, 금식문화, 여성과 음식, 여성의 몸, 후기구조주의, 페미니즘, 푸코(Foucault), 문화와 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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