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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 연구 - 미니시리즈 <다모>와 <추노>를 중심으로 -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0-327-A00251
선정년도 2010 년
연구기간 1 년 (2010년 05월 01일 ~ 2011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박노현
연구수행기관 동국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storytelling) 기법을 탐구하는 데 주된 목적이 있다. 스토리텔링을 범박하게 풀이하자면 ‘이야기하기’에 다름 아니듯이 스토리텔링의 역사는 기실 이야기(story)의 역사와 고스란히 일치한다. 비교적 최근의 신어인 스토리텔링의 대두는 곧 미디어의 다원화와 밀접한 관련을 지닌다. 서사시와 로망스의 시대를 거쳐 노블에 이르기까지 이야기를 풀어내는 유일한 매개는 구술과 문자 혹은 그 둘을 결합한 연행(演行)이 전부였다. 하지만 전대와는 사뭇 다른 근대 과학기술의 단층적(斷層的) 발전은 이야기를 둘러싼 미디어 환경의 지각 변화를 가져왔다. 19세기 후반 카메라와 라디오의 발명을 필두로 현재의 인터넷과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불과 백 여 년 사이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경로와 방식이 수 천 년을 이어온 이전의 미디어 환경을 압도할 만큼 변화무쌍해진 것이다.
    이 가운데 텔레비전 드라마는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이야기를 전달한다. 첨언하자면 텔레비전 드라마는 ‘이야기’를 ‘극적’인 ‘영상’으로 창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텔레비전 드라마가 텔레비전의 여타 콘텐츠에 비해 상대적으로 월등하게 대중의 눈과 귀를 전취할 수 있는 것은 본질적으로 그것이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서사에 대한 욕망은 대단히 오랜 연원을 지닌다. 『아라비안나이트(Arabian Nights)』의 세헤라자데가 이야기의 지연을 통해 왕의 여성 혐오를 치유하고 자신의 목숨을 보존하였던 것에서 알 수 있듯 인간의 이야기에 대한 갈급(渴急)은 대단히 강렬하다. 마찬가지로 텔레비전 드라마가 텔레비전 콘텐츠 가운데 대중에게 가장 선호되는 장르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근인은 그것이 이야기에 대한 욕망 충족의 전통과 동궤에 서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는 도식 혹은 천편일률이라는 수사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 거개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남녀의 사랑을 둘러싼 삼각관계를 기본 축으로 삼아 ‘뻔한’ 이야기만을 보여줄 뿐이기 때문이다. 한국 텔레비전 드라마의 이러한 진부함은 결코 소재의 빈곤이나 창작의 제약과 같은 곤궁한 핑계로 합리화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비록 그것이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를 통해 드라마의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지는 메커니즘을 지니고 있음은 분명하지만, 그 본질이 이야기라는 점에 천착해 본다면 흠결의 실체는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것은 다름 아닌 이야기를 둘러싼 언술 환경의 후락(朽落), 즉 스토리텔링 기법상의 균열인 것이다.
    본 연구가 문제 삼고자 하는 텔레비전 드라마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한 천착은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의의를 획득한다.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미적 담론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현재에 스토리텔링에 대한 본격적 탐구는 단순히 기법의 일별에서 머물지 않고 텔레비전 드라마의 미적 구성 원리를 세우는워 입론적 접근까지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자면 그것은 텔레비전이라는 매스미디어의 성격상 미학적 측면에서 함량 미달일 수밖에 없는 태생적 한계를 지닌 것으로 간주되어온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미적 정독(正讀)의 기획이다. 이를 통해 텔레비전 드라마에 마치 숙명처럼 부여되었던 심미(審美)의 결여와 부재가 결코 장르 자체에 내장된 본성이 아니라 미디어에 걸맞은 장르 구성 원리에 대한 간과로부터 비롯된, 극복 가능한 것임을 규명하게 될 것이다. 나아가 텔레비전 드라마가 미디어 다원화의 시대인 현대사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다른 미디어와 자신을 구별 짓는 고유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구축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 역시 본 연구가 지닌 미덕이 되리라 자평한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결국 텍스트를 둘러싼 ‘대화(dialogue)’의 기술(技術)이다. 모든 텍스트는 전대의 텍스트에 대한 오독(誤讀)을 통해 창조된다는 해롤드 블룸의 지적은 현대사회와 같은 미디어 다원화 시대에 있어 더없이 의미심장하다. 스토리텔링이 결국 ‘이야기(story)’를 ‘말하는(telling)’ 미적 기술(記述) 체계라고 했을 때, 얼핏 동일하거나 유사해 보이는 하나의 이야기가 스토리텔링이라는 일종의 대화를 거쳐 서로 다른 이야기로 분기해 나가는 것 역시 창조적 오독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창조적 오독으로서의 스토리텔링은, 결코 소멸되지 않을 인간의 이야기에 대한 뿌리 깊은 욕망이 어떻게 중단 없이 지속될 수 있는지 가늠케 해주는 경로를 제시해준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일상의 가장 내밀한 사적 공간인 가정에서 브라운관과의 접속을 통해 생성되는 광대무변한 세계이다. 본 연구는 이러한 광대무변의 상상적 시공간이 어떻게 끊임없이 이야기에 대한 욕망을 충족시킴과 동시에 지연시키는 전략을 구사하는지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독창적 성과가 되리라 전망한다.
  • 기대효과
  • ⑴ 학제간 융합 연구를 통한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의 패러다임 확장
    본 연구는 인문학과 예술․체육 분야를 아우르는 학제간 융합 연구이다. 그동안 텔레비전 드라마는 미디어의 특성상 주로 사회학의 영역에서 다루어져 왔다. 하지만 엄밀히 말해 텔레비전 드라마는 텔레비전을 ‘매개’로 재현되는 극문학 혹은 극예술이다. 그렇기 때문에 텔레비전 드라마에 대한 학술적 천착은 그것이 지닌 미디어적 특성을 염두에 두되, 본질적으로는―들뢰즈적 의미에서―문학 및 영상의 ‘절합’으로서 다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가 시도하는 학제간 융합 연구로서 인문학과 예술의 접속은 그동안 결락되어 있던 텔레비전 드라마의 미적 가치를 메움으로써 결과적으로는 텔레비전 드라마 연구의 패러다임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다.

    ⑵ 텔레비전 드라마 미학의 학술적 체계화 및 정식화에 기여
    텔레비전 드라마는 아직 정립된 미학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장르 미학은 선험적이고 권위적인 선언을 통해 성취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산재한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를 오가는 정치한 독해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미적 형성원리를 노출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텔레비전 드라마, 특히 그것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다루는 본 연구 역시 텔레비전 드라마가 하나의 미적 텍스트로서 고유한 미학을 구축하는 지난한 노정(路程)에서 분명한 표지(標識)의 하나로 기여할 것이라 기대한다.

    ⑶ 문화콘텐츠 시대에 걸맞은 텔레비전 드라마 스토리텔링 기법 도출
    한 편의 빼어난 텔레비전 드라마가 창출하는 문화적․경제적 가치는 재삼 강조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21세기는 문화콘텐츠의 시대이다. 특히 그것은 웹 2.0으로 호명되는 정보통신의 초국적 세계화로 인해 전지구적 생산과 소비의 시대를 맞게 되었다. 최근 한국에서의 ‘미드’나 ‘일드’ 열풍이 그 대표적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서사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비약적으로 발전한 과학기술과의 결합에 힘입어, 국가와 민족의 경계에 개의치 않고 심미적 텍스트에 열광하는 현대문화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따라서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될 가치 있는 스토리텔링 기법은 비단 학술적 성과에 머물지 않고, 초국적 문화콘텐츠의 시대에 미적 완성도가 높은 텔레비전 드라마를 창조하는 과정에도 일조하게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한 본 연구는 크게 세 가지의 소주제로 구성된다. 첫째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학』으로부터 현재에 이르는 극예술 혹은 극문학의 자장 내부에 있는 미적 텍스트로 간주하고 그것의 형성소를 소명하는 담론화 과정이다. 이를 통해 가치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 텍스트를 분별하는 미적 기준이 정립됨과 동시에 본 연구를 본격적으로 진행하기 위한 텍스트 확정 역시 가능해질 것이다. 둘째로는 확정된 복수의 텍스트를 대상으로 각각이 지니고 있는 유사와 차이의 세목을 짚어내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동일하거나 유사한 모티브 혹은 구조를 지닌 텍스트가 어떠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통해 서로 사뭇 다른 텍스트로 변주되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텍스트 사이의 비교와 분석을 통해 귀납적으로 염출된 양상의 면면을 종합하여 텔레비전 드라마에 고유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정식화 하는 과정이다. 이와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쳐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에 대한 보다 정제된 입론이 가능해진다. 이것을 소주제별로 좀 더 자세히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가치 있는 텔레비전 드라마를 추려낼 수 있는 준거를 세우기 위해 텔레비전 드라마의 형성소를 재확인하는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엄연한 하나의 예술품으로 보고 그에 내재된 심미성을 읽어내기 위해서는 텍스트의 미적 형성소에 대한 고찰이 반드시 필요하다. 드라마란 인간과 세계의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사건․사람․사고(思考)를 언어와 음악을 통해 시각적으로 재현하는 예술이다. 본 연구는 바로 이러한 드라마의 기본 개념을 텔레비전 드라마에 적용하여 가치 있는, 즉 미적 완결성이 갖추어진 텍스트의 경계를 설정하고자 한다. 그것은 플롯․인물․사상․언어․음악․스펙터클 등 전통 시학의 형성소를 현대의 텔레비전 드라마가 어떻게 참조하고 창조하는지 읽어내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를 통해 본 연구가 중점적으로 진행하게 될 스토리텔링 기법 탐색을 위한 텍스트 선정의 준거가 마련되리라 기대한다.
    둘째로는 미니시리즈 <다모>와 <추노>의 텍스트 비교․분석을 통해 두 텍스트 사이의 유사와 차이를 추출해내는 것이다. 이는 동일한 모티브 혹은 유사한 이야깃거리가 상호텍스트성에 입각한 일종의 오독(誤讀) 혹은 미디어 다원화에 따른 OSMU(One-Source Multi-Use) 구현을 위해 어떠한 스토리텔링 방식을 구사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작업이다. <다모>와 <추노>는 드라마의 전통적인 미적 형성원리를 충실히 따르면서도 각기 텔레비전이라는 미디어에 걸맞은 고유한 영상문학으로 자신을 드러낸다는 점에 있어서 주목할 만하다. 더욱이 두 편의 드라마는 텍스트를 구성하는 세목에 있어서는 대단히 흡사한 요소를 공유하면서도 완성된 텍스트를 통해서는 그러한 유사가 가려지거나 지워질 정도로 독창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본 연구는 <다모>와 <추노> 사이에서 발견되는 이러한 유사와 차이, 즉 ‘이야깃거리’를 ‘이야기’로 재편하는 스토리텔링의 전략이 어떻게 구사되고 있는가를 살펴볼 것이다.
    셋째는 이러한 일련의 연구 결과를 종합하여 텔레비전 드라마, 나아가서는 영상문학의 스토리텔링 기법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는지 유형화하고 정식화하는 것이다. 예상하건대 그것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담긴 드라마의 여섯 가지 형성소가 그 형성원리의 핵심은 고스란히 유지하면서도 어떻게 현대 사회의 뉴미디어가 지닌 특성에 걸맞게 변형되어 내려앉는지 공식적으로 확인하고 추인하는 과정이 되리라고 기대한다. 영상문학, 특히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은 텍스트 외적 환경과 텍스트 내적 환경 모두에서 적지 않은 제약을 지니고 있다. 텍스트 외적 환경이란 바로 텔레비전이라는 독특한 미디어로부터 강제되는 생산과 소비상의 제약을 의미하고, 내적 환경이란 주로 연속물로 기획되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속성상 부가되는 크기와 질서를 말한다. 이러한 내외적 제약은 곧 미디어에 고유한 스토리텔링 기법을 요구하게 마련이다.
    요컨대 본 연구가 초점을 맞추고 있는 미니시리즈 <다모>와 <추노>를 중심으로 한 스토리텔링 기법의 탐색은 결과적으로 문학이 영상과 접속하면서 발생되는 미디어적 전환에 따라 어떠한 경로와 방식으로 그 자신을 재구(再構)하는가를 추적하는 작업이다. 일견 유사한 듯 하면서도 사뭇 달리 형상화된 두 편의 미니시리즈에 대한 밀도 있는 비교 및 분석은 텔레비전 드라마가 취하는 스토리텔링의 양상을 노출시켜 줄 것이며, 이러한 양상을 드라마의 형성원리에 따라 논리적이고 체계적으로 정식화함으로써 텔레비전 드라마 일반에 적용 가능한 스토리텔링 이론을 정립하게 될 것이라 전망한다.
  • 한글키워드
  • 스토리텔링,문화콘텐츠,장르,상호텍스트성,텔레비전 드라마,영화,연극,디지털 아카이브,대중매체,대중문화,서사,추노,시학,극예술,텔레비전 드라마 미학,하위문화,드라마,다모,미니시리즈,오독,미디어,원소스 멀티유즈
  • 영문키워드
  • one-source multi-use,Poetisc,aesthetics of television-drama,movie,digital archives,mass-culture,chuno(chasing slave),mini-series,storytelling,television-drama,drama,sub-culture,culture contents,media,genre,misreading,intertextuality,damo,narrative(narratology),mass-media,theatre,dramatic-art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살피는 데에 목적을 둔다. 그것은 유사한 스토리로 간주되는 두 편의 미니시리즈가 어떻게 서로에 대한 거리두기 혹은 갈라서기를 통해 확연히 다른 텍스트로 인식되는가를 독해하는 것이다. 이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아카이브에 이야기의 집적이 거듭될수록 이야깃거리는 상대적으로 빈곤해질 수밖에 없는 현실에서, 개개의 텍스트가 축적된 아카이브를 오히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도 독창성을 확보해내는 긴요한 서사 전략이라는 점에서 스토리텔링의 핵심―구별과 식별을 위한 차별의 기획―이 무엇인가를 가늠케 해준다.
    미니시리즈 <다모>와 <추노>의 존재 방식은 일종의 형용모순이다. 즉 <다모>와 <추노>는 같은 듯 다르고, 다른 듯 같다. 두 텍스트 사이에서 감지되는 이러한 유사와 차이는 텔레비전 드라마가 취해야 할 스토리텔링의 모델을 상정하는 데에 중요한 참조점을 제공한다. 이야기의 심층에서 두 텍스트는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읽힐 정도로 닮아 있지만, 막상 이야기의 표층에서 각각의 이야기를 술회하게 되면 둘 사이의 친연성을 좀처럼 감지하기 힘들 만큼 전혀 다른 드라마로 형상화되기 때문이다. 시간적 선후차를 고려했을 때, <다모>에 대해 <추노>가 취하는 이러한 시치미 떼기는 집합적 스토리를 개별적 스토리로 구상화하는 스토리텔링 기법의 일단을 보여준다.
    <추노>는 <다모>에 대한 심층의 유사가 상기시키는 기시를 표층의 차이가 환기하는 착시로서 소거한다. 두 미니시리즈는 ① ‘추적’이라는 몸의 플롯을 중심으로 삼으면서도 이에 작용하는 장력이 이격의 감각 차이로 인해 구심과 원심으로 갈라지고, ② 봉건사회의 제도적 폭력성에 삶의 훼손을 경험하는 유사한 인물군이 성격과 역할에 따라 삼각과 역삼각의 도형을 그리면서 사뭇 다른 극적 환경을 만들어내며, ③ 텔레비전 드라마로서는 다소 불온한 담론을 공통의 화두로 삼지만 혁명과 사랑 가운데 하나를 전경으로 끌어오고 다른 하나를 후경으로 밀어내는 양상에 있어 전혀 상반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요컨대 <추노>는 <다모>에 대한 가감과 첨삭을 통해―<다모>를 지우진 않으나 그렇다고 <다모>를 드러내지도 않는―새로운 드라마적 시공간을 창조해낸다. 이를테면 <추노>는 <다모>에 대한 덮어쓰기인 셈이다.
  • 영문
  • This paper discusses the storytelling techniques of television drama, focusing on why two ‘similar’ television mini-series Damo(꿱캡, Woman Detective) and Chuno(股큰, Slave Chaser) could be definitely recognized as ‘dissimilar’ texts, maintaining narrative distance each other. As stories come to be accumulated in the archive of television drama, new stories available in television are decreasing. However, television drama genre makes use of narrative strategy for distinction among dramas, utilizing actively television drama archive.
    Mini-series Damo and Chuno have similarities and differences in the contradictive relationship. These characteristics provide an important reference point for modelling television drama storytelling. Like the same story, Damo and Chuno are very similar in the deep structure, while these are differently shaped each other in the surface structure, making it difficult to see affinity between these two dramas. Considering the temporal distinction between Damo and Chuno, Chuno puts on a screen of indifference toward Damo as the storytelling technique so that an accumulated story is represented as an independent one.
    Chuno erases a strong sense of dIJjĦ vu toward Damo with an optical illusion caused by difference of surface structure. First, the main plot of these dramas is "chasing somebody." However this central plot produces completely different dramatic circumstances. With a centrifugal force, Chuno’s chasing begins, while Damo’s chasing is under the centripetal force. Second, In Damo and Chuno, there are main characters suffered from structured violence of feudal society. According to their personality and role, main characters lie in the triangle or the inverted triangle relations. Third, although sharing rebellious discourse, these dramas take a conflicting attitude to revolution and love. Damo foregrounds love, while Chuno does revolution. In short, Chuno creates a new dramatic space-time by adjusting and correcting Damo. In other words, Chuno is an overwritten version of Damo.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 기법을 살피는 데에 목적을 둔다. 그것은 유사한 스토리로 간주되는 두 편의 미니시리즈가 어떻게 서로에 대한 거리두기 혹은 갈라서기를 통해 확연히 다른 텍스트로서 시치미 떼기에 성공하고 있는지를 독해함으로써 가능해질 것이다. 이를 위해 이 글에서 분석 대상으로 삼고자 하는 텍스트는 대략 7년의 시간차를 두고 방영된 두 편의 미니시리즈 <다모(茶母)>(정형수 극본, 이재규 연출, MBC, 총14회, 2003.7.28.~9.9.)와 <추노(推奴)>(천성일 극본, 곽정환 연출, KBS2, 총24회, 2010.01.06.~03.25.)이다. 시대극 <다모>와 <추노>는 이야기의 근간이 동일하다고 해도 무리가 없을 정도로 닮아 있다. 하지만 두 시대극 사이의 친연성은 아직 지목된 적이 없을 만큼 서로 다른 텍스트로 이해되어 왔다.
    <다모>에 대한 <추노>의 시치미 떼기는 성공한 스토리텔링의 적절한 사례라 할만하다. 이 글은 두 편의 텍스트가 과연 어떠한 점에서 닮아 있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서로 다른 텍스트로 각인되고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의 성격을 지닌다. 이러한 질답(質答)의 과정을 통해 텔레비전 드라마의 클리셰라는 개념에 내재된 폄하적 의미를 소거하고, 이를 스토리텔링 기법으로서의 해체와 재구(再構)라는 보다 적극적 의미망으로 포섭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이것이 텔레비전 드라마의 도식성에 대한 일방적 옹호를 뜻하진 않는다. 환언하자면 이 글의 주된 관심은 낱낱의 텍스트가 정교한 스토리텔링으로 집합적 스토리의 흔적을 지우고 개별적 스토리로 자신을 탈태하는, 즉 구별과 식별을 위한 차별의 기획으로서 구사하는 서사 전략의 고구(考究)에 있다. 이를 통해 텔레비전 드라마 스토리텔링 기법의 일환으로서 '덮어쓰기(overwrite)'라는 개념을 제시하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추노>는 <다모>에 대한 심층의 유사가 상기시키는 기시를 표층의 차이가 환기하는 착시로서 소거한다. 이러한 유사와 차이는 공히 드라마의 형성소 가운데 모방의 대상으로 분류되는 플롯․인물․사상 등의 세독(細讀)을 통해 확인된다. 두 미니시리즈는 ① ‘추적’이라는 몸의 플롯을 중심으로 삼으면서도 이에 작용하는 장력이 이격의 감각 차이로 인해 구심과 원심으로 갈라지고, ② 봉건사회의 제도적 폭력성에 삶의 훼손을 경험하는 유사한 인물군이 성격과 역할에 따라 삼각과 역삼각의 도형을 그리면서 사뭇 다른 극적 환경을 만들어내며, ③ 텔레비전 드라마로서는 다소 불온한 담론을 공통의 화두로 삼지만 혁명과 사랑 가운데 하나를 전경으로 끌어오고 다른 하나를 후경으로 밀어내는 양상에 있어 전혀 상반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요컨대 <다모>가 추적의 원형성․인물의 삼각형 ․혁명의 전경화를 키워드로 한다면, <추노>는 추적의 선형성, 인물의 역삼각형, 사랑의 전경화를 키워드로 하고 있는 것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중단 없는 방영이라는 굴레로부터 자유롭지 못 하다. 일간 혹은 주간을 단위로 오전 혹은 오후의 시간에 텔레비전 채널마다 동시다발적으로 쏟아내는 영상 가운데 가장 높은 시간과 시선의 점유를 보이는 것이 바로 드라마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는 영상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고자 하는 생산자의 욕망과, 영상을 통해 일상으로부터 벗어나고자 하는 소비자의 욕망이 사그라들지 않는 한 결코 중단되지 않는다. 이쯤 되면 텔레비전 드라마의 이야기에 대한 갈급에 있어서 과유불급이란 호사(豪奢)로 여겨질 정도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숙명은 참으로 가련해 보인다. 앞에서도 예거했듯이 텔레비전 드라마는 세헤라자데와 시지프스의 미디어적 현현(顯現)인 셈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스토리텔링에 대한 기법적 모색은 대단히 시급하다. 중단 없는 방영을 숙명으로 하는 텔레비전 드라마에 있어서 이야기의 고갈은 일종의 사형 선고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텔레비전 드라마가 동서고금에 전무후무한 이야기를 매번 상상해내면 간단하다. 문제는 이러한 간단한 해법이 실상은 간단치가 않다는 것에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다모>와 <추노>가 보여준 해체와 재구로서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모>에 대한 <추노>의 스토리텔링은 해체와 재구를 통해 ‘낡은’ 이야기를 ‘새로운’ 이야기로 그럴듯하게 탈태시킴으로써, 텔레비전 드라마가 중단 없는 방영이라는 숙명에 어떻게 능동적으로 맞설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요컨대 <다모>와 <추노>의 거리로부터 감지되는 ‘덮어쓰기(overwrite)’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긴요한 스토리텔링 기법으로서 정식화 할만하다. 여기 하나의 파일이 존재한다. 이 파일에 대한 가감과 첨삭을 마친 후 동일한 이름으로 저장을 시도하면 컴퓨터는 이미 있는 파일이라며 덮어쓸 것인지를 묻는다. 하나의 원본으로부터 출발하여 가감과 첨삭을 통해 수정된 파일은 대개 이러한 방식으로 덮어씌워진다. 이 때 새로 저장하기 직전의 파일은 프로그램 상에서 사라지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실상 이 파일은 백업 파일로 저장되거나 디스크의 논리 섹터에 여전히 남아 있다. 이 글이 분석한 <다모>와 <추노>의 스토리텔링 기법은 이러한 파일을 덮어쓰는 과정과 대단히 흡사하다. <추노>는 <다모>에 대한 가감과 첨삭을 통해―<다모>를 지우진 않으나 그렇다고 <다모>를 드러내지도 않는―새로운 드라마적 시공간을 창조해내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추노>는 <다모>에 대한 덮어쓰기인 셈이다.
  • 색인어
  • 드라마 미학, 텔레비전 드라마, 미니시리즈, 스토리, 스토리텔링, 기시와 착시, 덮어쓰기, <다모>, <추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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