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에서는 대화분석(conversation analysis) 및 언어사회화(language socialization)의 시각에서(Sacks, Schegloff & Jefferson 1974, Ochs 1988), 한국어 담화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상호작용 맥락을 분석함으로써 한국어의 습득 및 언어사회화 과정의 특성을 살펴 ...
본 연구에서는 대화분석(conversation analysis) 및 언어사회화(language socialization)의 시각에서(Sacks, Schegloff & Jefferson 1974, Ochs 1988), 한국어 담화에서 부모와 자녀간의 상호작용 맥락을 분석함으로써 한국어의 습득 및 언어사회화 과정의 특성을 살펴본다. 특히 부모-자녀 혹은 교사-아동간의 학습 맥락에서 문장 마지막에 동사 어간에 붙어서 발화되는 서법 표지(modal marker)가 어떠한 상호작용적 기능을 수행하는지를 분석하고, 그러한 상호작용의 패턴이 언어 습득 및 사회화 과정에 중요한 토대를 제공함을 제시하고자 한다. 성인-아동 대화에서 가장 빈번히 사용되는 접사인' -지, -잖아, -네'를 중심으로, 성인 혹은 아동이 주어진 학습내용에 대하여 상호 이해(mutual understanding)를 조정하고 증진시키는 과정에 이러한 접사들이 어떠한 역할을 수행하는 지를 살펴봄으로써, 아동이 학습 맥락에서 명시적으로 혹은 비명시적으로 친숙하게 되는 상호작용패턴과 언어사회화 과정의 특성을 파악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위하여 가정에서의 부모-자녀간의 학습 자료 및 유치원에서의 학습 자료를 녹화 및 전사하여 분석을 할 계획이다. 기존의 성인-아동 담화의 연구(Choi 1995, Kim & Suh 2000)와 한국어 문말 서법 형태 연구(Lee 1991)에 토대를 두고,' -지, -잖아, -네'와 같은 서법 표지들이 학습 맥락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새로운 정보를 제시하는 데에 쓰이는 중립적 의미인' -아/-어'가 쓰일 수 있는 맥락에서 부모/교사가'-지'나 ' -잖아'와 같은 서법 형태를 쓰는 맥락을 분석함으로써, 부모/교사가 해당 학습 내용을 아동이 공유하고 있는 것으로 제시하는 행위의 상호작용적, 사회문화적, 및 교육적 동기를 파악하고자 한다. 또한 부모/교사가 새로운 정보를 소개할 때에' -아/-어' 대신' -네'를 사용함으로써 학습 내용을 어떤 사실에 대한 사실적 인식(factual realization)에 입각한 것으로 제시하는 행위가 갖는 사회화 과정상의 의미를 논의하고자 한다(cf. Lee 1991). 이외에도' -더라, -(으)ㄹ까' 등 부모-자녀 학습 담화에서 흔히 쓰이는 형태를 파악하여 분석하고자 한다. 전반적으로 학습맥락에서 부모/교사의 서법 형태 사용 패턴을 심층적으로 파악하고, 그러한 상호작용패턴이 언어습득 및 언어사회화의 경로를 어떻게 규정짓는가에 대한 연구를 수행함으로숲?우리말 고유의 언어사회화 과정의 한 측면을 조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방향의 연구는 사회언어학적인 측면에서 초심자(novice)와 전문가(expert)사이의 지식 전달이나 정보 공유에 대한 태도를 조명함으로써, 한국 사회를 특징짓는 문화적 이념을 파악하는 데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러한 시각에서 본 연구는 기존의 영어 및 일본어 중심의 언어 사회화 연구와의 비교 연구의 토대를 제공할 것이며(Ochs & Schieffelin 1984, Clancy 1986), 언어 사회화 시각에서의 언어습득 및 담화 연구에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