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목적은 “멜랑콜리”(Melancholy) 담론을 새롭게 재구성함으로써, 서양적 예술 창작의 기본 얼개를 철학적으로 규명하고, 서구 멜랑콜리의 한계를 적시해 보이는 데 있다. 3년이라는 연구 기간이 지난 현재, 본 연구자는 이 목표에 매우 근접했다고 자평(自評)한다 ...
본 연구의 목적은 “멜랑콜리”(Melancholy) 담론을 새롭게 재구성함으로써, 서양적 예술 창작의 기본 얼개를 철학적으로 규명하고, 서구 멜랑콜리의 한계를 적시해 보이는 데 있다. 3년이라는 연구 기간이 지난 현재, 본 연구자는 이 목표에 매우 근접했다고 자평(自評)한다. 담론의 핵이라 할 수 있는 철학 담론에서 멜랑콜리의 의미를 정련해 내었고, 그 멜랑콜리와 예술과의 관계, 특히 예술창작과의 관계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가 진행되었다. 일차적으로 멜랑콜리가 하나의 기분, 정조를 나타내는 말이기 때문에, 기분, 감정 등의 존재론적 위상을 재조정해야 했다. 뿐만 아니라 아리스토텔레스, 칸트, 하이데거, 니체, 프로이트 등등의 멜랑콜리 담론을 추적하면서 그 담론이 서양의 예술 속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음을 추적하였다. 더 나아가 연구자는 서양 예술의 핵심부에 멜랑콜리가 감추어져 있으며, 그것이 (동양예술과는 다른) 서양 예술만의 특수성임을 어느 정도는 입증했다고 확신한다. 결국 본 연구는 서양 예술의 핵심 코드로 멜랑콜리를 해석하고 그것이 안고 있는 한계까지 살펴보는 긴 여정을 완수한 셈이다. 그럼으로써 본 연구는 서양 예술이 유독 멜랑콜리한 까닭을 철학적으로 반성하고 해명할 수 있는 지적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미 제출된 연구추진계획에 따르면, 1년차에는 예술사/철학사적 멜랑콜리 담론사를 정리하는 것이 주된 과제였다. 다시 말하자면, 고대 그리스의 신화/예술/철학에서의 멜랑콜리, 즉 신화적인 ‘뮤즈’, 플라톤의 ‘광기’, 아리스토텔레스의 멜랑콜리 등등을 통합적으로 검토하는 것과 칸트를 중심으로 근대적 멜랑콜리의 특징을 부각시키는 것, 마지막으로 멜랑콜리 개념의 철학적 의의를 탐구하는 것이 연구의 주요 방향이었다. 「이미지 창작의 검은 원천 : 아리스토텔레스의 『문제들』을 중심으로」(『철학탐구』, 제25집, 2009: 사사표기)와 「서양 이성의 멜랑콜리 : 칸트의 경우」(『이성의 다양한 목소리』, 공동저자, 철학과현실사, 2009),「하이데거의 멜랑콜리 해석 : 창작하는 자유인의 무거운 심정」」(『해석학 연구』, 제21집, 2008)라는 논문을 통해서 1년차에 계획한 소기의 연구목적을 달성했다.
2년차 연구는 기분, 감정에 관한 존재론적 재정위 작업과 프로이트의 멜랑콜리론 연구가 주된 과제였다. 그리고 현대의 멜랑콜리를 특징짓기 위해서 하이데거 철학의 멜랑콜리 개념을 중점적으로 연구할 계획이었다. 하이데거와 프로이트 연구에 집중했으며, 구체적인 현대예술을 멜랑콜리 담론과 접속시키려는 차원에서 현대시를 분석했다. 그 결과로, 「하이데거 철학의 멜랑콜리 : <존재와 시간>에 등장하는 실존론적 유아론의 멜랑콜리」(『하이데거연구』, 제19집, 2009: 사사표기), 「프로이트의 멜랑콜리론: 서양 주체의 문화적 기질(disposition)론」(『철학탐구』, 제28집, 2010), 그리고 「현대시의 멜랑콜리」(『현대시』, 한국문연, 제236집, 2009)와 같은 연구 성과를 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3년차 연구는 서양 예술에서 비극이 차지하는 비중과 비극과 멜랑콜리와의 연관성, 자기-중심적(나르시즘적)인 서구 멜랑콜리론의 한계 적시, 마지막으로 멜랑콜리적 예술론을 바탕으로 기존 서구 예술작품 재해석 시도하려는 연구계획을 세운 바 있다. 이 계획은 「니체 철학에서의 고통과 비극 : 문화철학의 관점에서」(『철학탐구』, 제26집, 2009), 「웃음의 문화 형식의 한 가지 사례 - 검은 담즙에서 배양된 웃음, 냉소」(『존재론연구』, 제22집, 2010: 사사표기)라는 글을 통해 연구가 수행되었다. 요컨대 “서구의 멜랑콜리와 예술”이라는 연구 과제를 3년 동안 수행한 결과, 연구자는 총 7편의 논문과 1편의 학술 에세이를 산출하였다. 그 가운데 엄선된 3편의 논문에는 사사표기를 기재하였고, 모든 글을 학술지와 문예지에 발표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