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연구는 기동상inchoative aspect을 표현하는 상동사aspectual verb라는 점에서 의미적 수렴성을 보이는 영어의 begin 동사, 불어의 commencer 동사, 한국어의 <시작하다> 동사를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이 연구는 이 연구대상에 대해서 대조언어학적 관점(James(1980), ...
이 연구는 기동상inchoative aspect을 표현하는 상동사aspectual verb라는 점에서 의미적 수렴성을 보이는 영어의 begin 동사, 불어의 commencer 동사, 한국어의 <시작하다> 동사를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이 연구는 이 연구대상에 대해서 대조언어학적 관점(James(1980), Willems & alii(2003))에서 다음 네 가지 점을 밝히는 데에 그 목적이 있다.
(1) 이 세 언어의 동사들에 대한 구문 분석을 통해 각 동사의 구문 구조를 제시한다.
(2) 불어 commencer 동사와 한국어 <시작하다> 동사의 구문들이 각각 지니는 내포술어에 대한 분포제약의 성격을 밝힌다.
(3) 통사적 측면에서, 세 언어의 동사구문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과 차별적 특성들이 무엇인지를 밝힌다.
(4) 상기 세 가지 논의를 통해 드러나는 세 언어의 동사구문의 공통적 특성들이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언어학적 원리에 입각해서 설명한다.
이제 이 네 가지 연구목표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부연 설명한다.
(1) 영어 begin 동사는 이 동사가 자-타동 양용동사로 분석된다는 Perlmutter(1970)의 분석을 위시해서 여러 선행연구( Freed(1979), Newmeyer(1969), Postal(1974), Pustejovsky & Bouillon(1996))가 있었다. 그렇지만 이 연구들이 제시하는 분석의 결론이 반드시 서로 일치하지는 않는다. 불어 commencer 동사 역시 그 구문적 특성을 밝히려는 여러 선행연구( Kayne(1980), Lamiroy(1987), Peeters(1993), Pustejovsky & Bouillon(1996), Ruwet(1991))가 있었다. 그런데 이 연구들은 commencer 구문 전반을 다루지 않아서 그 논의가 부분적이며 제시하는 결론에 있어서도 반드시 상호 일치하지는 않는다. 한편 이 두 동사의 의미적 등가어인 한국어 <시작하다> 동사의 경우는, 그 구문적 특성을 다룬 선행연구가 부재하다. 그러므로 이 연구는 영어, 불어에 관한 선행연구의 결과를 비판적으로 종합하여, 한국어, 불어, 영어의 세 동사에 대한 구문 분석을 새롭게 제시한다.
(2) 불어 commencer 동사에 관해서는 그 구문의 내포절 동사에 대한 분포제약을 밝히려는 두 선행연구가 있다: Lamiroy(1987), Peeters(1993). 그러나 이 두 연구는 부분적으로 상호 일치하지 않는 연구 결과를 제시하고 있다. 또 이 두 연구는 commencer 동사가 지니는 구문 전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다는 점에서 논의가 부분적이다. 연구자는 이 두 선행연구를 토대로, commencer 동사 구문 전체를 대상으로 그 구문의 내포동사에 대한 분포제약을 새롭게 제시한다. 아울러 한국어 <시작하다> 동사 구문에 대해서도 동일한 작업을 하여 그 분포제약을 밝힌다.
(3) 세 언어의 동사는 자-타동 양용동사이고 자동사로서는 인상동사, 타동사로서는 통제동사의 용법을 지닌다는 점에서 공통적 특성을 보인다. 또 한국어와 불어의 두 동사는 그 구문의 내포동사에 대해 동일한 분포제약을 지닌다는 점에서 또 다른 공통적 특성을 보인다. 그렇지만 특히 인상동사 구문에 있어서 한국어는 불어, 영어와는 다른 차별적 특성을 보인다. 바로 이런 세 언어의 동사 구문이 지니는 공통적 특성과 차별적 특성이 무엇인지를 밝히고 이를 제시한다.
(4) 세 언어의 동사구문이 지니는 다음 두 가지 공통적 특성들이 왜 존재하는지 그 이유를 언어학적 원리에 입각해서 설명한다. i) 세 언어의 동사는 왜 공히 자-타동 양용동사로서 인상동사와 통제동사의 용법을 공통적으로 지니는지를 밝힌다. 동사의 자-타동 양용성을 설명하려는 기존의 언어학적 시도로는, 기동상/사역 변이inchoative/causative alternation를 보이는 자-타동 양용의 상태 변화change of state 동사에 대한 Levin & Rappaport(1995)의 가설, 그리고 자-타동 양용의 양태동사에 대한 Tragautte & Dasher(2002), Sweetser(1990)의 가설 등이 존재한다. 이 연구는, 이러한 시도들과 동일한 맥락에서, 세 언어의 동사가 공통적으로 지니는 자-타동 양용성을 설명하는 가설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한국어와 불어의 두 동사는 왜 그 구문의 내포동사에 대해 동일한 분포제약을 지니는지를 언어학적 원리에 입각해서 그 이유를 밝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