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소설과 달리 드라마 텍스트는 미완성이며 공연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따라서 드라마 번역에서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의미 전달은 물론이고 구어체, 현재화, 문체의 창조, 극적 긴장의 유지, 정서적 접근 등 무대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번역상의 핵심이라고 ...
시와 소설과 달리 드라마 텍스트는 미완성이며 공연을 통해 비로소 완성된다. 따라서 드라마 번역에서는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의미 전달은 물론이고 구어체, 현재화, 문체의 창조, 극적 긴장의 유지, 정서적 접근 등 무대화 가능성을 고려하는 것이 번역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드라마 번역자는 작가보다는 관객의 입장에 서야 하는 데, 그 때문에 일반적인 좋은 번역, 즉 문자를 재구축해 원작자의 의도를 드러낸다는 충실함 대신 살아 움직이는 공연물이라는 특수한 상황을 늘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다. 또는 낱말이나 문장의 뜻의 전달을 넘어서 '극적 행동의 번역'을 드라마 번역의 진정한 과제라고도 할 수 있다.
결국 드라마 번역의 이상적인 역자는 무대화에 대한 감각이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결론에 달하게 되는데, 이를 토대로 드라마 번역 상의 독특성을 추출해 보면, 기본적인 의미번역을 넘어 극적 행동에 맞는 구어체가 구사되고 있는가?, 무대공연이 고려되고 있는가?, 극적 긴장의 유지가 가능하게 번역되었는가?, 주석 없이 문화적 이해가 가능한 번역인가? 마지막으로 현재화가 이루어진 번역인가? 하는 점이 검토되어야 한다. 좀 더 세부적으로 본다면 드라마 번역의 관건은 a. 번역의 충실성, b. 상연 가능성, c. 언어적 요소, d. 문화적 맥락, e. 대화, f. 스타일(문체) 및 g. 텍스트의 기능에 대한 이론적 검토에 있는 것이다.
특히 독일어권 드라마 작가 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져 있고, 지속적으로 무대화 되어 국내에서 상당한 관객층을 보유하고 있는 브레히트의 경우에 충실하고 드라마에 특화된 ‘무대언어의 번역’은 독자가 한정되어 있는 몇 편의 연구논문보다 더 중요하다.
이 연구에서는 브레히트의 수용과정에서 번역이 미친 영향 혹은 드라마 공연과 번역의 상관관계를 되돌아봄으로써 원작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이(異)문화권 관객에게 이해와 흥미 모두를 줄 수 있는 번역 방법론 연구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한국 연극사에서 외국, 정확히 말하자면 유럽 연극의 번역과 수용은 한국 현대극 발전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며, 일반적으로 현장과 비평에서 ‘창작극’에 대응해 사용되는 ‘번역극’이라는 명칭은 바로 그런 국내 연극 발전사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브레히트 연극의 경우에도 역시 큰 틀에서 번역극의 발전과정과 궤를 같이 하고 있지만 여타의 번역극과는 다른 특수한 정치, 사회, 문화적 배경 하에서 다소 특이한 수용과정을 거쳐 왔다. 그 때문에 본 연구는 우선 브레히트의 수용과 번역을 보다 넓은 독일어권 드라마 수용이라는 맥락에서 살펴보고, 다음 일반적인 형상과 차별되는 브레히트만의 수용 특징을 살펴보고, 이어서 브레히트 드라마의 수용에서 번역이 갖은 다양한 함의를 실제 공연 등에 관한 사례를 중심으로 살펴보고 있다. 무엇보다 한 드라마의 성공적인 수용을 위해 필수불가결한 번역의 의미를 중심으로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드라마 번역의 독특성에 대한 이론적 연구를 심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독어독문학, 브레히트와 현대문학, 독일언어문학, 독일어문학과 같은 전문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여 상대적으로 연구가 활발하지 못한 드라마 분야 및 번역분야의 후속 연구를 견인하고자 한다. 본 연구를 토대로 이후 세계문학과 연극분야에서 중요한 부분을 형성하고있는 독일문학과 연극에 대한 심화된 연구를 지향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