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는 현재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하나의 제도가 왜 도입되었으며, 제도를 둘러싼 지속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확산, 안정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회적 맥락에 도입된 동일제도가 어떻게 상이하게 기능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
본 연구는 현재 사회적 관심의 대상이 된 하나의 제도가 왜 도입되었으며, 제도를 둘러싼 지속적 갈등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확산, 안정되어가고 있는지, 그리고 다른 사회적 맥락에 도입된 동일제도가 어떻게 상이하게 기능하는지를 설명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러한 목적을 위해 본 연구는 현재 대학입학제도 중 하나인 입학사정관제도를 연구의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한국에서 대학입학과 관련된 제도의 도입과 개편은 언제나 가장 민감한 정책이다. 대학입학과 관련된 모든 정책은 초중고 재학 중인 대부분 학생과 학부모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며, 따라서 이들의 정책에 대한 반응도 가장 즉각적이다.
이처럼 민감도가 높은 대학입시정책 중에서 최근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정책이 바로 입학사정관제이다. 입학사정관제는 내신성적과 수능점수만으로 평가할 수 없었던 잠재능력과 소질, 가능성 등을 다각적으로 평가하고 판단하여 각 대학의 인재상이나 모집단위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하는 대학입시 정책이다(대학교육협의회). 입학사정관제도는 2004년 교과부가 ‘2008학년도 대학입시 개선안’을 발표한 후, 2007년의 시범 운영을 거쳐 2008년 이후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2013년에는 전체 대학신입생정원 377,958명 중 47,606명(12.6%)을 선발하였고, 2014년도 입학에서는 그 명칭을 학생부종합전형으로 변경하여, 2013년 대비 13,000여명이 증가한 59,284명, 전체 선발규모 대비 15.6%를 선발하는 주요 입학제도로 자리잡게 되었다. 이후, 학생부 종합전형제도는 지속적으로 확대되었다. 2016년의 경우에는 수시 67,631명과 정시 1,412명 등 전체 67,631명을 선방 전체 18.5%의 비중을 차지함으로서 학생부 종합전형의 대학입학에서의 중요성은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이다.
하지만, 제도의 확대만큼 입학사정관제도는 여전히 사회의 전폭적인 이해나 지지를 이끌어내고 있지는 못하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입학사정관제 제도를 도입할 당시 사회적 공감대의 충분한 확보가 이루어지지 못한 데 있다. 또한 제도운영과정에서도 끊임없이 제도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의심받아왔으며, 한국사회, 좁게는 교육계의 제도기반과의 제도적 적합성이 높지 않다는 비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왔다. 즉, 대학입학점수를 통한 줄세우기에 익숙한 한국의 대학입학문화에서, 객관적 점수 이외의 가치를 통한 학생선발이라는 방식이 쉽게 인정받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이같은 정책도입기 당시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제도는 2013년 새 정부의 출범 이후에도 지속되고 있으며, 오히려 그 규모와 예산은 확대되고 있다. 호의적이지 않은 제도적 환경에도 불구하고 입학사정관제가 지속 혹은 확대되는 이유는 첫째, 제도 운영의 결과 예상하지 못했던 일정 수준 이상의 효과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거나, 둘째, 제도를 둘러싼 환경과의 적합성문제가 급속하게 개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제도운영의 과정 속에서, 제도 자체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거나 기존 제도의 효과를 보완하는 경우에도 제도의 생존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다시 말해, 정책대상자 혹은 수요자들의 낮은 수준의 선호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제도가 유지 및 확대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일차원적인 가설제시보다는 보다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설명이 필수적인 것이다.
본 연구는 끝없는 논의의 대상이 되고 있는 입학사정관제의 도입과 발전의 동력을 대학교육 및 대학입시가 가지는 사회적 가치의 측면에서 재해석하고, 하나의 정책 혹은 제도로서 입학사정관제의 방향성을 예측해보고자 한다. 사회적인 선호를 얻고 있지 못한 제도가 유지되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쉽게 관찰되지 않는 제도적 맥락과 정책간의 상호연관성을 파악하는 것이 필수적이다(하연섭 2006). 본 연구는 이와 같은 제도도입 및 확산과정(Powell & DiMaggio 1991, Merton & Nee 1998), 그리고 제도와 맥락의 불합치성(Mahoney & Thelen 2010, North 2005) 등을 설명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며, 이를 위해 입학사정관제도 또는 이와 비슷한 제도가 운영되고 있는 미국, 일본, 싱가포르의 정책과 한국의 입학사정관제도를 비교분석한다. 이를 통해 특수한 입시제도인 입학사정관제가 어떻게 상이한 사회적 맥락에서 도입되고, 어떻게 기능하게 되었는지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