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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초기 출판 기구의 사회·문화적 네트워크 연구
On Study Social and Cultural Network of Publishing Agency in Early Modern Era in Korea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학문후속세대양성(박사후국내연수)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4S1A5B5A01015556
선정년도 2014 년
연구기간 1 년 (2014년 07월 01일 ~ 2015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권두연
연구수행기관 성균관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수는 근대 초기 출판 기구를 중심으로 형성된 사회·문화적 네트워크의 양상을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한 개인이나 특정 단체, 혹은 개별 매체나 단행본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적으로 좀 더 폭넓게 공유하고 있었던 담론이나 지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기구나 시스템이 요구된다. 출판 기구는 개인이나 개별 저작을 넘어 출판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드러낼 뿐 아니라 공유된 담론과 지향된 이념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한 하나의 대상일 수 있다.
    주지하듯 출판은 인적, 지적, 자본을 필요로 하는 종합적인 활동이며 출판사는 이를 가능케 하는 토대이자 그 자체가 문화의 기능을 수행하는 기구이다. 다시 말해 자본과 기술, 제도의 완비 속에서 활성화될 수 있는 만큼 그 활동에는 복잡하고 다양한 현실적인 관계들이 요구된다. 더욱이 그것이 민족운동의 또 다른 방식으로 선택되었다면 말이다.
    근대 초기 출판사들은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책의 출판 및 유통에 관여했으며 이로 인해 상업적 이익 외에도 정치, 사회, 이념의 복합적인 요인들과 얽혀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는 정치활동이 제한되고 결사나 집회의 활동에 제약이 가해지던 시기 또 다른 언로의 성격을 지닐 수 있으며 그런 점에서 상호보완적일뿐 아니라 오히려 대체재로 기능했을 수 있다. 1890년대 후반부터 1910년 강제병합 이전에 등장했던 민간 출판사들에 주목해야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채보상운동의 발기점이 되었던 대구의 광문사나 신민회의 근거지였던 태극서관처럼 출판사가 사회 및 애국 운동의 중심이나 구심점이 될 수 있었던 데에는 회합의 장소나 결사의 장을 제공할 수 있는 물리적 기능과 더불어 인쇄와 출판 기능을 보유함으로써 표현 수단을 확보할 수 있었다는 데 강조점이 놓인다. 국가나 공공 기관이 담당해야 할 기능들을 민간 출판 기구들이 대신한 측면이 없지 않은 것이다. 출판사는 의도적이건 그렇지 않건 간에 사회·문화적 운동과 긴박되어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본 연수자는 학위논문 및 후속 연구에서 신문관과 보성관이 교재 출판 및 다양한 서적의 출판을 넘어 단체결성이 제한된 시기에 합리적인 형태인 출판 기구를 매개로 결사의 장(場)을 마련하는 동시에 공통의 담론을 공유할 수 있도록 공론장의 역할을 대신한 경향이 있음을 논증한 바 있다. 이 연수는 그 연장선에서 강제병합 이전에 등장했던 출판 기구들이 서적의 출판 및 유통을 통해 사회·문화적 활동에 다양하게 관여했음은 물론 이 시기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보다 강화해갔음을 고찰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본 연수는 근대 초기 새롭게 등장한 출판 기구들을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구조화함으로써 이 시기 학술·문예의 양상을 밝히는 것은 물론 이러한 네트워크가 언론, 집회, 결사의 자유가 제한되었던 이 시기 지식인들에게 또 다른 언로를 제공하면서 사회·문화적 기능을 수행하는데 적극적으로 기여했음을 고찰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연수의 진행을 통해 다음과 같은 기대효과를 노려볼 수 있으며 동시에 이 연수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서적 발행의 물적 토대이자 결사의 장을 제공한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출판사를 본격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데 기여할 것이다. 지금까지 출판문화는 주로 서적이나 매체, 혹은 개별 저자들을 중심으로 이루어졌다. 출판 기구는 개인이나 개별 저작을 넘어 출판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드러낼 뿐 아니라 공유된 담론과 지향된 이념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하나의 유용한 연구대상일 수 있다.
    둘째, 출판사별로 발행한 서적들의 목록을 재정비하고 보완함으로써 출판사별 단행본 출판의 현황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출판사별로 간행한 서적들의 공통된 경향이나 특정한 출판 전략 및 양상들을 추출함으로써 이 시기 학술·문예의 지적 흐름을 파악하는데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주제나 내용별로 분류되던 서적 구분 방식과 다른 접근 태도를 취함으로써 그간 간과되었거나 미처 발견되지 못했던 출판 양상들을 연구하는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주로 민족적, 이념적 측면에서 논의되거나 혹은 그와 반대로 상업출판에 입각해서 다뤄져 온 이분화된 경향을 지양하고 출판의 사회적·문화적 역할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출판 기구가 지닌 복잡한 사회적 관계나 문화적 재현들의 의미를 단순화할 가능성을 막을 수 있다. 이로써 이 시기 출판사를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구조화해볼 수 있다는 의미를 지닌다.
    넷째, 무엇보다 지금까지 서적별, 주제별, 사상별로 진행된 출판문화에 새로운 관점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고전문학과 근현대문학을, 서지학과 문학을 교차하면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할 수 있다. 학교나 학회, 그 밖의 운동 단체들과 더불어 이 시기 출판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검토하는 일은 문헌정보학적, 언론출판학적 지식과 문학, 역사, 사회학적 영역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과학문의 영역을 넘어서는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 연수는 서적의 출판에 실질적인 물적 토대를 제공한 출판사에 대한 다양한 역할들을 재고함으로써 출판사를 본격적인 학문연구의 대상으로 삼는 것은 물론, 이를 통해 이 시기 학교나 학회, 신문사나 잡지사와 마찬가지로 출판사가 하나의 언로의 역할을 제공함으로써 사회문화적 역할을 수행했음을 논증하고자 한다. 이상으로 본 연수가 진행된다면 그간 축적된 서적, 출판문화 연구가 이룩한 성과들이 서지학적 영역에 한정되지 않고 문학, 역사, 사회학적인 의미들로 확장되는 하나의 계기가 될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수 논문에서는 근대 초기 등장한 출판 기구의 사회·문화적 네트워크를 서적 발행과 분매소를 통한 유통 경로 및 출판사 사주들의 사회 활동으로 나누어 살펴보고자 한다. 특히 의진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구체적인 분석대상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1. 출판사의 서적 발행 양상과 전략
    지금까지의 선행연구들에서 제시한 이 시기 발행 서적들을 출판사별로 조사, 정리, 분석하여 재구성하는 동시에 매체를 중심으로 한 서적 광고를 토대로 출판사별 서적 발행의 양상을 대략적으로 조감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1)출판사별 기획문고의 발간 양상을 조사하고 (2)1905년 이후 뚜렷한 출판 경향을 보인 출판사들의 발행 서적을 추적한다. 기획문고나 두각을 드러내는 서적의 발행은 출판사의 출판 전략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구사된 전략을 통해 사회적·문화적 흐름을 읽어낼 수 있다.
    2. 서적 유통 및 분매소의 분포
    서적이 유통된 경로 및 분매소의 분포도를 고찰하는 일은 궁극적으로 출판활동의 네트워크를 실증적으로 구체화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이다. 신문·잡지, 단행본 등에 드러난 서적 광고 및 분매소를 공지해 둔 텍스트의 정리가 우선적으로 요청된다. 이 연수에서는 우선 이 시기 분매소를 뚜렷하게 명시한 대표적인 출판사인 의진사를 중심으로 서울-지방 간의 유통 관계망을 분석의 대상으로 삼는다. 나아가 의진사가 제1, 제2, 제3의 의진서관를 판매점으로 두고 있었던 점에 착안하여 출판사 의진사와 서적상 의진서관의 관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3. 단체 활동 및 기부 행위로 드러난 사회적 네트워크
    이 시기 주요 출판사들의 사주들이 각종 학회나 단체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음은 물론, 각종 단체나 학교, 도서관(종람소)에 서적을 기부하거나 적극적으로 의연하는 모습을 통해 이들의 사회·문화적 활동 양상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이는 출판사 사주들의 단체 활동 양상과 출판 기구들의 기부 행위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전자는 개인이 주체가 되어 각종 사회단체나 운동에 관여한 양상을, 후자는 출판 기구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주체일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줄 것이다. 이 연장선에서 의진사가 행한 <我國敎育大家名譽表彰投票事>를 통해 출판사 주도로 진행된 인물 투표의 의미를 분석함으로써 의진사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4. 출판업에 종사한 인물들과 그 네트워크
    출판 기구에 관한 관심도 관심이지만 이 시기 출판업에 종사한 이들에 대한 관심은 전무후무하다. 따라서 이 연수에서는 우선적으로 (1)매체 및 광고, 단행본 서적의 판권지에 드러난 이 시기 출판업 관련 종사자를 조사하고 이들을 (2)저작 겸 발행인, 편자·역자, 인쇄인, 교열인 등의 직업별로 분류하여 정리하고자 한다. 그리고 이 시기 (3)대표적인 출판업 관련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이들의 인적 네트워크를 재구성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수는 근대 초기 즉 1905년 이후 급증한 민간 출판사들이 단순히 서적의 발행 및 발매에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로 기능했음을 논증하고자 그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의진사(義進社)라는 출판사에 주목하였다. 의진사는 1908년 교과서 출판을 표방하면서 설립되었다. 그런데 이 시기는 출판업이 성장의 가속도를 달리고 있는 동시에 출판법을 비롯한 언론 출판에 관한 통감부의 제재가 강화되던 때이다. 더구나 교과서 출판은 이때까지 학부가 관리하였으며 통감부의 사립학교교육령에 의해 교과서 출판은 점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문관(新文館)이 교과서 출판을 표방했다가 잡지나 교양서로 방향을 전환한 것도 이러한 정황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의진사는 지방과 경성에 10군데 이상의 분매소를 두고 꽤 전략적으로 교과서 판매를 실시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공력을 들여 다양한 서적들을 출판했다. 특히 이 서적들의 출판에 당시 학계의 저명한 인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영입하였으며 이를 서적 판매의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 더 나아가 자신들의 발행 서적에 현대 가장 명망있는 교육가들을 투표하는 투표용지를 첨부하고 이를 신문에 홍보함으로써 최초의 신문 인물투표를 실시하는 데까지 이른다. 출판사가 중심이 되어 당대 교육적으로 명망이 있는 인물들을 호명하고 그들에 대한 인기투표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획기적이기까지 하다. 출판사가 서적의 발행이나 발매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 출판과 교육가를 연결시키면서 교육장의 구체적인 네트워크를 시도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의진사의 이러한 시도는 출판사가 학부와 달리 교과서라는 공적인 매체를 통해 또 다른 공론장, 공공의 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 영문
  • This study paid attention to the publishing company called Uijinsa(義進社) as one of the representative examples in order to prove that I worked as main mediation to form a sociocultural network without the private enterprise publishing company which increased rapidly after in the modern early days namely 1905 merely remaining in the publication of the book and the sale. Uijinsa published the publication of the textbook in 1908 and was established. By the way, when the sanctions of the commander part about the speech publication were strengthened including the Publishing Law at the same time as the publishing business accelerated the growth at this time. "A department" manages the textbook publication till then, and the textbook publication gradually becomes in particular difficult by the private school laws and regulations pertaining to education of the commander part. Sinmungwon(新文舘) published textbook publication, but it is related to such situation closely to have changed direction to a magazine and a culture book. Uijinsa put a selling separately place more than ten places in a district and the Keijo and not only I pushed forward textbook sale very strategically, but also inclined the considerable labor and published various books. I received the celebrity of the learned society at the time and the expert of each field on the occasion of the publication of these books and applied in particular it in a bibliopolism advertisement positively. There reaches a more company's publication book before I carry out the first newspaper person vote to attach the vote point voting in educators with the good reputation most as of now, and to press-agent the result in a newspaper. A publishing company played a key role and named the person who had good reputation educationally at the time, and it might be said that not only it was an exceptional thing, but also it was epoch-making to have carried out the popularity vote for them. A publishing company does not remain for publication and the sale of the book, and it relates an educator to the publication of the textbook, and this is because it can consider it to have tried the making of concrete network at the place of the education. I have meaning in the point that showed the possibility that a publishing company can form the place of another different public opinion, a public place through the public medium called the textbook as for such trial of Uijinsa unlike "a department".

    本研究は近代初期、すなわち1905年以降急増した民間出版社が単に書籍の発行及びその販売に止どまらず、社会文化的ネットワークを形成する主要な媒介として働いたことを論証すべく、その代表的事例の一つとして義進社という出版社に注目した。義進社は1908年教科書の出版を掲げて設立された。ところでこの時期は出版業がその成長を加速していると同時に、出版法をはじめとして言論出版に関する統監部の制裁が強化されたときである。とくに教科書出版はそれまで「学部」が管理しており、統監部の私立学校教育令により教科書出版は徐々に難しくなっていく。新文舘も教科書出版を掲げていたが、雑誌や教養書籍へと方向転換したのもこうした状況と密接に関連している。義進社は地方と京城に10ヶ所以上の分売所をおき、非常に戦略的に教科書販売を進めただけでなく、相当な労力を傾け多様な書籍を出版した。とくにこれらの書籍の出版に際し当時の学界の著名人や各分野の専門家を迎え入れ、そのことを書籍販売広告に積極的に活用した。そこからさらに自社の発行書籍に、今現在最も名望のある教育家を投票する投票要旨を添付し、その結果を新聞で広報する、初めての新聞人物投票を実施するまでに至る。出版社が中心となり当時の教育的に名望ある人物を名指して、彼らに対する人気投票を実施したことは異例なことであるだけでなく、画期的とも言えるものだった。出版社が書籍の発行や販売に止どまらず、教科書の出版と教育家とを結びつけ、教育の場での具体的なネットワークづくりを試みたものと見なすことができるからである。義進社のこうした試みは出版社が「学部」と異なり教科書という公的な媒体を通して異なるもう一つの公論の場、公共の場を形成できる可能性を示したという点においてその意味がある。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수는 근대 초기 출판사가 단순히 서적의 발행 및 발매에 그치지 않고 사회 문화적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주요 매개체로 기능했음을 논증하고자 그 대표적 사례의 하나로 의진사에 주목하였다. 의진사는 1908년 융희 연간에 교과서 출판을 표방하면서 설립된 출판사로 지방과 경성에 10군데 이상의 분매소를 두고 꽤 전략적으로 교과서 판매를 실시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공력을 들여 다양한 서적들을 출판했다. 특히 이 서적들의 출판에 당시 학계의 저명한 인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꾀했으며 이를 서적 판매의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의 발행 서적에 현대 가장 명망있는 교육가들을 투표하는 투표용지를 첨부하고 이를 신문에 홍보함으로써 최초의 신문 인물투표를 실시하는 데까지 이른다. 출판사가 중심이 되어 당대 교육적으로 명망이 있는 인물들을 호명하고 그들에 대한 인기투표를 실시한 것은 이례적일 뿐 아니라 획기적이기까지 하다. 출판사가 서적의 발행이나 발매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 출판과 교육가를 연결시키면서 교육장의 구체적인 네트워크를 시도한 것으로 간주되기 때문이다. 의진사는 이러한 시도는 출판사가 학부와 달리 교과서라는 공적인 매체를 통해 또 다른 공론장, 공공의 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최남선이 지적했듯 융희 연간에 출현했던 사회·문화기구로서의 출판사의 한계와 좌절, 그리고 이후 향방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출판 기구들의 사회·문화적 활동이 특수한 시대 상황 속에서 예외적으로 출현했다는 관점을 반성적으로 성찰하여 그 시대가 낳은 역사적 산물로 재평가될 수 있는지의 여부를 묻고자 한다. 왜냐하면 대한제국 시기 형성된 이러한 사회·문화적인 네트워크는 단순히 1910년 강제병합을 계기로 단절되지 않고 3·1만세운동이나 이후 문화통치의 정치적 방향성과 닿아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기미독립선언서가 일제의 감시를 피한다는 이유만으로 종교 단체인 천도교의 인쇄소 보성사에 맡겨진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인쇄소 보성사는 이용익이 보성학원 설립시 학교 교재 편찬을 보조하기 위해 만든 출판사 보성관과 짝을 이루는 곳이다. 보성사는 강제병합 이전 시기부터 보성학원의 다양한 교재뿐 아니라 신지식층의 구미에 맞는 애국계몽서들을 출판, 인쇄했다. 최남선이 보성관을 모델로 형 최창선과 함께 신문관을 설립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독립선언서의 작성자인 최남선이 신문관 인쇄소가 아닌 보성사를 선택한 것이 단순한 우연에서 비롯된 일이 아님은 이러한 일련의 역사적 조건들에서 충분히 예상 가능된다. 뿐만 아니라 문화통치 이후 조선인이 발행한 신문, 잡지들 역시 이미 10여 년 전부터 출판 기구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네트워크에 힘입은 바 적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본 연수에서는 의진사를 중심으로 교과서 출판을 표방한 출판사가 단순히 교과서 출판에 그치지 않고 교과서 출판과 교육가를 연결시키면서 당대 교육적으로 명망이 있는 인물투표를 실시했다는 데 주목했다. 의진사는 지방과 경성에 10군데 이상의 분매소를 두고 꽤 전략적으로 교과서 판매를 실시했을 뿐 아니라 상당한 공력을 들여 다양한 서적들을 출판했다. 특히 이 서적들의 출판에 당시 학계의 저명한 인사나 각 분야의 전문가들의 영입을 적극적으로 꾀했으며 이를 서적 판매의 광고에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여기에서 더 나아가 자신들의 발행 서적에 현대 가장 명망있는 교육가들을 투표하는 투표용지를 첨부하고 이를 신문에 홍보함으로써 최초의 신문 인문투표를 실시하는 데까지 이른다. 이러한 시도는 출판사가 학부와 달리 교과서라는 공적인 매체를 통해 또 다른 공론장, 공공의 장을 형성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이 연수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이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첫째, 서적 발행의 물적 토대이자 결사의 장을 제공한 물리적 공간으로서의 출판사를 본격 연구의 대상으로 삼는데 기여할 것이다. 한 개인이나 특정 단체, 혹은 개별 매체나 단행본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동시대적으로 좀 더 폭넓게 공유하고 있었던 담론이나 지향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이를 아우를 수 있는 기구나 시스템이 요구된다. 출판 기구는 개인이나 개별 저작을 넘어 출판활동에 개입하고 있는 다양한 요인들을 드러낼 뿐 아니라 공유된 담론과 지향된 이념 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하나의 유용한 연구대상일 수 있다.
    둘째, 출판사별로 발행한 서적들의 목록을 재정비하고 보완함으로써 출판사별 단행본 출판의 현황을 제시할 것이다. 이를 통해 출판사별로 간행한 서적들의 공통된 경향이나 특정한 출판 전략 및 양상들을 추출함으로써 이 시기 학술·문예의 지적 흐름을 파악하는데 구체적인 자료를 제공할 것이다. 이는 지금까지 주제나 내용별로 분류되던 서적 구분 방식과 다른 접근 태도를 취함으로써 그간 간과되었거나 미처 발견되지 못했던 출판 양상들을 연구하는 데 일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 주로 민족적, 이념적 측면에서 논의하거나 혹은 그와 반대로 상업출판에 입각해서 다뤄져 온 이분화된 경향을 출판의 사회적, 문화적 역할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복잡하고 역동적으로 진행된 사회적 관계나 문화적 재현들의 의미를 단순화시키거나 간과하지 않는 균형감을 획득할 것이다.
    무엇보다 이 시기 출판사를 중심으로 하여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구조화해볼 수 있다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 이는 지금까지 서적별, 주제별, 사상별로 진행된 출판문화에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뿐 아니라 고전문학과 근현대문학을, 서지학과 문학을 교차하면서 서로 공유할 수 있는 지점을 모색할 수 있다. 또 학교나 학회, 그 밖의 운동 단체들과 더불어 이 시기 출판사를 중심으로 형성된 인적·지적 네트워크를 검토하는 일은 문헌정보학적, 언론출판학적 지식과 문학, 역사, 사회학적 영역들이 결합하여 새로운 지식을 창출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과학문의 영역을 넘어서는 하나의 모범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 색인어
  • 근대 초기, 출판사, 네트워크, 문예공론장, 출판, 서적 발행, 의진사, 인물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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