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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말기 종이연극(紙芝居)의 실연(實演)과 제국의 이벤트 - 조선, 일본, 대만을 중심으로
Performance of Paper Drama(Kamishibai) and the Event of the Empire - Focusing on Korea, Japan and Taiwan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5S1A5A8018413
선정년도 2015 년
연구기간 2 년 (2015년 05월 01일 ~ 2017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문경연
연구수행기관 동국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총력전 체제 하 ‘이동’하는 극장이었던 이동극단과 ‘종이연극(紙芝居)’에 주목하고, 국책 연극의 이동성이 제국과 식민지 현실의 장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구축되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일제 말기 이동극단의 공연에는 일반적인 연극을 비롯해서 야담이나 만담 등의 레퍼토리가 채워졌고, 당시에 ‘종이연극’, ‘카미시바이’, ‘화극(畵劇)’ 등으로 혼용되어 명명되던 ‘종이연극’이 포함되었다. 본 연구는 이동연극 중에서는 ‘종이연극’이라는 구체적인 실천과 장르에 주목하고, 식민지 ‘조선(朝鮮)’ 및 ‘대만(臺灣)’과 식민지 종주국으로서의 ‘일본(日本)’에서 종이연극이 기획되는 과정을 비교․고찰하고자 한다. 이것은 조선과 일본, 일본과 대만, 조선과 대만이라는 이항관계를 넘어 일본 내지(內地)와 복수(複數)의 식민지 상황의 문화구조적 관련성을 추출하려는 것이다.
    ‘종이연극’은 식민지 조선에서 최말단까지 틈입하여, 거리와 장터, 신사, 공원, 학교, 유치원, 강연회, 애국부인회, 도나리구미(隣組,10가구 구성의 반상회), 모자회(母子會) 등에서 구연(口演)되었다. 중일전쟁 이후 학교 교육에 활용되거나 피식민자들의 시국인식을 철저히 하기 위해 총독부가 적극적으로 유치한 종이연극은 ‘총동원’이라는 전시체제기의 ‘비상시’적 시대상황 하에서 공연되었던 계몽적 이벤트였다. 종이연극은 ‘이동성’과 ‘용이성’이라는 전쟁수행의 최대 장점을 인정받아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는 시점까지 제국과 식민지에서 실천되었던 제국의 움직이는 무대였다. 1941년에 성립된 내지의 ‘일본이동연극연맹’은 전시 하 프로파간다 예술로서의 이동연극 이념을 표명했고, 산하 협회의 조직과 인적구성, 이동연극대의 인력 구성과 이동 방식, 이동연극 작품 선정과 공연 수행방식 등에 관한 일련의 매뉴얼을 획정했다. 이는 조선총독부 문화정책과 조선연극문화협회 활동 방안 등에 그대로 하달되면서 조선의 이동연극 초기 정착을 가능케 했다. 일본교육카미시바이협회(日本敎育紙芝居協會)가 조선은 물론이고 식민지 대만에 미친 영향과 수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동안의 많은 식민지 문화연구들이 증명해냈듯이, 내지와 식민지의 신민(臣民)들이 총동원되어 전쟁 승리를 향해 진격하고 있던 전시체제기에 제국 일본은 새로운 체제의 구축과 재편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친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시도했다. 그리고 각 식민지들을 문화적으로 통합하려는 정책과 함께 전쟁 총동원이라는 긴박하고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이 패전의 순간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코자 했던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의 경우, 그 구체적 수행의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일제 말기 조선의 ‘국민연극’이 내선일체의 ‘진심(誠)’과 ‘황민성’을 의심받으며 ‘저열한 연극’으로 비판받을 때, 유일하게 낙관적 전망 하에 연극적 실천에 찬사를 받은 것은 ‘이동연극’이었다. 제국의 문화정책 입론자들이 당시의 도회 중심 연극공연이 가진 각종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전혀 새로운 국민연극을 개척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동연극을 꼽았기 때문이다. 또 도시 뿐만 아니라 농산어촌의 대중들도 전쟁에 참여해야함을 고려할 때 “농산어촌과 공장 등에도 건전오락을 제공하고, 이동연극을 통해 싸우는 연극을 시도함으로써 전조선 민중의 것이 되어야”하는 이동연극은 ‘가능성의 연극’이자 ‘국민문화의 미래형(未來形)’이었다. 그중에서도 ‘종이연극’은 민중의 최하위 말단까지 침투하여 적성(赤誠)을 고양하고 국민의 신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 말기 일제가 가장 강조했던 선전예술이었다. 본 연구는 조선과 일본, 대만이라는 세 개의 항을 설정하고, 일제 말기의 대동아 혹은 동아시아라는 상상의 범주 안에서 제국과 식민지의 문화 상황이 연동하는 방식을 고찰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종이연극’이라는 문화 수행을 염두하고, 종이연극의 제도적 안착과 프로파간다 문화운동의 공과(功過) 혹은 동일성과 차이를 분석해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일본 제국의 전쟁 확대와 전면화가 초래한 대동아공영권의 황국신민 만들기 프로젝트는 식민지 조선과 대만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동화주의(同化主義)를 일층 강화하고 확장한 형태였다. 그러나 식민지 조선과 대만에 대한 동화주의는 실상 그 이념과 실제 사이에서 큰 간극과 격차를 드러낼 수 밖에 없었기 때문에, 무수한 균열과 이질적 효과들이 발행했을 것으로 예상한다. 본 연구는 이상의 전제들을 바탕으로 전시 체제기 일본 제국의 확장되는 통치권역을 종이연극이라는 이동 미디어를 중심으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 기대효과
  • 일제 말기 이동미디어에 대한 선행 연구들은 이동연극 및 연예를 행하던 이동극단들의 구성과 조직 및 성쇠와 활동 양상 등에 그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들은 조선의 이동극단과 이동연예, 위문대의 활동 및 이동영사 등에 대한 연구들로, 종이연극(카미시바이)에 관한 연구는 거의 시도되지 않았다. 본 연구가 주목하는 지점이 바로 여기인데, 자료접근의 어려움 때문에 연구되지 않은 ‘종이연극’을 실증적으로 재구하고 레퍼토리를 기반으로 한 종이연극의 공연성과 국책 관련 수행성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본 연구는 종이연극이라는 국책 미디어의 발신지인 일본의 양상뿐만 아니라 한국 학계에서 아직 미답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대만’을 포괄하는 다년간 연구계획을 설정하였다. 일제말기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을 규명하는 데 있어서 제국과 식민지간의 순연(巡演) 못지않게 식민지와 식민지를 오간 이동 미디어의 흔적들은 현재 제대로 규명된 바 없기 때문이다.
    본 연구가 개인과제이기는 하지만 대만 정치대학교의 문화연구 전공자 진경지(陳慶智) 교수의 자문과 협업을 통해 제국의 국책을 ‘국민문화’로 수용해가는 과정에서 조선과 대만에서 어떤 동화와 이탈 및 동요가 일어났는지를 비교 연구하고자 한다. 이것은 일본의 전시총동원이 남긴 식민지 경험의 공통성뿐만 아니라 지역적 특수성을 규명하는 길이자 해방 이후 (준)전시 상태에 놓여 있었던 한국과 대만 등 동아시아 간 비교 연구를 가능케 해주는 기준점이 되어줄 것으로 기대한다. 일제 말기 총력전 체제 하에서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은 제국의 이데올로기적 의미작용을 전달하는 비유로서 기능하면서 대동아공영권을 상상하게 하는 서사장치이자 퍼포먼스였다. 종이연극이 기획되고 공연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의미작용의 체계는 일제의 문화통치 전략 속에서 재구성되었고, 그 권력에 의해 권위화된 메타포는 보고 느끼는 방식을 강요했다. 하지만 일본과 조선, 대만을 경유하는 일제 말기 동아시아의 문화적 상황을 재구하는 과정에서, 일본국민이라는 허구적 정체적으로 공통감각으로 훈화시키는 프로파간더 예술 안에 제국으로 환원불가능한 지점을 포착할 수 있다. 제국의 그 어떤 부대도 보급선을 연장시킬 수 없는 원격지가 바로 우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피식민자의 내면이었기 때문이다. 환원불가능의 지점을 밝히고 프로파간다의 우연적 파열의 지점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지점은 종이연극의 수행성과 종이연극의 연출 및 공연작품의 서사분석을 통해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의 연구결과와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예상되는 학술적 기여는 분명하다. 총 2년간에 걸친 연구 수행은 한국의 학계뿐만 아니라 대만에서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이동 미디어’의 제반 양상과 ‘종이연극’의 실태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동아’에서 ‘대동아’로 그 통치권역을 넓혀간 전시체제기 일본 제국의 존재 방식과 맞물려 있는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의 본격적인 연구는 학제간 ․ 지역간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일제 말기 종이연극이 갖는 국책 미디어의 자질과 제국-식민지 간 문화이동의 현상을 통해 조선-일본-대만을 대상으로 전시 체제기 동아시아적 문화 변주를 고찰하고자 하며, 비교문화 연구 방법론을 중심에 두고 제도사 연구와 역사적 문화연구 방법론이 결합된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취한다. 구체적으로는 본 연구자가 수집한 종이연극 대본과 종이연극 연출 및 구연(口演) 관련 지침서 등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가능하다면 구연 현장의 연행 분석을 동시에 시도하고자 한다. 이 때, 텍스트 분석과 수용자 분석은 각각 비교문화적 방법론과 제도사 연구, 공연예술의 수행성 연구 방법론을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① 비교문화적 방법론을 통한 문화통치 제도와 텍스트 분석

    종이연극과 관련한 일본, 조선, 대만의 조직과 협회를 중심으로 결성의 논리와 구성원의 면모, 활동의 영역과 이동의 자장까지를 총괄적으로 검토함으로써 제국의 발신을 식민지 내로 전파하는 이동하는 미디어의 시스템 구축 양상을 그려내고자 한다. 발신자인 일본과, 그것의 수신자이면서 동시에 지역의 발신자를 자처한 조선과 대만의 이동하는 미디어의 탄생과 전개에 대한 연구는 수신/발신의 현상이 지역적 특성과 결합한 구체적 양상들을 구명하여 이동 미디어의 유사성은 물론 각 지역별 특수성까지 살펴볼 수 있는 유용한 틀을 제시할 것이다. 하지만 비교문화적 방법론을 통해 제국-식민지 간 상호 관계를 추적하려는 국책 미디어의 유사성과 차이를 밝히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각각의 지역이 처한 현실적 맥락과 의미 작용 및 체계를 천착하는데 목표를 삼고 있다.

    ② 공연의 수행성연구 방법론을 통한 종이연극의 (반)효과 분석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진행된 종이연극 공연 현장은 제국의 논리가 이동 미디어로 체화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체제기 제국의 논리는 이동하는 미디어의 수행성을 극대화한 방법으로 다양한 지역별 공연현장 속에서 농산어촌의 무정형적인 관객과 만나면서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었다. 내지와 외지, 동아시아 전반에 걸쳐 진행된 종이연극의 공연 현장은 제국의 논리가 이동하는 미디어로 체화되는 양상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전시체제기 제국의 논리는 이동하는 미디어의 수행성을 극대화한 방법으로 다양한 지역별 공연현장 속에서 농산어촌의 무정형적인 관객과 만나면서 동아시아 전역으로 확장되었다. 일본, 조선, 대만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종이연극(카미시바이)의 레퍼토리들을 정리하여 미디어의 메시지를 밝혀내고 농산어촌에서 종이연극이 연출되고 실연(實演)되었던 과정을 고찰함으로써 관객의 수용 양태와 현장성의 예측(불)가능성을 살피려는 것이다.
    본 연구는 일제 말기 조선, 일본, 그리고 대만에서 국책이 장려한 이동미디어 ‘종이연극’ 제도적 안착 과정과 종이연극 레퍼토리(대본)의 창작, 종이연극 무대 제작, 종이연극의 연출과 연기, 종이연극의 공연 현장과 관객의 반응에 이르는 일련의 공연수행 관정 전반을 연구할 것이다.

    ▢ 1차년도 (2015~2016) : 이동 미디어의 전파,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종이연극

    1차년 도에는 일제 말기 조선의 농산어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었던 이동하는 국책 미디어 ‘종이연극’을 연구하고자 한다. 조선의 종이연극은 주지하다시피 일본 내지의 문화정책적 실천이 식민지에 전파되었던 것으로, 발신의 지점에 있는 일본의 종이연극(카미시바이) 연구와 상보적으로 진행해야 한다.
    덧붙여 종이연극과 관련된 기술 보급과 기획, 제작 알선과 출장 실연, 보급 등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며, 종이연극이라는 미디어의 정책적 조장과 제국의 문화 통치 논리를 제국 일본과 식민지 조선의 문화 연환(連環)의 구도 안에서 도출해 내고자 한다.

    ▢ 2차년도 (2016~2017) : 미디어의 확산, 조선과 대만의 종이연극과 식민지의
    문화적 풍토성

    2차 년도에는 동일한 시기에 일제의 식민지 체험을 공유했던 조선과 대만을 대상으로 ‘종이연극’이 제도화되고 보급되는 과정과 실연(實演)의 상황에서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발견되는지, 식민지간 비교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이는 개별 식민지의 특성에 따른 문화 전통과 교육 및 제도의 차이, 대중문화의 특성과 피식민지인의 감수성 차이 등에 기반한 지역적, 풍토적 차이에 주목하고자 함이다. 특히 2차 년도에는 종이연극 구연의 현장성 및 관객성 고찰이라는 심화된 주제로 접근할 것이다. 이때의 현장성은 단순히 종이연극이 수행된 현장의 성격을 재구하는 데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인 발신지인 일본을 중심으로 연동하는 동아시아의 문화역학을 살펴보는 것까지 포함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일제 말기 종이연극(카미시바이)이 갖는 국책 미디어의 자질과 제국-식민지 간 문화이동의 현상을 통해 조선-일본-대만을 대상으로 전시 체제기 동아시아적 문화 변주를 고찰하는데 목적이 있다. 연구는 비교문화 연구 방법론을 중심에 두고 제도사 연구와 역사적 문화연구 방법론이 결합된 인문학적 접근 방식을 통해 진행되었다. 구체적으로는 본 연구자가 수집한 종이연극 대본과 종이연극 연출 및 구연(口演) 관련 지침서 등의 텍스트를 분석하고, 가능하다면 구연 현장의 연행 분석을 동시에 시도하고자 한다. 이 때, 텍스트 분석과 수용자 분석은 각각 비교문화적 방법론과 제도사 연구, 공연예술의 수행성 연구 방법론을 통해 이루어지게 될 것이다.
    본 연구는 일제 말기 조선의 농산어촌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실시되었던 이동하는 국책 미디어 ‘종이연극’을 연구하였는데, 조선의 종이연극은 물론이고 발신의 지점에 있는 일본의 종이연극 연구와 상보적으로 진행하였다. 그 과정에서 종이연극과 관련된 기술 보급과 기획, 제작 알선과 출장 실연, 보급 등에 대한 실증적인 연구를 수행하였고, 종이연극이라는 미디어의 정책적 조장과 제국의 문화 통치 논리를 도출하였다.
    나아가 동일한 시기에 일제의 식민지 체험을 공유했던 조선과 대만을 대상으로 ‘종이연극’이 제도화되고 보급되는 과정과 실연(實演)의 상황에서 어떤 공통점과 차이점이 발견되는지, 식민지간 비교연구를 수행했다. 이는 개별 식민지의 특성에 따른 문화 전통과 교육 및 제도의 차이, 대중문화의 특성과 피식민지인의 감수성 차이 등에 기반한 지역적, 풍토적 차이에 주목하고자 함이다.
    그 결과 조선과 일본, 대만이라는 세 개의 항을 설정하고, 일제 말기의 대동아 혹은 동아시아라는 상상의 범주 안에서 제국과 식민지의 문화 상황이 연동하는 방식을 분석할 수 있었다. 구체적으로 ‘종이연극’이라는 문화 수행을 염두하고, 종이연극의 제도적 안착과 프로파간다 문화운동의 공과(功過), 그 동일성과 차이를 연구하였다.
  • 영문
  • This study aims to conduct an empirical examination of how the mobility of propaganda theatre was practiced and constructed in colonial reality by focusing on mobile theatre and the kamishibai (literally, “paper drama”), a subcategory of the mobile theatre. Mobile theatre and kamishibai, with “mobility” being their common ground, were the mobile stage of the empire that was put in practice until the end of World War II using different scale, theatrical device, and performative strategy. In case of mobile theatre, it has been almost impossible to capture its actual circumstances due to the temporal and spatial gap that existed between the beginning and the end of its performance—that is, its the initial stage of policy-making and planning was conducted at the central level, but the final stage of practice, i.e. performance was carried out in the remote farming, mountain or fishing villages. This study attempts to, first, fill in the gaps of existing studies by reconstructing the “site” of mobile theatre itself with the use of new materials. Also, it traces the institutionalization, actual performance process, and discursive logic of kamishibai, which has not yet been taken on as a serious research topic. As a result, it could be demonstrated that the mobile theatre and kamishibai were the narrative device and performance that functioned as the trope, which conveyed the ideological signification of the empire(Japan, Joseon, Taiwan) and, eventually, enabled the imagining of the Greater East Asia Co-Prosperity Sphere.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총력전 체제 하 ‘이동’하는 극장이었던 이동극단과 ‘종이연극(紙芝居)’에 주목하고, 국책 연극의 이동성이 제국과 식민지 현실의 장에서 어떻게 실천되고 구축되었는지를 실증적으로 밝히는데 목적이 있다. 일제 말기 이동극단의 공연에는 일반적인 연극을 비롯해서 야담이나 만담 등의 레퍼토리가 채워졌고, 당시에 ‘종이연극’, ‘조희연극’, ‘조희광대’, ‘카미시바이’, ‘화극(畵劇)’ 등으로 혼용되어 명명되던 ‘종이연극’이 포함되었다. ‘종이연극’이라는 용어의 근간은 일본식 조어 ‘카미시바이(紙芝居)’에서 비롯된 것이다. 본 연구는 이동연극 중에서는 ‘종이연극’이라는 구체적인 실천과 장르에 주목하고, 식민지 ‘조선(朝鮮)’ 및 ‘대만(臺灣)’과 식민지 종주국으로서의 ‘일본(日本)’에서 종이연극이 기획되는 과정을 비교․고찰하고자 한다. 이것은 조선과 일본, 일본과 대만, 조선과 대만이라는 이항관계를 넘어 일본 내지(內地)와 복수(複數)의 식민지 상황의 문화구조적 관련성을 추출하려는 것이다.
    ‘종이연극’은 식민지 조선에서 최말단까지 틈입하여, 거리와 장터, 신사, 공원, 학교, 유치원, 강연회, 애국부인회, 도나리구미(隣組,10가구 구성의 반상회), 모자회(母子會) 등에서 구연(口演)되었다. 중일전쟁 이후 학교 교육에 활용되거나 피식민자들의 시국인식을 철저히 하기 위해 총독부가 적극적으로 유치한 종이연극은 ‘총동원’이라는 전시체제기의 ‘비상시’적 시대상황 하에서 공연되었던 계몽적 이벤트였다. 종이연극은 ‘이동성’과 ‘용이성’이라는 전쟁수행의 최대 장점을 인정받아 제2차 세계대전이 종결되는 시점까지 제국과 식민지에서 실천되었던 제국의 움직이는 무대였다. 1941년에 성립된 내지의 ‘일본이동연극연맹’은 전시 하 프로파간다 예술로서의 이동연극 이념을 표명했고, 산하 협회의 조직과 인적구성, 이동연극대의 인력 구성과 이동 방식, 이동연극 작품 선정과 공연 수행방식 등에 관한 일련의 매뉴얼을 획정했다. 이는 조선총독부 문화정책과 조선연극문화협회 활동 방안 등에 그대로 하달되면서 조선의 이동연극 초기 정착을 가능케 했다. 일본교육카미시바이협회(日本敎育紙芝居協會)가 조선은 물론이고 식민지 대만에 미친 영향과 수순 역시 이와 다르지 않다.
    그동안의 많은 식민지 문화연구들이 증명해냈듯이, 내지와 식민지의 신민(臣民)들이 총동원되어 전쟁 승리를 향해 진격하고 있던 전시체제기에 제국 일본은 새로운 체제의 구축과 재편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걸친 전방위적인 영역에서 시도했다. 그리고 각 식민지들을 문화적으로 통합하려는 정책과 함께 전쟁 총동원이라는 긴박하고 중요한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일본이 패전의 순간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코자 했던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의 경우, 그 구체적 수행의 양상이 어떠했는지를 연구할 필요가 있음은 말할 것도 없다. 일제 말기 조선의 ‘국민연극’이 내선일체의 ‘진심(誠)’과 ‘황민성’을 의심받으며 ‘저열한 연극’으로 비판받을 때, 유일하게 낙관적 전망 하에 연극적 실천에 찬사를 받은 것은 ‘이동연극’이었다. 제국의 문화정책 입론자들이 당시의 도회 중심 연극공연이 가진 각종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면서 전혀 새로운 국민연극을 개척할 수 있는 영역으로 이동연극을 꼽았기 때문이다. 또 도시 뿐만 아니라 농산어촌의 대중들도 전쟁에 참여해야함을 고려할 때 “농산어촌과 공장 등에도 건전오락을 제공하고, 이동연극을 통해 싸우는 연극을 시도함으로써 전조선 민중의 것이 되어야”하는 이동연극은 ‘가능성의 연극’이자 ‘국민문화의 미래형(未來形)’이었다. 그중에서도 ‘종이연극’은 민중의 최하위 말단까지 침투하여 적성(赤誠)을 고양하고 국민의 신체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전쟁 말기 일제가 가장 강조했던 선전예술이었다. 본 연구는 조선과 일본, 대만이라는 세 개의 항을 설정하고, 일제 말기의 대동아 혹은 동아시아라는 상상의 범주 안에서 제국과 식민지의 문화 상황이 연동하는 방식을 고찰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종이연극’이라는 문화 수행을 염두하고, 종이연극의 제도적 안착과 프로파간다 문화운동의 공과(功過) 혹은 동일성과 차이를 분석해내고자 한다. 주지하다시피 일본 제국의 전쟁 확대와 전면화가 초래한 대동아공영권의 황국신민 만들기 프로젝트는 식민지 조선과 대만을 대상으로 한 기존의 동화주의(同化主義)를 일층 강화하고 확장한 형태였다. 본 연구는 이상의 전제들을 바탕으로 전시 체제기 일본 제국의 확장되는 통치권역을 종이연극이라는 이동 미디어를 중심으로 종합적이고 입체적으로 규명하고자 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일제 말기 총력전 체제 하에서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은 제국의 이데올로기적 의미작용을 전달하는 비유로서 기능하면서 대동아공영권을 상상하게 하는 서사장치이자 퍼포먼스였다. 종이연극이 기획되고 공연되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의미작용의 체계는 일제의 문화통치 전략 속에서 재구성되었고, 그 권력에 의해 권위화된 메타포는 보고 느끼는 방식을 강요했다. 하지만 일본과 조선, 대만을 경유하는 일제 말기 동아시아의 문화적 상황을 재구하는 과정에서, 일본국민이라는 허구적 정체적으로 공통감각으로 훈화시키는 프로파간더 예술 안에 제국으로 환원불가능한 지점을 포착할 수 있다. 제국의 그 어떤 부대도 보급선을 연장시킬 수 없는 원격지가 바로 우발적 효과를 발생시키는 피식민자의 내면이었기 때문이다. 환원불가능의 지점을 밝히고 프로파간다의 우연적 파열의 지점을 드러내는 구체적인 지점은 종이연극의 수행성과 종이연극의 연출 및 공연작품의 서사분석을 통해 드러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상의 연구결과와 연구과제 수행을 통해 예상되는 학술적 기여는 분명하다. 총 2년간에 걸친 연구 수행은 한국의 학계뿐만 아니라 대만에서 아직 본격화되지 않은 ‘이동 미디어’의 제반 양상과 ‘종이연극’의 실태를 살필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동아’에서 ‘대동아’로 그 통치권역을 넓혀간 전시체제기 일본 제국의 존재 방식과 맞물려 있는 이동연극으로서의 종이연극의 본격적인 연구는 학제간 ․ 지역간 연구의 초석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일제 말기 일본 제국에 의한 전시동원과 이동의 메커니즘이 종전(終戰) 이후 아시아 각국에 미친 사회문화적, 역사적 파장과 영향을 규명하는 데도 기여할 것이다.
  • 색인어
  • 제국, 전시체제기. 문화통치, 이동연극, 이동 미디어, 국책선전, 종이연극, 카미시바이, 일본, 조선, 대만, 현장성, 조선화극협회, 일본이동연극연맹, 대만카미시바이협회, 대만화극주식회사, 뉴스 카미시바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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