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연구의 전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아베 신조의 원점으로서 출생과 성장과정, 정치에의 입문과 그 후, 제1차 아베 내각, 제2차 아베 내각, 2 아름다운 나라를 위해서라는 주장과 그 특질, 교육기본법 개정 문제, 방위성 승격문제, 특정비밀보호법문제, 집단적자위권 ...
본 연구의 전개 순서는 다음과 같다. 1. 아베 신조의 원점으로서 출생과 성장과정, 정치에의 입문과 그 후, 제1차 아베 내각, 제2차 아베 내각, 2 아름다운 나라를 위해서라는 주장과 그 특질, 교육기본법 개정 문제, 방위성 승격문제, 특정비밀보호법문제, 집단적자위권 각의 결정문제, 공모죄 문제, 3. 기시 노부스케와 아베 신조의 정치적・사상적 동차의 문제, 4. 아베 신조와 헌법개정 문제.
아베 신조는 앞서서 언급한 저서 및 홈페이지에서 ‘아름다운 나라 일본’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여기서 ‘아름다운’이라는 형용사는 미학적・문화적・예술적인 것이 아니라, 주로 정치적・국제정치적・군사적인 측면에 맞추어져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아베 신조는 ‘미일동맹’이라는 구실 하에, ‘집단적자위권’이라는 형태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를 지향함과 동시에, 국내체제를 보수적으로 재편하려 하고 있다.
아베 신조는 자신의 조부인 기시 노부스케의 숙원도 ‘헌법개정’ 혹은 ‘자주헌법’의 제정에 있었다고 언급하고 있다. 기시 노부스케가 1960년 미일안보조약을 개정하여 ‘미국에 종속적인 안보조약’을 ‘쌍무적인 안보조약’으로 개선했다는 ‘오해’도 이러한 시각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헌법 개정이 현재의 일본 보수파의 목표이며 지향점이라면, 헌법 개정이 실현된다면, 이들 우익정치인들의 논거는 소멸되거나, 우익정치인들의 존재 이유는 없어질 것이다. 즉 염원이 해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주창자가 남아있을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것이 일본의 헌법개정의 실현과 동시에 사라져야 할 그들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다.
아베 신조는 안보투쟁 당시의 기시 노부스케와 마찬가지로 강력한 미일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적극적인 ‘미일동맹론자’ 중의 한사람이다. 기시 노부스케에 의해 형성된 미국 의존의 구조는 아베에게는 의문의 여지가 없는 당연 사항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의 참여에 열성적인 이유도, 미국의 요구 혹은 승인 하에 추진되고 있는 집단적 자위권 문제에 적극적인 것도, 중국과 영유권을 다투고 있는 센카쿠 제도에 대한 미국의 인정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모두 친미적인 아베의 미국 의존적인 태도와 관련이 있다. 이 경우의 미국은 오바마나 GS보다는 G2나 웬디 셔먼적인 미국일 것이다.
하지만 미국은 일본의 종속변수가 아니라 오히려 세계의 경찰관으로서, 동아시아와 세계의 안정을 위하여 때로는 일본의 지나친 독주를 견제하는 GS적・오바마적인 미국이기도 하다. 아베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하여 민주당 정권 하의 미국이 표명하는 비판적 입장도 일본의 행보에 강력한 억제책으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헤게모니가 종식되어 동아시아에서 일본을 전혀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오지 않는 한 이러한 구조는 쉽사리 무너지지 않을 것이다.
정치적인 측면에서의 현대 일본의 우경화・보수화는 미국이라는 ‘오야붕’에 의지한 채 자신의 정치적 안정을 추구해 온 자민당 및 자민당 소속의 정치인들의 속성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측면은 미군을 중심으로 구성된 GHQ에 의한 체포와 사면의 경험을 갖는 자민당의 정치인들(특히 기시 노부스케)의 강한 대미 의존 의식과 전통이 체제화 된 2017년 현재의 아베 정권과의 비교를 통해 검증될 수 있을 것이다.
전전 일본 우익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간단히 정의하기는 그리 용이하지 않다. 국체론자, 국가주의자, 근대주의자, 마르크시즘으로부터의 전향자, 농본주의자 등 상당히 다양한 우익사상의 유형이 존재한다. 하지만 전전 일본의 우익 사상과 현대 일본의 우익 사상의 공통적인 성향으로, ①강한 국가 의식과 내셔널리즘, ②일본의 문화와 전통에 대한 지나친 자의식, ③일본인의 사명감, ④자의식의 전제 조건으로서의 왜곡된 타자관(주변국 및 미국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 등을 들 수 있다.
④와 관련하여 덧붙인다면, 전전에는 귀축미영이라는 적대적인 타자가 존재하였지만, 현재 일본에서 타자는 불분명하다. 오히려 ‘전후체제’라는 또 다른 일본인 자신의 삶의 조건, 즉 미국의 영향에 의해서 이루어졌건 그렇지 않건 일본인(기시 노부스케로 대표되는) 스스로 동참 혹은 협력하여 만들어 온 이 체제를 타자화・상대화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해체해 버릴 수도 있다는 점에 주의해야 한다. 즉 ‘전후체제’가 없다면 현대 일본의 존립도 불가능했으며, 앞으로도 불가능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