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의 상관성 연구
- 황해도굿 일월성신맞이를 중심으로 - A Study on the Inter-Relationship between a Shaman’s Self-identity and Shaman Gods: Focusing on the Segment of Ilwŏlsŏngsinmaji in Hwanghaedo-Kut
이 연구의 목표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실천되는 다양한 무속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속의례의 지역별 범주에 의해 분류된 전통적인 황해도 양식의 무속의 경우, 지역적 특성이 강조되었던 까닭으로 황해도 지역 내 무계의 차이점들을 ...
이 연구의 목표는 현대 한국사회에서 실천되는 다양한 무속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이해의 틀을 제공하는 것이다. 무속의례의 지역별 범주에 의해 분류된 전통적인 황해도 양식의 무속의 경우, 지역적 특성이 강조되었던 까닭으로 황해도 지역 내 무계의 차이점들을 제외하면 동일한 지역 내부에서 발견되는 의례적 다양성이나 신관의 다원적 성격은 무시되거나 교정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런 연구 경향을 기반으로는 소위 ‘전통무당’으로 분류된 황해도 무당들의 무속실천에서 발견되는 차이점들을 설명할 방법이 없다. 본 연구에서는 이런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 두 행위자들 사이에 존재하는 상관성은 동일 지역 내에서 실천되는 무속의례의 차이점들을 통해서 구체화된다고 전제하고, 이 구체화 과정을 비교분석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구체적으로, ‘황해도굿’이라는 동일한 지역의 굿 의례를 전승한다고 알려진 무당 3인의 ‘진적굿’에서 모셔지고 중요하게 대접되는 신격(神格)의 종류와 특성을 무당별로 비교분석하고, 각각의 굿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들이 무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아울러, 본 연구에서는 동일한 지역의 굿을 연행하는 무당들이 경험하고 해석하는 신 관념의 차이점들에 보다 집중함으로써, 단일한 실재로서 추정된 ‘무속전통’ 혹은 ‘원형’을 해체하고 현대 한국사회에서 관찰 가능한 무속의 변화 및 다양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고해볼 것이다.
기대효과
본 연구를 통해서 기대되는 효과를 학문적인 영역과 사회적인 영역으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다. 1) 학문적 영역 (1) 한국무속의 편중된 연구 경향에 자극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국내 무속연구는 단일한 실재로서 무속의 원형을 전제하고 이를 발굴하고자 ...
본 연구를 통해서 기대되는 효과를 학문적인 영역과 사회적인 영역으로 구분해서 설명할 수 있다. 1) 학문적 영역 (1) 한국무속의 편중된 연구 경향에 자극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국내 무속연구는 단일한 실재로서 무속의 원형을 전제하고 이를 발굴하고자 하는 편중된 경향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학문분과의 분류에 따라 보더라도 민속학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다. 이런 경향은 무속을 민속의 하나로 바라보는 태도 및 종교에 대한 물상화된 태도와 관련된다. 이 점은 무속 연구와 관련된 국내외 학자들 사이의 원활한 논의에 장애물이 되고 있다. 행위자의 실천을 초점을 두고 작성될 본 연구의 결과물은 ‘고대의’ 원형에 치중된 무속 연구에 대한 대안으로 현대적 실천으로 무속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아울러, 무속연구에서 상대적으로 빈약한 종교학적 무속연구의 패러다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학제 간의 소통 및 협업 촉발의 계기 무속연구는 국문학, 민속학, 종교학, 인류학 등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이루어져왔지만 각 분과학문 영역에서 사용되는 상이한 개념들이 학제간의 연구에서 장애물이 되어왔던 것도 사실이다. 또한 구제론적 입장에서 자료 수집과 보고에 편중되었된 무속 연구 경향 역시 한국사회 혹은 문화를 전반적으로 이해하고자 하는 다른 분과학문과 단절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의례의 변화와 다양성을 설명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 제안된 정체성, 사회적 조건 등은 한국사회의 변화를 전반적으로 논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분과학문과의 소통을 촉진시키고 학제 간의 연구를 조성할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2) 사회적 영역 ‘전통’이나 ‘원형’의 범주에 포함된 무당들과 달리 현대 한국사회의 많은 젊은 무당들은 적절한 이해와 고려의 대상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며, 사회적 소외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본 연구를 통해서 ‘전통’이나 ‘원형’의 신화적 성격이 부각되고, 소위 ‘전통무당’의 무속 실천 역시 변화와 다양성으로 설명될 수 있는 틀이 마련된다면, 그동안 교정의 대상이 되었던 많은 무당들에 대한 사회적 이해와 관용의 폭이 넓어지리라 기대된다.
연구요약
본 연구의 목적은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황해도굿’을 연행하는 세 명의 무당의 ‘일월성신맞이’를 비교함으로써 동일한 굿거리 내에서 상이 ...
본 연구의 목적은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황해도굿’을 연행하는 세 명의 무당의 ‘일월성신맞이’를 비교함으로써 동일한 굿거리 내에서 상이하게 이해되고 표상되는 신령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틀을 제공해보고자 한다. 이를 위해서 세 명의 무당이 ‘일월성신맞이’에서 모셔들이는 신격(神格)의 종류와 특성을 무당별로 비교분석하고, 각각의 굿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들이 무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기존의 원형론 및 유형론적인 무속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고, 무속의 다원성과 다양한 현실을 이해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의 효과적인 수행을 위해서 지원자는 2016년에 조사하게 되었던 세 명의 황해도무당의 진적굿을 기본 자료로 삼아, 추가적인 현지조사와 적용가능한 이론적 논의를 제시할 것이다. 관찰 수집된 사례의 효과적인 분석을 위해서 본 연구에서 소개될 이론적인 측면으로써, 기능주의적 의례론보다는 캐써린 벨(Catherine Bell)의 실천이론과 빅터 터너(Victor Turner)의 상징론적 의례분석이 제시된다. 또한 생애사 분석방법은 개별 무당의 연대기적인 생애 이야기를 기술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무당이 지향하는 무당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인시켜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상 가능한 연구의 결과물은 다음과 같이 구성될 것이다. 먼저 1장에서는 기존의 무속 연구에서 보이는 ‘단일한 실재로서 무속’이라는 관념의 배후에 물상화된(reified) 종교 관념이 있음을 지적하고, 이에 근거한 무속의 신관이나 의례 분석의 한계를 검토할 것이다. 2장에서는 2016년 지원자가 관찰했던 세 차례의 ‘일월성신맞이’에 대한 민족지적 기술과 본 연구기간에 이루어질 현지조사의 내용이 핵심을 이루게 될 것이다. 이 기술을 통해서 각각의 의례에서 보이는 차이점들을 부각시키고 본 연구의 필요성과 의의가 구체적으로 제시될 것이다. 3장에서는 세 무당의 생애사 분석이 이루어진다. 제보자 무당들의 생애 이야기에 대한 단순한 연대기적 기술이라기보다는 이들의 현재 활동의 특성들을 비교함으로써 개별적인 무당의 정체성이 가지는 특수한 면이 부각될 것이다. 본문의 마지막 4장에서는 상징론적 의례분석과 생애사 분석의 결합을 통해서 세 무당의 신관이 어떻게 차별화되고 이 차이점들이 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검토할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이 연구는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대상으로써, ‘황해도굿’이라는 동일한 지역의 굿 의례를 전승한다고 알려진 무당 3인의 ‘진적굿’에서 모셔지 ...
이 연구는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대상으로써, ‘황해도굿’이라는 동일한 지역의 굿 의례를 전승한다고 알려진 무당 3인의 ‘진적굿’에서 모셔지고 중요하게 대접되는 신격(神格)의 종류와 특성을 무당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 또한 각각의 굿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들이 무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소재적 차원에서 본다면 본 연구는 크게 두 가지를 연구 대상으로 삼고 있다. 첫째는 무속 신관에 대한 것이며, 둘째는 무속의례가 될 것이다. 무속신관이나 무속의례라는 주제는 무속을 종교적 차원에서 검토했던 연구서들이 채택했던 가장 일반적인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본 연구에서는 무속신관과 의례를 각각 독립적인 것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의례의 연행자인 무당의 개인적 신령체험이 어떻게 의례를 차별적으로 구성하는지를 검토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된다. 무속의례는 무당의 개인적 체험 및 고객의 요구에 따라서 다양하게 구성되는 특성을 갖는다. 물론, 무속의례가 ‘전통문화’ 혹은 ‘전통예술’의 범주 안에서 분류되기 시작하면서 소위 무속의례의 ‘정통성(authenticity)’이 무당 집단 안에서와 연구자들 사이에서 쟁점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한국사회에서 관찰되는 대부분의 무속의례가 고객의 요청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고객의 문제 상황에 부합하는 의례적 구성이 차별적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은 무속의례의 즉흥성(immediacy) 및 개별적인 무속의례의 차이점을 예상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또한 무당의 경험과 의례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은 무속을 제도종교와 비교하고 고착화된 교리나 경전의 부재를 지적하면서 무당의 경험과 의례를 연구의 중심에 놓았던 기존의 관행과도 부합하는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비교분석의 출발점이 되었던 무속의례는 황해도굿 전통에 속해 있으며 30여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무당 3인의 진적굿이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졌던 전제이자 분석 범주로써 세 가지 층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무속전통’에 대한 개별 무당의 인식 차이, 둘째 무당으로서 지향하는 정체성의 차이, 마지막으로 신령에 대한 경험과 해석의 차이, 즉 신관의 차이가 그것이다. 분석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상의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하였지만, 이 범주들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는 서로 긴밀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언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 상관관계가 진적굿―특히 ‘일월성신맞이’거리―이라는 의례를 통해서 구체화된다는 점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이 글에서 분석대상이 되는 일월성신맞이는 일반 제가집을 위한 굿에서는 연행되지 않고 무당을 위한 내림굿과 진적굿에서만 연행되는 거리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무속의 천신관념에 대한 연구의 성격을 갖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천신’으로 분류되는 ‘일월성신/옥황상제/천지신명’ 등의 신격처럼 다소 모호하고 실용적인 삶의 영역에서 인간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 존재가 어떻게 무당의 경험이나 정체성을 지향하는 삶의 맥락을 통해서 구체화되는 지에 대한 검토는 무당의 사적인 신령체험이 공적인 의례의 맥락 안에서 ‘신격’으로 객관화되는지를 고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필자가 본 연구를 통해서 드러내고자 하는 것은 무속의 신관, 무당의 정체성, 무속의례는 상호간의 관련성 속에서 연구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본고의 비교 분석 대상이 되는 세 명의 무당의 생애사 및 현재 활동에 대한 분석은, 이들의 의례적 연행의 차별성을 드러내는 것이자 동시에 무당으로서 가진 정체성의 차이를 보여줄 것이다. 동일한 지역의 굿을 연행하는 무당들이 경험하고 해석하는 신 관념의 차이점에 대한 분석은, 단일한 실재로서 추정된 ‘무속전통’ 혹은 ‘원형’을 해체하고 현대 한국사회에서 관찰 가능한 무속의 변화 및 다양한 현실을 이해할 수 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영문
This research aims at revealing how individual shaman-identities and their private experiences of gods affect the ritual formation differently, analyzing three shamans’ ritual performances and their life stories. Especially, I have focused on the ritu ...
This research aims at revealing how individual shaman-identities and their private experiences of gods affect the ritual formation differently, analyzing three shamans’ ritual performances and their life stories. Especially, I have focused on the ritual which is classified as worship of the Sky gods, which is called Ilwolseonginmaji gut. Three shamans who are the main focus of this study belong to the same regional ritual style but their ritual performances were different from each other in terms of oracle practices and classifying the descending gods. A specific shamanic ritual is characterized by the combination of the demand of clients and shaman’s private experience, which is the premise of this research. However, since Korean shamanism was designated as a cultural heritage as well as traditional culture, the issue of ‘authenticity’ of shamanic ritual has often been mattered. Despite the issue of ‘authenticity,’ the actual performance of shamanic ritual is sponsored with an utilitarian interest, which renders us to concentrate on the immediacy and plurality of shamanic ritual, even among shamans who are inherited the same regional ritual style. On top of that, the feature of Korean shamanism as an oral tradition corresponds to the agent-centered approach to shamanism. In this research, I analyze rituals of three shamans, all of whom have been shaman more than 30 years and has been inherited the same regional ritual style, The difference between their ritual performances were results from their different viewpoints on the function of gut ritual as well as their relationship with gods. In shamanism, the two kinds of relationship is necessary to form their shaman identity: horizontal relationship with clients and vertical relationship with gods. Hyejeong, an informant of this study, seems to focus more on the horizontal relationship but Dani pays attention more on the vertical relationship, which made their ritual different in terms of oracle style, gods costumes, and classification of Sky gods. If the first reflects the tendency of modern religious concept, the latter shows the distance of gods and human beings through the ritual performance. In conclusion, I argue that the plurality of shamanism represents the hybrid of Korean modernity.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이 연구는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대상으로써, ‘황해도굿’이라는 동일한 지역의 굿 의례를 전승한다고 알려진 무당 3인의 ‘진적굿’에서 모셔지 ...
이 연구는 무당의 정체성과 무속 신관(神觀) 사이의 긴밀한 상관성을 검토하고, 이 관계가 무속의례에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 비교 분석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연구대상으로써, ‘황해도굿’이라는 동일한 지역의 굿 의례를 전승한다고 알려진 무당 3인의 ‘진적굿’에서 모셔지고 중요하게 대접되는 신격(神格)의 종류와 특성을 무당별로 비교 분석해보았다. 또한 각각의 굿에서 드러나는 차이점들이 무당이 지향하는 정체성과 어떤 관계를 가지고 있는지를 검토한다. 무속신관이나 무속의례라는 주제는 무속을 종교적 차원에서 검토했던 연구서들이 채택했던 가장 일반적인 것들이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본 연구에서는 무속신관과 의례를 각각 독립적인 것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의례의 연행자인 무당의 개인적 신령체험이 어떻게 의례를 차별적으로 구성하는지를 검토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연구와 차별화된다. 본 연구에서 비교분석의 출발점이 되었던 무속의례는 황해도굿 전통에 속해 있으며 30여년 이상의 경력을 가진 무당 3인의 진적굿이었다. 연구를 진행하면서 가졌던 전제이자 분석 범주로써 세 가지 층위를 지적할 수 있다. 첫째는 ‘무속전통’에 대한 개별 무당의 인식 차이, 둘째 무당으로서 지향하는 정체성의 차이, 마지막으로 신령에 대한 경험과 해석의 차이, 즉 신관의 차이가 그것이다. 분석적인 목적을 위해서 이상의 세 가지 층위로 구분하였지만, 이 범주들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는 서로 긴밀한 상관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은 언급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본 연구는 그 상관관계가 진적굿―특히 ‘일월성신맞이’거리―이라는 의례를 통해서 구체화된다는 점에 근거한다고 할 수 있다. 본 연구는 무속의 천신관념에 대한 연구의 성격을 갖기도 한다. 구체적으로, ‘천신’으로 분류되는 ‘일월성신/옥황상제/천지신명’ 등의 신격처럼 다소 모호하고 실용적인 삶의 영역에서 인간과 구체적인 관계를 맺지 않는 존재가 어떻게 무당의 경험이나 정체성을 지향하는 삶의 맥락을 통해서 구체화되는 지에 대한 검토는 무당의 사적인 신령체험이 공적인 의례의 맥락 안에서 ‘신격’으로 객관화되는지를 고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본 연구를 통해서 무당이 가진 정체성은 의례를 통해서 차별화된 형태로 드러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천신 계통의 신령을 모시는 황해도굿의 일월맞이 거리에 긴공수의 유무, 신복의 변화, 신령의 명확한 분류행위 등은 신령과 무당 사이의 거리와도 관계되는 것으로 분 ...
본 연구를 통해서 무당이 가진 정체성은 의례를 통해서 차별화된 형태로 드러남을 알 수 있었다. 특히, 천신 계통의 신령을 모시는 황해도굿의 일월맞이 거리에 긴공수의 유무, 신복의 변화, 신령의 명확한 분류행위 등은 신령과 무당 사이의 거리와도 관계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내림굿에서 입무자는 ‘나도 모르는 말들’이자 정확히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신령들을 호명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말문은 언제든지 닫힐 수 있다는 점이며, 따라서 내림굿을 한 뒤에 꾸준히 신령과의 긴밀한 관계 즉 지속적이고 자발적인 신내림의 경험을 통해서 그 신령의 정체를 명확하게 이해하고 다른 신령과 차별화할 수 있어야 무당으로서 성숙할 수 있게 된다. 굿의례를 통해서 볼 때, 신령이 무당의 몸에 실려 공수를 줄 때에는 항상 어떤 신격인지 밝히는 것이 순서이다. 더욱이 무속에서 신령은 항상 무당에 외재(外在)한다고 믿어진다. 내림굿을 통해서 신령을 받아 모셨다고 하더라도 그 신령이 항상 무당과 함께 하는 것은 아니다. 필자는 언제든지 신령은 ‘뜰 수 있다’는 무당들의 이야기를 듣기도 했으며, 오랜 경력의 무녀인 ‘다니’에게 찾아와 어느 날부터 갑자기 신령을 느끼지 못했다는 애기 무당의 이야기도 들은 바 있다. 결국, 무당 3인의 일월맞이굿의 연행방식의 차이점을 통해서 필자는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무당의 진적굿에서 대접되는 천신에 대한 모호한 관념은 아직 신령의 세계를 명확하게 분류하지 못한 탓으로 생각되어질 수도 있지만, 무당이 구성해가는 자기 정체성 중에서 신령과의 수직적인 관계보다는 수평적인 관계에 초점을 두기 때문에 이런 결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인간과 신령 사이의 거리를 보다 멀게 하는 의례적 장치들이 가지는 전통적인 종교성과 신과 인간의 거리를 좁히고자 하며, 종교적인 특성은 인간의 내면에서 발견하고자 하는 근대적인 성격의 종교가 공존하는 한국무속의 현실이 서로 다른 일월성신맞이굿 연행에서 드러난다고 결론 내릴 수 있는 것이다. 본 연구가 활용될 수 있는 영역은 다음과 같다. 먼저, 학문적으로는 원형담론이나 본질적인 무속 연구에 대안적인 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으며, 동시에 어떤 방식으로도 규정되지 못한 소위 '선무당'의 무업을 이해하는 데에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색인어
황해도굿, 일월맞이, 무당의 정체성, 전통무당, 일월다래천, 천신, 자기지시적 메시지, 신의 현전, 객관화, 공수, 사적 경험, 공유된 실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