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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론종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 -法朗과 中假師의 논쟁을 중심으로-
The Dialectical Middle Way Thought in the Sanlun School: Focusing on the Debate between Falang and Zhongjiashi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인문사회)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8-S1A5A8-2018S1A5A8031114
선정년도 2018 년
연구기간 1 년 (2018년 05월 01일 ~ 2019년 04월 30일)
연구책임자 조윤경
연구수행기관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불교가 중국에 전래된 초기에는 공에 대한 논쟁이 중심이었다면, 남북조 시대에는 중도와 가명의 관계에 대한 논란이 가속화되었다. 삼론종은 『중론』의 三是偈를 바탕으로 당시 타 학파의 중도 사상을 격렬히 비판하고 중도와 가명의 상관성을 주장하여 당시의 사상적 패러다임을 전환시켰다. 하지만 삼론종 초기에 제시된 중도와 가명의 상관성 논변에는 양자 사이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모두 내포되어 있었다. 따라서 삼론종의 중도 해석은 두 갈래로 나뉘게 되었고, 이러한 이론적 대립은 법랑과 中假師들의 논쟁에서 최고조에 이른다.
    본 연구는 일차적으로 『대승사론현의기·初章中假義』에 나타난 법랑과 中假師의 논쟁을 재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두 사람의 주장을 비교 분석하여 법랑의 중도 사상이 지닌 철학적 함의를 도출할 것이다. 이 논쟁에서 법랑은 中假師의 자기초월적 중도 해석의 한계를 지적하였고, 自他不二의 변증법적 이해가 동반될 때만이 비로소 중도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변증법적 중도 이해는 삼론종 중도 사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당대 중국 불교사상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나아가서는 그의 제자인 백제 혜균의 변증 논법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 기대효과
  • 이 연구의 수행결과에 따라 기대되는 효과는 다음과 같다.

    1) 中假師와의 논쟁으로부터 삼론종 중도사상의 핵심을 도출
    삼론종 제2조인 승전 문하에서 함께 수학했던 법랑과 중가사가 사상적으로 격렬히 대립했던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사건이지만, 기존의 삼론 문헌에서는 그들이 대립했던 사상적 맥락이 제시되지 않아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에서 대립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하지만 혜균의 「初章中假義」에 기록되어 있는 법랑과 중가사의 논쟁을 바탕으로 양측의 사상적 차이를 분석한다면, 단지 해당 논쟁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했다는 의의를 넘어, 당대의 이론 지형과 삼론종의 사상적 정수까지 추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아울러 이러한 논쟁 복원 작업은 1차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한 초기 삼론종의 역사적·사상적 발전과정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유용한 경로로도 기능할 수 있을 것이다.

    2) 이원적 범주론과 변증법적 중도의 유기적 이해
    삼론종의 전통적 이원적 범주인 疏密․橫竪․單複․雙隻은 중도와 가명을 다양하게 조명할 수 있는 사유틀을 제시하여, 법랑이 이원적 현실과 不二 중도를 연결시키는 相卽 논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법랑은 중도 사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중가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원적 범주들을 활용함으로써 변증법적 중도 논리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전통적인 이원적 범주를 통해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 논리를 도출하는 작업은 비단 법랑 시기뿐만 아니라 법랑 이전의 중도 사상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3) 백제 혜균과 삼국의 불교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 마련
    삼론종은 비단 중국불교에만 국한된 전통이 아니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불교 사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였다. 따라서 삼론종의 교학을 규명하는 것은 중국불교 뿐만 아니라 삼국의 불교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구체적으로, 법랑의 四句 논리는 백제 혜균의 변증법적 논리의 기초를 제공했으며, 그의 ‘이원대립의 해소를 통한 변증법적 초월’은 신라 원효의 『기신론별기』 등에서 보이는 공과 유의 상관 논리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법랑의 중도 사상의 변증법적 특징은 혜균에 의해 정교하게 발전되므로, 이 연구가 성공적으로 수행된다면 백제와 그 주변국의 불교사상사 연구에도 공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연구요약
  • 1) 삼론종의 初章과 中假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관 및 중도에 대한 논쟁을 논하기에 앞서, 우선 삼론종의 핵심 사상인 初章과 中假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초장과 중가는 삼론종의 초조인 승랑에서부터 줄곧 계승되어온 삼론종의 전통적 사상으로, 전자는 自性에 대한 인식을 흔들고, 후자는 삼론종의 중도와 가명의 관계를 본격적으로 나타내는 것이다.
    中假義는 삼론종의 근본 사상으로서, 중도와 가명의 상관성을 나타낸다. 中道는 실상[實]을 가리키며, 假名은 無自性의 다른 말이다. 삼론종의 중가의는 『중론·관사제품』에서 “인연으로 생기한 법을 나는 空이라고 말하는데, 곧 假名이고, 곧 中道이다”라는 구절에 그 연원을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사상적 배경에서 삼론종은 中道와 假名이 둘이 아님을 강조한다.

    2) 법랑과 中假師의 사상적 충돌
    中假師는 승전의 네 제자 가운데 법랑과 동학이었던 禪衆寺 혜용과 長干寺 지변을 중심으로 하여 그들과 견해를 같이 했던 자들을 통칭한다. 법랑은 본래 동학이었던 혜용과 지변을 中假師라고 지칭하고, 그들의 중도관이 성실론사, 지론사 등 타학파의 중도 해석과 다를 것이 없다고 비판하였다.
    법랑은 중가사들의 특정 형식에 얽매인 중도 해석이 결국 중도와 가명을 이원적으로 구분하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보았다. 이러한 맥락에서 법랑은 중가사들이 삼론종의 방편적 가르침을 전수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중도와 가명의 언어를 통해 타 학파와 다를 바 없는 사상을 구축한 것으로 간주하였고, “중가사는 죄가 무거워, 영원히 부처를 보지 못할 것이다[中假師罪重, 永不見佛]”라고 비판하였다.

    3) 법랑과 中假師의 논쟁에 나타난 중도관
    혜균은 「初章中假義」에서 법랑과 중가사 사이에 큰 논쟁이 있었다고 기록하고 있는데, 이들의 논쟁은 중도에 대한 정의가 달랐던 데에서부터 촉발되었다. 중가사는 “유무가 유무가 아님은 중도이고, 유이고 무인 것은 가명이다[有無, 非有無即是中, 而有而無即是假]”라고 하였으나, 법랑은 “유도 아니고 무도 아니니, 유무가 둘이 아닌 것을 중도라 한다[非有非無, 有無不二, 方名是中]”고 주장하였다. 이 논쟁에서 中假師는 유무의 부정을 중도로 보고 유무의 긍정을 가명으로 정의하여, 부정 논법을 통한 자기초월성을 중도의 핵심으로 보았다. 반면, 법랑은 유와 무의 자기부정만이 아닌 自他의 관계 속에서 不二의 변증법적 융합이 실현되어야지 비로소 중도가 실현된다고 보았다.
    법랑은 중가사들이 중도와 가명을 일원성[一]과 이원성[二]으로 일대일로 대응하여 인식하는 것에 반대하였는데, 그는 이와 같은 중도에 대한 이해가 결국 특정한 중도와 가명의 견해를 고수하는 中假義나 成中義를 생성하게 되므로, 결국 삼론종이 비판했던 타학파의 잘못된 중도 이해를 답습하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고 보았다. 또한 법랑은 一과 二가 모두 방편적 교문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중도와 가명의 관계는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모두 가명이라 할 수 있고 모두 중도라고 할 수 있으므로, 양자의 관계를 두 층위로 분리해서 상정하는 것을 지양해야 한다고 보았다.

    4) 중도 사상에서 법랑의 언어형식적 전회
    법랑은 중도와 가명이 특정 형식으로 고착화되어 양자가 이원화되는 것을 막고 중도가 곧 가명이라는 불이의 상즉성과 방편의 무애한 작용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를 위해 법을 하나의 방식으로 설명하는 방식을 지양하고 가르침의 다양한 언어형식을 동시에 구사하는 방식을 채용하는데, 그것이 바로 四句 논법이었다.
    법랑이 개진한 四句 논법은 크게 두 가지 형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중관학의 대표적인 四句(cātuskotika) 형식으로 ‘是A’, ‘非A’, ‘亦A亦非A’, ‘非A非非A’이고, 다른 하나는 ‘A亦B’, ‘A亦非B’, ‘非A亦B’, ‘非A亦非B’, 즉 두 가지 상대되는 개념의 긍정과 부정을 조합한 형태이다.
    요컨대, 법랑은 기존의 삼론종 중도 사상에서 특정한 언어표현에 얽매였던 형식주의를 벗겨내고 법의 무애한 작용을 드러내기 위해 四句로 대변되는 다양한 언어형식을 사용하여 중도의 함의를 이끌어낸 것으로 볼 수 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법랑과 中假師 간의 논쟁을 중심으로 법랑의 중도 사상의 변증법적 특징을 탐색하고, 이 시기에 삼론종 중도 사상이 자기초월의 중도에서 自他不二의 중도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게 되었음을 밝혔다.
    본 연구자는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 사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법랑의 제자인 길장의 팔부중도와 혜균의 변증법적 사유체계에 대한 연구까지 확장시킬 수 있었다. 혜균의 변증법적 사유체계에서는 타자와의 합일이 진정한 보편성을 획득하는 필요충분조건인데, 이것은 유와 무의 자기부정만이 아닌 自他의 관계 속에서 不二의 변증법적 융합이 실현되어야지 비로소 중도가 실현된다[有無不二, 方名是中]고 주장했던 법랑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따라서 법랑의 중도사상은 백제 혜균을 통해 후대 신라 원효의 화쟁과 회통의 사유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중국과 한반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불교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영문
  • In this research, I have mainly focused on the argument between Falang and Zhongjiashi, Who were both Sengquan's disciples, and have examined the dialectical features of Falang's thought of Middle way based on the historical records. The Sanlun school explains the middle way through the very close relationship between self and other, and this dialectical logic is originated from Falang's thought of Middle way. Falang's dialectical thought not only influenced the dialectical logic of Baekje Hyegyun but also influenced the harmonizing the disputes of the late Silla Wonhyo.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법랑과 中假師 간의 논쟁을 중심으로 법랑의 중도 사상의 변증법적 특징을 탐색하고, 이 시기에 삼론종 중도 사상이 자기초월의 중도에서 自他不二의 중도로 획기적인 전환을 이루게 되었음을 밝혔다.
    법랑과 中假師의 논쟁을 면밀하게 관찰해 보면, 삼론종 초기의 중도 사상이 내포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되는 두 가지 사상적 경향성이 어떻게 충돌했는지 알 수 있다. 이 논쟁에서 법랑은 中假師의 자기초월적 중도 해석의 한계를 지적하였고, 自他不二의 변증법적 이해가 동반될 때만이 비로소 중도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변증법적 중도 이해는 삼론종 중도 사상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다주었을 뿐 아니라 당대 중국 불교사상계에 지각변동을 일으켰고, 나아가서는 그의 제자인 백제 혜균의 변증 논법에도 영향을 주게 된다.
    본 연구는 삼론종의 법랑을 중심으로 삼론종의 중도 논법을 탐구하였다. 법랑은 중가사와의 논쟁을 통해 사상적 분기점을 이루었을 뿐만 아니라, 교화와 실천에서도 전환점이 되는 인물이었다. 법랑은 승랑과 승전의 無得의 정신을 계승하면서도 자신의 독창적인 중도 해석으로 삼론종 교학을 새롭게 정립시켰던 인물로서, 그의 제자인 길장과 혜균은 모두 이러한 법랑의 학풍을 직접적으로 계승하여 발전시켰다.
    본 연구를 통해,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 사상이 모두 삼론종의 초기 중도사상을 계승하여 전개한 사상이었지만, 그들에 의해 삼론종 사상이 두 갈래로 나뉘어 논쟁하는 과정에서 결국 법랑의 법맥을 이은 승려들이 삼론종의 적통이 되면서 삼론종의 중도 해석이 법랑이 구사했던 언어형식적 특징들을 고스란히 이어받게 되었다는 사실이 분명하게 밝혀졌다.
    따라서 본 연구자는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 사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법랑의 제자인 길장의 팔부중도와 혜균의 변증법적 사유체계에 대한 연구까지 확장시킬 수 있었다. 혜균의 변증법적 사유체계에서는 타자와의 합일이 진정한 보편성을 획득하는 필요충분조건인데, 이것은 유와 무의 자기부정만이 아닌 自他의 관계 속에서 不二의 변증법적 융합이 실현되어야지 비로소 중도가 실현된다[有無不二, 方名是中]고 주장했던 법랑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따라서 법랑의 중도사상은 백제 혜균을 통해 후대 신라 원효의 화쟁과 회통의 사유에도 영향을 주었다는 점에서 중국과 한반도를 아우르는 동아시아불교 연구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의의를 찾을 수 있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中假師와의 논쟁으로부터 삼론종 중도사상의 핵심을 도출

    중가사의 대표적 인물인 혜용(慧勇: 515-583)과 智辯은 법랑과는 사상적으로 대립했다고 전해지는데, 법랑과 혜용, 지변은 모두 승전의 대표적인 제자이며 삼론종의 법맥을 직접적으로 계승했던 삼론사들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법랑이 동문이었던 혜용, 지변과 사상적으로 격렬히 대립한 사실은 흥미롭지 않을 수 없으며, 법랑과 중가사 간의 논쟁에서 양측의 논점이 무엇이었는지 파악해 보는 것은 초기 삼론종 중도 사상이 두 가지 다른 사상적 지류로 나누어졌던 역사적 지점의 윤곽을 잡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삼론 문헌에서는 그들이 대립했던 사상적 맥락이 제시되지 않아 그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지점에서 대립한 것인지 파악하기가 어려웠다.
    본 연구는 이와 같은 한계를 극복하고자, 혜균의 「初章中假義」에 기록되어 있는 법랑과 중가사의 논쟁을 바탕으로 양측의 사상적 차이를 분석하였다. 법랑이 이들을 中假師라는 명칭으로 비꼬고 있는 것에서도 드러나듯 양측은 중도와 가명[中假]에 대한 사상적 입장이 달랐으므로 그들의 논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법랑의 중도 사상의 특징이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이러한 연구는 해당 논쟁을 역사적으로 재구성한 것을 넘어, 당대의 이론 지형이 어떻게 형성되어 있었으며, 법랑을 계승하는 후대 삼론종의 중도사상의 핵심이 무엇인지 추출했다는 의의를 갖는다.
    뿐만 아니라, 이러한 논쟁 복원 작업은 법랑과 중가사에 공통되는 사상을 더욱 분명하게 드러냄으로써, 1차 자료가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승랑과 승전으로 대표되는 초기 삼론종의 역사적·사상적 발전과정을 심도 있게 이해하는 유용한 경로로 기능할 것이다.

    2) 이원적 범주론과 변증법적 중도의 유기적 이해

    삼론종의 전통적 이원적 범주인 疏密․橫竪․單複․雙隻은 중도와 가명을 다양하게 조명할 수 있는 사유틀을 제시하여, 법랑이 이원적 현실과 不二 중도를 연결시키는 相卽 논리를 발전시킬 수 있는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였다. 법랑은 중도 사상을 피력하는 과정에서 중가사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이원적 범주들을 활용함으로써 변증법적 중도 논리를 구축하였다. 따라서 전통적인 이원적 범주를 통해 법랑과 중가사의 중도 논리를 도출하는 작업은 비단 법랑 시기뿐만 아니라 법랑 이전의 중도 사상에 대한 이해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3) 백제 혜균의 변증법적 논리의 토대

    법랑의 四句 논리는 백제 혜균의 변증법적 논리의 기초를 제공했는데, 본 연구는 법랑의 변증법적 사상에 국한되지 않고, 혜균의 변증법적 논리 구조를 분명하게 드러내는 토대 연구를 제공한다.
    혜균은 소(疏)-수(竪)-단(單)-쌍(雙)-통(通)과 밀(密)-횡(橫)-복(複)-척(隻)-별(別)의 이중 프레임을 창안하고, 소밀과 횡수라는 두 시선의 교차를 통해, 현실에서 대립적으로 나타난 自他가 변증법적으로 융합해야만 비로소 궁극적인 초월, 즉 해탈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이러한 사상 구도에서 타자와의 만남을 배제한 자기초월은 끊임없이 한계에 봉착하고 극복하는 것을 반복하며, 타자와 나란히 평행선을 그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양자가 언제든 이 평행선을 뚫고 나와 융합하면 수직적 초월이 가능하다.
    이와 같은 혜균의 변증법적 사유체계에서는 타자와의 합일이 진정한 보편성을 획득하는 필요충분조건인데, 이것은 유와 무의 자기부정만이 아닌 自他의 관계 속에서 不二의 변증법적 융합이 실현되어야지 비로소 중도가 실현된다[有無不二, 方名是中]고 주장했던 법랑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을 계승하고 발전시킨 것이다.

    4) 삼국의 불교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토대 마련

    삼론종은 비단 중국불교에만 국한된 전통이 아니며,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불교 사상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형성하였다. 따라서 삼론종의 교학을 규명하는 것은 중국불교 뿐만 아니라 삼국의 불교 사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본 연구를 통해서 법랑의 변증법적 중도 사상이 백제 혜균을 거처 신라 元曉(617~686)의 和諍과 會通에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구명되었다. 이 화쟁과 회통은 원효의 교학을 대표하는 개념이다. 그는 이제를 평등한 한 쌍으로 보고 이제에 대한 수평적 논의를 펼치는데, 이치와 생멸의 시각 모두에서 공과 유는 서로 소통하고, 이 두 가지 대립항이 소통되는 화쟁이야말로 다시 진리를 입증하는 징표가 된다. 한편, 원효는 이러한 두 가지 대립되는 학설을 화쟁시키는 방법을 통해 진리에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다고 보았는데, 그것은 두 가지 다른 법의 상호 소통과 융합을 통해 궁극적 진리에 도달하는 삼론종의 변증법적 논리를 차용한 것이다.
  • 색인어
  • 삼론종, 법랑, 중가사, 중도, 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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