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
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그 누구의 것과도 혼동될 수 없는 나만의 고유성을 발견하면서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써나가는 ‘개인’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권위주의적인 국가 질서와 유교적 전통으로 인해 개인들의 자유로운 자기추구의 가능성이 오랫동안 정치적, 문화적으로도 가로막혀 있던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타인들이 정해놓은 길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과 자기만의 창조적인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존중하고 권장하는 사회가 된 것으로 보일지라도, 한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성원들에 의해서 좋은 삶의 터전으로 인정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의 고통을 호소하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소비 및 직업 생활의 방식을 정할 수 있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그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행위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개인들 또한 늘고 있다. 또한 ‘잉여인간’이나 ‘방향성 상실’의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권위’의 시대는 가고 ‘권리’의 시대가 왔지만, 우리 사회의 성원들은 나만의 주관적인 고유성을 구현하는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이룩한 개인이 되고자 끝없이 자기를 계발하고 ‘노오력’하느라 크고 작게 일그러지고 다치는 중이다. 우리에게 새롭게 닥친 이러한 현상들을 올바로 분석·이해·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강구하지 않는 한, 우리 사회 역시 서구 선진사회가 겪는 사회적 곤란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피로사회론’은 우울증과 같은 현대사회의 전형적인 질병이 무한한 성과에 대한 사회의 명령을 자신의 규범으로 내면화한 데 따른 결과라고 올바르게 진단하고 있지만, 그의 진단은 전문직종사자에 특화된 것으로 이론의 보편화 가능성의 측면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고, 사회의 전체적 변화를 시야에 두기보다는 개인의 내면적 성숙을 처방으로 내세우는 한계를 드러내며, 근대의 고유한 성취인 개인의 권리가 가지는 긍정적 측면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충분하다. 따라서, 위의 현상들에 대한 적절한 진단 및 그에 대한 올바른 이론적 대응을 가능하게 해 주는 관점과 이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앞서 언급된 우리 사회의 질병들을 선진화된 자유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비규정성의 고통”이라고 칭하고 그 실질적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는 현대 사회·정치철학의 대표자 중 한 명인 악셀 호네트의 분석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 절실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기대효과
1. 현실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이라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확인되는 두 가지 현상이 서로 무관하거나 단순히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낼 것이다. 즉 ...
1. 현실적 측면에서 본 연구는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이라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확인되는 두 가지 현상이 서로 무관하거나 단순히 대립되는 것이 아니라,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낼 것이다. 즉, 본 연구는 ‘비규정성의 자유’ 이념이 절대화될 때 ‘비규정성의 고통’이 초래된다는 사회병리학적인 인과성 테제를 방어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많은 성원이 호소하는 독특한 심리적·정신적 고통의 원인을 정확히 설명하고 그것의 치유와 극복을 돕는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규정성의 고통의 실질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각자가 자기만의 주관적 권리를 주장하고 실현할 수 있도록 해주는 좁은 의미의 형식적 정의 원칙을 지키는 데에서 더 나아가야 함을 보임으로써, 적극적이고 풍부한 내용을 지닌 좋은 삶의 터전을 만드는 방법의 성찰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2. 이론적 측면에서 또한 본 연구는 호네트의 중·후기 저작들인 『이성의 병리』, 『비규정성의 고통』, 『자유의 권리』 등을 주요 고찰 대상으로 삼기 때문에, 그의 인정이론의 발전사적 궤적을 포괄적으로 조망하면서 국내의 호네트 연구를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국내의 악셀 호네트 연구는 지금까지 대부분 1992년 출간된 그의 첫 번째 대표작 『인정투쟁』만을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그가 자신의 사회비판 대상을 크게 ‘무시와 배제의 부정의’와 ‘좋은 삶의 실현을 위협하는 병리현상’으로 나누고, 그의 중기 이후의 연구가 후자 쪽으로 차츰 그 중심을 이동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에 대해서 국내의 연구는 거의 무지한 실정이다. 모든 성원의 동등한 자기실현의 자유를 형식적으로 보장하는 선진화된 자유주의 사회도 개인들을 병리적인 삶의 왜곡과 고통으로 내몰 수 있다는 중요한 통찰은 그의 중기 이후 연구에 담긴 것이다. 물론 호네트가 개인들의 좋은 삶의 실현을 가로막는 병리적 삶의 형식 및 태도 장애들을 진단하는 사회병리학적 비판을 수행한다는 점에 주목하는 국내의 연구가 전무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런 연구들도 대부분 그가 맑스-루카치적 전통을 이어받아 수행한 물화의 병리학에만 초점을 맞출 뿐, 비규정성의 고통에 관해서는 관심을 두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물화 또한 좋은 삶의 영위를 방해하는 현대 사회의 대표적인 병리적 삶의 형식에 해당한다. 그러나 물화는 인간을 ‘대상과 수단’으로 환원하면서 ‘목적 그 자체로서의 인간성’을 무시하고 배제하는 자본주의적 경제체계에 의해 초래되는 것이다. 따라서 물화는 크게 볼 때 사회적 부정의와 연속적 관계에 있는 병리 현상이다. 반면에 비규정성의 고통은 ‘각자의 성공적인 자기실현을 위해서 자발적이고도 능동적인 홀로되기의 선택 가능성’이 지나치게 강조되는 사회 안에서 초래된다. 따라서 이 고통은 인간의 고유성 상실을 깨닫고 그것의 회복을 도모할 때 극복되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한 독특한 인간인 나만의 고유성 추구로부터 결과하는 역설을 깨닫고 이를 넘어서고자 할 때 치유된다. 이처럼 물화와는 엄연히 구별되는 비규정성의 고통에 대한 사회병리학적 고찰을 시도하는 본 연구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급증하기 시작한 현상들에 초점을 맞추고 그 의미를 진단하는 논의의 장을 여는 효과 외에도, 정의(justice)가 제대로 서지 않아서 일어나는 타자 무시의 폭력에서부터 자유의 일면적 비대화가 불러오는 자아 소진의 질병까지, 사회 안의 개인이 겪는 여러 유형의 부정성을 망라하고자 했던 호네트의 방대한 비판이론의 한 중요한 축을 드러내고 논쟁의 장을 여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요약
욜로족과 혼밥혼술문화와 같은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우울증·결정장애 등의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은 현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현상이라 하겠다. 본 연구는 이 두 현상이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비규 ...
욜로족과 혼밥혼술문화와 같은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우울증·결정장애 등의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은 현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현상이라 하겠다. 본 연구는 이 두 현상이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비규정성의 고통이라는 개념을 전경에 세우고, 바로 이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악셀 호네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하고 평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순서로 전개해 나간다.
첫째, 호네트 이론의 발전사에서 고통을 초래하는 사회적 부정성의 세 유형을 무시, 비규정성, 물화로 구별하여 비규정성의 고통이 가지는 개념적으로 특수한 지위를 확인한다. 이로써 이 개념은 현대의 선진 사회에 고유한 사회병리 현상을 진단하기에 적합한 개념임이 밝혀질 것이다.
둘째, 비규정성의 고통의 기반이 되는 비규정성 개념은 단지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근대 사회의 근본적인 측면으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음을 밝힌다. 즉, 비규정성의 고통은 비규정성의 자유와 짝 개념을 이룬다. 비규정성의 자유는 근대 사회에 고유한 성취물로서 개인적 자유의 권리와 그 실현을 말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토대이다. 그러나 자유의 기본형태인 비규정성의 자유가 자유 전체로 오인될 때 비규정성의 자유는 고통을 낳는 자유가 된다.
셋째, 이러한 자유가 오늘날의 선진사회에서 자유의 이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자아실현의 이상이 되고 있음을, 호네트의 사회병리학과 근거리에 있는 에렌베르크(A. Ehrenberg)의 이론을 참조하여 밝힌다. 오늘날 개인의 고유성을 실현할 자유는 사회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명령이라는 성격을 띤다. 고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라는 사회적 명령 아래 소통적이고 인륜적인 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소진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이 바로 비규정성의 자유로부터 고통을 겪는 개인의 모습이다.
넷째, 그러나 호네트는 현대 사회에서 비규정성의 자유로부터 겪는 고통이 ‘주관적 권리’라는 형태로 사회의 법적 제도화를 통해 정당화되고 공고화된다는 점을 밝힌다는 점에서 에렌베르크보다 한 발 더 나아간다. 근대 사회의 성취물인 주관적 권리는 사회의 전반적인 사법화 경향을 통해 그것이 자유의 전체인 양 절대화되면서 심지어 개인의 내면적 주관성을 재편하는 데에까지 다다른다. 호네트의 이론은 자유의 사법화 경향이 단지 생활세계가 전략적 사고에 의해 침윤되는 현상을 넘어 결정 장애나 행위 불능과 같은 주체의 고유한 병증을 낳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다섯째, 호네트의 이론은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사법적 관계의 전면화가 망각시키고 왜곡시킨 소통적인 인륜적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비규정성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다는 처방을 제시한다. 그러나 호네트의 이러한 처방은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는 상호주관적 소통 관계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낙관적 소박성의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나아가 현존하는 자유 규범들의 의미와 가치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평가적 실천만으로도 사회적 병리현상 들이 치유될 수 있다는 그의 처방은, 현존하는 규범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그것들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는 적극적 구성을 촉구하는 급진적인 처방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진 보수성의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그리고 더욱이 법의 형식적 형평성이 편중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배제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네트의 이론형성 초기에 제시되었던 인정투쟁 개념을 재활성화시킴으로써 개인의 반성적 성찰과 함께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기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
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나만의 고유성을 발견하면서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써나가는 ‘개인’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권위주의적인 국가 질서와 유교적 전통으로 인해 개인으로서의 자기를 추구할 자유가 오랫동안 가로막혀 있던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과 자기만의 창조적인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존중하고 권장하는 사회가 된 것으로 보일지라도, 한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성원들에 의해서 좋은 삶의 터전으로 인정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의 고통을 호소하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소비 및 직업 생활의 방식을 정할 수 있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그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행위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개인들 또한 늘고 있다. ‘권위’의 시대는 가고 ‘권리’의 시대가 왔지만, 우리 사회의 성원들은 나만의 주관적인 고유성을 구현하는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이룩한 개인이 되고자 끝없이 자기를 계발하느라 크고 작게 일그러지고 다치는 중이다. 따라서 우리에게 새롭게 닥친 이러한 현상들을 올바로 분석·이해·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는 앞서 언급된 우리 사회의 질병들을 선진화된 자유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비규정성의 고통”이라고 칭하고 그 실질적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는 현대 사회·정치철학의 대표자 중 한 명인 악셀 호네트의 분석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 절실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첫째, 호네트의 비판이론에서 사회적 부정성은 무시, 비규정성, 물화라는 세 유형으로 구별되며, 이 중 특히 비규정성의 고통은 현대의 선진 사회에 고유한 사회병리 현상을 진단하기에 적합한 개념에 해당한다는 것을 밝힌다. 둘째, 비규정성의 고통은 비규정성의 자유와 맞짝을 이루는 개념임을 보인다. 비규정성의 자유는 근대 사회에 고유한 성취물로서 개인적 자유의 권리와 그 실현을 말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토대이다. 셋째, 그러나 자유의 최소 형태인 비규정성의 자유가 자유 전체로 오인될 때 비규정성의 자유는 고통을 낳는 자유가 된다. 고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라는 사회적 명령 아래 소통적이고 인륜적인 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소진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이 바로 비규정성의 자유로부터 고통을 겪는 개인의 모습이다. 넷째, 호네트에 따르면, 현대 사회에서 비규정성의 자유가 유발하는 고통은 ‘주관적 권리’의 형태를 띠는 법적 장치를 통해 정당화되며 공고해진다. 주관적 권리는 사회의 전반적인 사법화 경향을 통해 그것이 자유의 전체인 양 절대화되면서 심지어 개인의 내면적 주관성을 재편하는 데에까지 다다른다. 다섯째, 호네트는 그러므로 사법적 관계의 전면화가 망각시키고 왜곡시킨 소통적인 인륜적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비규정성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다는 처방을 제시한다. 그러나 이 처방은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는 상호주관적 소통 관계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낙관적이며 불충분하다. 따라서 호네트의 이론형성 초기에 제시되었던 인정투쟁 개념을 재활성화시킴으로써 보다 적극적인 사회적 자유의 실현을 위한 구성적 실천의 경로가 모색될 필요가 있다.
영문
Recently in our society the YOLOs who take off their social obligations and responsibilities to enjoy a one-time life are praised, and the number of people are enjoying the freedom to become voluntarily alone. This tendency shows that members of our s ...
Recently in our society the YOLOs who take off their social obligations and responsibilities to enjoy a one-time life are praised, and the number of people are enjoying the freedom to become voluntarily alone. This tendency shows that members of our society now understand that “the truly good life” means becoming an “individual” who creates his own narrative of life. This phenomenon is welcome in our society where authoritarian state order and confucian tradition have long prevented the freedom of individual to pursue and realize my own self. However, the problem is that even though our society seems to respect and encourage the desire of individuals to create their own creative life, a lot of people is not living the good life. Many individuals are complaining of suffering from depression or lethargy that are so deep that they cannot live a normal social life. There is also an increasing number of individuals complaining of determination disorders in which they are incapable of deciding in the face of the infinite possibilities in the ways of consumption, job and life patterns. The age of authority has gone, and the age of right has come. However, the members of our society are distorted and injured endlessly to develop themselves, desiring to become an individual who has achieved a narrative of life with my own subjective uniqueness. Therefore, we need to properly analyze, understand, diagnose, and make appropriate prescriptions for these new phenomena. This study attempts to meet this urgent need by systematically reconstructing the analysis of Axel Honneth who calls the above-mentioned diseases of our society the “suffering from indeterminacy”. For this purpose, this study discusses following aspects: 1) Social negativity is divided into three types in Honneth’s critical theory: disrespect, reification, and indeterminacy. Among these, the concept of indeterminacy is particularly appropriate for diagnosing the social pathology inherent in the modern advanced society. 2) The suffering from indeterminacy is related with the freedom of indeterminacy that is the achievement of modern society and indispensable foundation for addressing the rights and realization of personal freedom. 3) If the freedom of indeterminacy, the minimalistic form of liberty, is mistaken for freedom as a whole, it causes the pain. The individual who is cut off from the communicative relations and stands under the social command to exercise is the figure of the person suffering the pain caused by the freedom of indeterminacy. 4) According to Honneth, the suffering caused by freedom of indeterminacy in modern society is justified and consolidated through legal mechanisms of “subjective rights”. The system of subjective rights makes the individual’s inner subjectivity reorganized, when it is enshrined as absolute as if it is the whole of freedom. 5) Honneth therefore suggests that the pain of Indeterminacy can be cured by restoring communicative relationships that have been forgotten and distorted by the totalization of judicial semantic. However, this prescription is overly optimistic and insufficient in that it presupposes unpolluted intersubjective relationships that already and still exist in society. Therefore, it is necessary to find the path of constructive practice for the realization of more active social freedom, by reactivating the concept of recognition struggle that was presented by Honneth at the beginning of his theory formation.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
최근 우리 사회에는 한 번뿐인 인생을 향유하기 위해 인륜적 의무와 사회적 책무를 벗고 자발적인 홀로되기의 여정을 떠나는 욜로족이 예찬되고 혼밥과 혼술의 자유를 만끽하는 이들이 급증하는 추세다. 이런 경향은 우리 사회의 성원들이 이제 ‘진정으로 잘 산다’는 것은 그 누구의 것과도 혼동될 수 없는 나만의 고유성을 발견하면서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써나가는 ‘개인’이 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권위주의적인 국가 질서와 유교적 전통으로 인해 개인들의 자유로운 자기추구의 가능성이 오랫동안 정치적, 문화적으로도 가로막혀 있던 우리 사회에서 이러한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은 그 자체로 환영할만한 일이다. 그런데 문제는, 타인들이 정해놓은 길에서 벗어나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열망과 자기만의 창조적인 삶을 개척하려는 노력을 존중하고 권장하는 사회가 된 것으로 보일지라도, 한국은 여전히 대부분의 성원들에 의해서 좋은 삶의 터전으로 인정되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다. 정상적인 사회적 삶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깊은 우울증이나 무기력증의 고통을 호소하는 개인들이 급증하고 있으며, 소비 및 직업 생활의 방식을 정할 수 있는 원칙적으로 허용되는 무한한 가능성 앞에서 그 어느 쪽으로도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행위 불능 상태에 빠지는 ‘결정장애’를 호소하는 개인들 또한 늘고 있다. 또한 ‘잉여인간’이나 ‘방향성 상실’의 현상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이다. ‘권위’의 시대는 가고 ‘권리’의 시대가 왔지만, 우리 사회의 성원들은 나만의 주관적인 고유성을 구현하는 창조적인 삶의 서사를 이룩한 개인이 되고자 끝없이 자기를 계발하고 ‘노오력’하느라 크고 작게 일그러지고 다치는 중이다. 우리에게 새롭게 닥친 이러한 현상들을 올바로 분석·이해·진단하고 적절한 처방을 강구하지 않는 한, 우리 사회 역시 서구 선진사회가 겪는 사회적 곤란에 시달리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요즘 인구에 회자되는 ‘피로사회론’은 우울증과 같은 현대사회의 전형적인 질병이 무한한 성과에 대한 사회의 명령을 자신의 규범으로 내면화한 데 따른 결과라고 올바르게 진단하고 있지만, 그의 진단은 전문직종사자에 특화된 것으로 이론의 보편화 가능성의 측면에서 문제를 노출하고 있고, 사회의 전체적 변화를 시야에 두기보다는 개인의 내면적 성숙을 처방으로 내세우는 한계를 드러내며, 근대의 고유한 성취인 개인의 권리가 가지는 긍정적 측면을 올바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불충분하다. 따라서, 위의 현상들에 대한 적절한 진단 및 그에 대한 올바른 이론적 대응을 가능하게 해 주는 관점과 이론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 본 연구는 앞서 언급된 우리 사회의 질병들을 선진화된 자유주의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비규정성의 고통”이라고 칭하고 그 실질적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는 현대 사회·정치철학의 대표자 중 한 명인 악셀 호네트의 분석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이 절실한 요구에 부응하고자 한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욜로족과 혼밥혼술문화와 같은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우울증·결정장애 등의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은 현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현상에 해당한다. 본 연구는 이 두 현상이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비규 ...
욜로족과 혼밥혼술문화와 같은 ‘개인적 자유의 급증’과 우울증·결정장애 등의 ‘개인적 삶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드는 새로운 질병의 급증’은 현대 사회에서 발견되는 두 가지 현상에 해당한다. 본 연구는 이 두 현상이 유기적인 인과성의 관계에 있음을 드러내기 위해 비규정성의 고통이라는 개념을 전경에 세우고 이 문제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내리는 악셀 호네트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재구성함으로써 다음의 논점들을 분명하는 소득을 거둘 수 있었다. 첫째, 호네트 이론의 발전사에서 고통을 초래하는 사회적 부정성의 세 유형은 크게 무시, 비규정성, 물화로 구별되며, 이 중 비규정성의 고통은 개념적으로 특수한 지위를 갖는다. 즉 이 개념은 현대의 선진 사회에 고유한 사회병리 현상을 진단하기에 적합한 개념에 해당한다. 둘째, 비규정성의 고통의 기반이 되는 비규정성 개념은 단지 부정적인 측면만을 지니는 것이 아니라 근대 사회의 근본적인 측면으로서 긍정적인 측면도 지니고 있다. 즉, 비규정성의 고통은 비규정성의 자유와 짝 개념을 이룬다. 비규정성의 자유는 근대 사회에 고유한 성취물로서 개인적 자유의 권리와 그 실현을 말하기 위한 필수불가결한 토대이다. 그러나 자유의 기본형태인 비규정성의 자유가 자유 전체로 오인될 때 비규정성의 자유는 고통을 낳는 자유가 된다. 셋째, 이러한 자유가 오늘날의 선진사회에서 자유의 이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자아실현의 이상이 되고 있다. 이는 호네트의 사회병리학과 근거리에 있는 에렌베르크(A. Ehrenberg)의 이론을 참조할 때 더욱 분명하게 확인된다. 오늘날 개인의 고유성을 실현할 자유는 사회가 개인에게 부과하는 명령이라는 성격을 띤다. 고유성과 창의성을 발휘하라는 사회적 명령 아래 소통적이고 인륜적인 관계로부터 단절되어 소진되어 가는 개인의 모습이 바로 비규정성의 자유로부터 고통을 겪는 개인의 모습이다. 넷째, 그러나 호네트는 현대 사회에서 비규정성의 자유로부터 겪는 고통이 ‘주관적 권리’라는 형태로 사회의 법적 제도화를 통해 정당화되고 공고화된다는 점을 밝힌다는 점에서 에렌베르크보다 한 발 더 나아간다. 근대 사회의 성취물인 주관적 권리는 사회의 전반적인 사법화 경향을 통해 그것이 자유의 전체인 양 절대화되면서 심지어 개인의 내면적 주관성을 재편하는 데에까지 다다른다. 호네트의 이론은 자유의 사법화 경향이 단지 생활세계가 전략적 사고에 의해 침윤되는 현상을 넘어 결정 장애나 행위 불능과 같은 주체의 고유한 병증을 낳는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다섯째, 호네트의 이론은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고 있지만 사법적 관계의 전면화가 망각시키고 왜곡시킨 소통적인 인륜적 관계를 회복함으로써 비규정성의 고통이 치유될 수 있다는 처방을 제시한다. 그러나 호네트의 이러한 처방은 사회 안에 이미 존재하는 상호주관적 소통 관계를 전제한다는 점에서 낙관적 소박성의 측면을 지니고 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나아가 현존하는 자유 규범들의 의미와 가치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평가적 실천만으로도 사회적 병리현상 들이 치유될 수 있다는 그의 처방은, 현존하는 규범들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고발하고 그것들을 대체할만한 새로운 규범을 만들어내는 적극적 구성을 촉구하는 급진적인 처방과는 지나치게 동떨어진 보수성의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한계를 넘어서기 위해, 그리고 더욱이 법의 형식적 형평성이 편중적인 방식으로 작동하면서 사회적 약자들의 배제를 정당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호네트의 이론형성 초기에 제시되었던 인정투쟁 개념을 재활성화시킴으로써 개인의 반성적 성찰과 함께 사회의 병리현상을 치유하는 기제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