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인간 로봇의 감성적 배치에 관한 연구: 1920년대와 30년대 웨스팅하우스사의 로봇 개발을 중심으로 Studies on Nonhuman Robot and its Aesthetic Arrangement: Focusing on Robots of the Westinghouse EC in 1920s & 30s
[로봇 발생기로부터 인간과 비인간 기계의 관계에 관한 과학기술미학의 해명] 본 연구 제안은 우리 시대와 가까운 미래의 쟁점인 로봇을 과학기술학 지식과 인문학 지식의 연결망 위에서 탐구해온 기존 연구 성과를 심화 확장한다. 이를 위해 로봇의 발생 시기(1920-30 ...
[로봇 발생기로부터 인간과 비인간 기계의 관계에 관한 과학기술미학의 해명] 본 연구 제안은 우리 시대와 가까운 미래의 쟁점인 로봇을 과학기술학 지식과 인문학 지식의 연결망 위에서 탐구해온 기존 연구 성과를 심화 확장한다. 이를 위해 로봇의 발생 시기(1920-30년대)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인간-비인간 기계의 관계’에 관한 과학기술미학적 이해를 도모하고자 한다. 1970-80년대 휴머노이드와 AI로봇의 연구 개발에서 가토 이치로, 모리 마사히로, 찰스 로젠과 같은 2세대 연구자들은 이미 1970년대 이전부터 기계에 인간의 이상적인 신체, 신체운동, 그리고 정신을 재현하려는 휴머니즘적 경향을 드러냈다. 반면 1980년대의 히로시 시게오나 로드니 브룩스와 같은 3세대 연구자들은 로봇의 신체성과 지능이 인간성의 미메시스가 아니며 생명-물질의 영역에서 자기-조직화된 창발임을 주장했다. 1970-80년대 로봇 연구자들의 상호 충돌하는 결론에는 ‘인간과 비인간 기계의 관계’가 ‘변형신체성’ 문제와 더불어 은폐되었으며, 이는 로봇 발생기인 1920년대와 30년대로부터 연원한다. 다음의 물음들에 답하여 이러한 문제를 해명하고자 한다.
①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재규정] 인간과 로봇 사이의 존재론적 긴장이 배태된 1920년대와 30년대의 로봇을 어떻게 규정해야만 로봇을 진보의 동력이자 두렵고 혐오스런 대상으로 바라보는 모순적 태도에서 벗어날 수 있는가? 1970년대가 되기 전까지 로봇은 차페크의 문학적 상상력에 힘입어 대중의 감성에 기입되었다. 그러나 사실상 1920년대와 30년대 웨스팅하우스사의 <텔레복스>, <일렉트로>와 같은 로봇들은 전력 발전, 네트워크 제어, 가전기술 등에 의해 실현되는 기술적 대상로 존재했다. 따라서 1920년대와 30년대에 제작된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 재규정함으로써 로봇에 대한 모호한 정서들과 관념들을 비판적으로 해명할 수 있을 것이다.
②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비인간 로봇] 로봇과학기술이 미성숙 단계였던 시기에 로봇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미학적 상상력이었다. 그런데 이것이 어떤 방식으로 비인간으로서의 로봇에 관한 관념들을 양산했는가? 1920년대 로봇과학기술의 발생에는 소설, 영화, 신문과 과학 잡지 등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로봇은 이러한 미학적 행위소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기계인간’, ‘인조인간’, ‘기계 하인’, ‘기계 노예’ 등과 같은 비인간의 관념들이 덧붙었다. <텔레복스>를 도구적이며, 불온하고, 혐오스런 비인간 존재로 바라보게 하는 미학적 아비튀스(habitus)가 만들졌다. 따라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과 연결된 미학적 행위소 분석을 통해 당대 비인간 로봇의 특성을 규명한다.
③ [비인간 로봇의 신체 사물화와 변형신체성] 과학기술 대상인 로봇의 비인간 특성을 설명해줄 근거는 무엇인가? 포드주의를 적극 도입한 1930년대 웨스팅하우스사는 비숙련 노동자를 양산하는 대표 기업이 되었다. 포드주의의 확산은 생산도구 및 노동의 표준화를 강화하고 잠재적 노동력으로서의 인간 신체에 대한 사물화를 강화했다. 이러한 사물화에서 <일렉트로>와 같은 로봇들은 전기 동력과 모터 기술에 의한 ‘소모되지 않는 기계 신체성’으로 변형되었다. 본 연구는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비인간 로봇의 발생에서 인간노동과 기계동력 사이의 사물화를 분석하고, 나아가 로봇에 포함된 기술들의 소비로부터 발생한 변형신체성을 분석한다.
④ [비인간 로봇의 변형신체성의 양상들: 로봇의 젠더화와 기계지능] 로봇발생기, 인간과 비인간 로봇 사이에서 이루어진 신체 변형성의 양상은 어떻게 분화되었는가? 로봇 발생기의 비인간 로봇은 우리 시대의 화두인 과학기술에서의 젠더화, 기계의 지능과 자율성의 문제 등을 야기한다. 1930년대 로봇 <일렉트로>에게서 구현된 남성중심주의적인 기술은 당시 가전제품 소비 및 여성의 가사노동과 연결된다. 또한 이 로봇은 기계 지능을 인간과 비교함으로써 로봇의 자율성과 윤리에 관한 포스트휴먼의 잠재성을 드러낸다. 따라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비인간 로봇의 발생에서 로봇의 젠더화, 기계 지능과 자율성에 관한 포스트휴머니즘적 문제들 해명한다.
본 연구 제안은 실제 로봇과학기술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연구이며, 과학기술에 개입하는 미학의 역할을 해명하려는 연구이다. 연구의 결과는 과학기술인문학을 위한 구체적이며 체계적인 연구 사례가 될 것이다.
기대효과
[학문적 기여] 과학기술의 구성에서 문화적 상상과 미적 경험의 힘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로봇이 과학기술 대상이라는 사실 또한 더 없이 중요하다. 지식들의 사회적 연결망 위에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은 과학기술정치학에 의해, 과학기술역사학에 의해, 혹은 과학 ...
[학문적 기여] 과학기술의 구성에서 문화적 상상과 미적 경험의 힘들은 중요하다. 하지만 로봇이 과학기술 대상이라는 사실 또한 더 없이 중요하다. 지식들의 사회적 연결망 위에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은 과학기술정치학에 의해, 과학기술역사학에 의해, 혹은 과학기술미학에 의해 다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 제안은 로봇을 과학기술과 미학을 횡단한 선행 연구들의 연장선에서 진행된다. 이러한 연구의 결과는 로봇의 미학, 기계의 미학, 과학기술미학, 나아가 본 연구 제안자가 수년 전부터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과학기술인문학’의 확산에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나아가 최근 학계의 관심사로 떠오른 포스트휴먼의 여러 징후들에 대한 이해의 관념성을 제거하고 문제를 좀 더 구체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사회적 기여] 본 연구자는 소속 대학에서 수행하고 있는 <인문도시사업>의 일환으로 과학기술과 인문학, 과학기술과 예술에 관한 강연을 지역 시민들을 대상으로 여러 차례 진행해왔다. 이와 관련해서 연구의 결과는 향후 진행될 ‘과학기술과 미래의 지역문화’라는 <인문도시사업> 실행 설계에 반영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설계는 소속 대학이 위치한 지역 내의 <로봇페스티벌> 기획으로 연계될 것이다. 또한 올해 예정된 국립00과학관과의 <오토마타와 포스트휴먼의 삶> 전시의 기획에 반영할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인문학 연구의 전문성을 넘어 시민들과 그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시민과학기술>의 기회를 마련할 것이다.
[인력양성 및 교육과의 연계] 본 연구자는 소속 대학이 수년간 추진해온 프라임사업의 일환으로 <자동인형(AUTOMATA). 우리가 몰랐던 환상기계>, <공대생을 위한 SF영화클럽>, <과학기술인문학의 가능성>, <공학-인문-예술의 소통: 전기양은 인간을 잡아먹는가?> 등과 같은 창의융합 교육 프로그램, 과학기술인문학과 관련된 교과 및 비교과 강의, 그리고 특강들을 개설해왔다. 제안하는 연구의 결과를 토대로 인문학 및 예술 전공자, 과학 및 공학전공자를 위한 교과 및 비교과 교육프로그램으로 개발하고 학문 연속성을 위한 후학양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관련 연구의 확산을 위한 토대 자료 구축] <로봇과학기술 지식의 구성에서 시각이미지에 관한 연구>(2017-2019년) 수행의 일환으로 1960년대 일본 로봇과학기술의 성립기에 일본로봇학회를 중심으로 가토 이치로, 모리 마사히로 등 관련 연구자들의 계보를 작성하고 있다. 이를 통해 일본 휴머노이드 로봇의 발생이 전쟁 세대이자 의공학을 전공한 연구자들에 의한 것이었다는 사실과 함께 훗날 이들에 의해 ‘로봇人間學’이라는 독특한 개념이 만들어지고 ‘不気味の谷(uncanny valley)’이설과 같은 인간-기계 관계론이 등장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연구 제안의 수행 과정에서 1920년대와 30년대 미국과 유럽의 로봇 연구개발의 계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들(특허 혹은 논문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하고자 한다. 나아가 로봇의 발생기를 통해 진행된 로봇 소비자들의 감성적 배치를 분석하는 과정에서는 신문, 잡지, 소설 등의 자료와 목록도 수집 정리할 예정이다. 이러한 수집 자료를 통해 과학기술 대상인 비인간 로봇들과 인간적인 것 사이의 관계 지형도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러한 성과물은 향후 국내외의 로봇과학기술 관련 인문학연구의 확산을 위한 토대자료가 되어줄 것이다.
연구요약
[연구 대상] 본 연구 제안이 다루려는 주제는 ‘로봇과학기술이 발생한 1920년대와 30년대 비인간 로봇의 감성적 배치’이다. 즉 로봇과학기술의 발생과정에서 비인간으로서의 로봇이 어떻게 인간과의 관계를 문화적으로 자리매김하는가를 해명한다. 이를 위해서 웨스팅하 ...
[연구 대상] 본 연구 제안이 다루려는 주제는 ‘로봇과학기술이 발생한 1920년대와 30년대 비인간 로봇의 감성적 배치’이다. 즉 로봇과학기술의 발생과정에서 비인간으로서의 로봇이 어떻게 인간과의 관계를 문화적으로 자리매김하는가를 해명한다. 이를 위해서 웨스팅하우스의 로봇 <텔레복스(Televox)>와 <일렉트로(Elektro)>를 중심으로 ①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 정의하고, ② 비인간 로봇의 양상을 설명하며, ③ 로봇 신체의 사물화와 변형신체성을 해명하고, ④ 로봇의 젠더화 및 기계지능의 양상을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은 당대 주요 문학작품의 서사, 신문, 과학 잡지 등과 연결됨으로써 감성적 배치의 지형도로 구축될 것이다.
[연구 방법] 로봇은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고 성찰해야할 ‘지능적 기계 사회의 인간적 현실’이다. 그러나 로봇은 미학적 상상 속에서 배태되어 우리 머릿속 환영처럼 고착된 사회적 관념들이 되어버렸다. 이러한 고착을 해소하기 위해, ① B. 라투르/J. 로/M. 칼롱의 <행위자네트워크이론>을 토대로 로봇을 과학기술 영역에서 생성된 대상, 즉 과학기술 대상으로 규정한다. 로봇의 이러한 규정은 과학기술의 거대한 연결망 위에서 미학적인 표현으로 번역된다. 또한 로봇과학기술의 이러한 성격을 J. 랑시에르의 미학정치이론을 차용하여 ‘감성적 배치’라는 개념으로 설명된다. ②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로봇이 감성적으로 배치되는 과정은 D. 해러웨이, J. 베넷, K. 바라드, R. 브라이도티 등의 비인간 이론을 통해 인간 타자로서 로봇이 어떤 양상을 드러내는지 보여준다. ③ 노동력과 기계 동력으로 치환되는 로봇 신체의 사물화 과정은 로봇의 구조와 작동이 어떻게 인간적인 것과 결합하는지를 보여준다. S. 알라이모 등의 변형신체성 개념은 로봇관련 기술들이 소비될 때 인간-기계 신체의 변형이 어떻게 인간과 비인간의 혼종을 낳는지를 설명한다. 나아가 ④ 로봇의 신체성에 관한 분석은 비인간 로봇의 주요 특징으로 로봇의 젠더화와 기계지능의 효과로서 기계윤리 등의 문제를 설명해준다.
[연구내용] <1차년도: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비인간 로봇의 발생(1920년대 웨스팅하우스의 로봇 <텔레복스>를 중심으로)> ①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의 발생: 1920년대 로봇 <텔레복스>를 중심으로,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 규정한다. <텔레복스>는 웨스팅하우스의 전력 네트워크 제어기술과 연결되어 과학기술로 소비됨으로써 미학적 상상에 따른 여타 로봇들과 구별된다. ② 비인간으로서의 로봇 <텔레복스>: 1920년대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로봇은 감성적인 배치 과정에서 인간 타자로서 비인간 존재로 규정된다.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텔레복스>와 같은 로봇들은 강력한 미학적 서사들에 영향을 받아 비인간의 특성들을 체화한다. 그리고 로봇의 비인간 특성들은 인간 및 로봇 자체에 재투입된다. ③ 결국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비인간 <텔레복스>에 관한 분석을 통해 로봇에 대한 모호한 열광과 혐오의 고착된 관념을 비판한다.
<2차년도: 비인간 로봇의 물신화와 변형신체성(1930년대 웨스팅하우스의 로봇 <일렉트로>를 중심으로)> ① 비인간 로봇에게서 신체 물신화와 변형신체성: 1930년대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로봇 <일렉트로>가 어떻게 인간 노동력과 기계동력의 치환을 통해 신체를 사물화했는지 분석한다. 로봇 신체의 사물화는 그 로봇에 포함된 개별 기술들이 산업과 가정에서 소비되는 과정에서 인간과 비인간 로봇 사이의 변형신체성을 야기한다. ② 로봇 <일렉트로>에게서 기술 젠더화와 기계지능 문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 <일렉트로>의 신체 물신화와 변형은 로봇의 젠더화와 지능화라는 양상으로 나타난다. 로봇의 젠더화는 당시 과학기술의 젠더화 경향에 더하여 가전기술을 통해 가사노동 문제와 연결된다. 기계 지능은 인간의 사고능력과 대립하면서 윤리적 긴장을 야기하며 나아가 미학적 상상 속에서 감성적으로 배치된다. ③ 결국 로봇의 신체성과 관련된 이러한 분석은 인간과 로봇 사이에서 포스트휴머니즘적인 혼종의 구체적 양상이 어떻게 미학적으로 재구성되는지를 해명해준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본 연구는 1920년대와 30년대 비인간 로봇의 감성적 배치를 분석한다. 즉 로봇과학기술의 발생과정에서 비인간으로서의 로봇이 어떻게 인간과의 관계를 문화적으로 자리매김하는가를 해명한다. 이를 위해서 웨스팅하우스사의 로봇 <텔레복스(Televox)>와 <일렉트로(Elekt ...
본 연구는 1920년대와 30년대 비인간 로봇의 감성적 배치를 분석한다. 즉 로봇과학기술의 발생과정에서 비인간으로서의 로봇이 어떻게 인간과의 관계를 문화적으로 자리매김하는가를 해명한다. 이를 위해서 웨스팅하우스사의 로봇 <텔레복스(Televox)>와 <일렉트로(Elektro)>를 중심으로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 정의하고, 비인간 로봇의 양상을 설명하며, 로봇의 신체성과 그 변형을 해명하고, 로봇의 젠더화 및 기계지능의 양상을 분석한다. 이러한 분석은 로봇에 체화한 기술 특성과 함께 문화적 서사, 신문, 과학잡지 등의 상호 교차를 대상으로 삼아 로봇들의 감성적 배치를 해명한다.
영문
The studies analyze the aesthetic assemblage of non-human robots in the 1920s and 30s. In other words, they explain how robots as non-humans establish cultural relationships with humans in the process of the occurrence of robotics. According to these ...
The studies analyze the aesthetic assemblage of non-human robots in the 1920s and 30s. In other words, they explain how robots as non-humans establish cultural relationships with humans in the process of the occurrence of robotics. According to these goals, robots(for examples, Westinghouse's Televox and Electro) are defined as scientific-technological objects, explained as the aspects of non-human robots. And their corporeality and trans-corporeality are explained, and their gendered aspects and mechanical intelligence are analyzed. This analysis clarifies the aesthetic assemblage of the robots by intersections of cultural narratives, newspapers, and science magazines with the technical characteristics embodied in them.
연구결과보고서
초록
본 연구는 과학기술학과 인문학의 지식 연결망 위에서 로봇의 발생 시기인 1920-30년대 ‘인간-비인간 기계의 관계’에 관한 과학기술미학적 이해를 도모한다.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규정] 1970년대가 되기 전까지 로봇은 차페크의 문학적 상상력에 힘입어 대중의 감 ...
본 연구는 과학기술학과 인문학의 지식 연결망 위에서 로봇의 발생 시기인 1920-30년대 ‘인간-비인간 기계의 관계’에 관한 과학기술미학적 이해를 도모한다.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규정] 1970년대가 되기 전까지 로봇은 차페크의 문학적 상상력에 힘입어 대중의 감성에 기입되었다. 그러나 1920년대와 30년대 웨스팅하우스사의 <텔레복스>, <일렉트로>와 같은 로봇들은 전력 발전, 네트워크 제어, 가전기술 등에 의해 실현되는 기술적 대상으로서 이미 존재했다. 이 시기 제작된 로봇을 과학기술 대상으로 재규정함으로써 로봇에 대한 모호한 정서와 선입견을 비판적으로 분석한다. [과학기술 대상으로서의 비인간 로봇] 로봇과학기술이 미성숙 단계였던 시기에 로봇에게 강력한 영향을 미친 요인은 소설, 영화, 신문과 과학잡지의 미학적 상상력이었다. 로봇은 이러한 미학적 행위소와 연결되는 과정에서 ‘기계인간’, ‘인조인간’, ‘기계 하인’, ‘기계 노예’ 등과 같은 비인간 관념들과 결합했다. 예컨대 이 시기 <텔레복스>와 같은 로봇을 도구적이며, 불온하고, 혐오스런 비인간 존재로 바라보게 하는 미학적 아비튀스(habitus)가 만들졌다. [비인간 로봇의 신체성과 변형] 포드주의를 도입한 1930년대 웨스팅하우스사는 비숙련 노동자를 양산하는 대표 기업이 되었다. 포드주의의 확산은 생산도구 및 노동의 표준화를 강화하고 잠재적 노동력으로서의 인간 신체를 사물화했다. 이와 더불어 같은 시기 <일렉트로> 같은 로봇은 전기 동력과 모터 기술에 의한 ‘소모되지 않는 기계 신체성’을 지닌 존재로 나타났다. [비인간 로봇의 양상으로서 젠더화와 기계지능] 로봇 발생기의 비인간 로봇은 과학기술에서의 젠더화, 기계의 지능과 자율성의 문제를 일으킨다. 1930년대 로봇 <일렉트로>에게서 구현된 남성중심주의적인 기술은 당시 가전제품 소비 및 여성의 가사노동과 연결된다. 또한 이 로봇에 대한 해석은 기계 지능을 인간의 지능과 비교함으로써 로봇의 자율성과 윤리에 관한 포스트휴먼적인 긴장을 드러낸다.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현실에서의 로봇은 그 어느 시대든 첨단 기술의 집약으로 완성된다. 특히 휴머노이드나 안드로이드 등의 인간형 로봇들은 인간과 기계, 인간과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명해줄 수 있는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이것이 인간 이후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
현실에서의 로봇은 그 어느 시대든 첨단 기술의 집약으로 완성된다. 특히 휴머노이드나 안드로이드 등의 인간형 로봇들은 인간과 기계, 인간과 기술, 인간과 비인간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명해줄 수 있는 연구 주제가 되고 있다. 이것이 인간 이후의 인문학을 고민하는 포스트휴먼 시대의 인문학에 가하는 자극은 상당하다. 로봇이 명명되었던 지난 100년 동안 로봇과학기술이 현실성을 가지게 된 것은 수십 년에 불과하지만, 문화적 상상과 미적 경험이 그것에 미친 영향은 상당하다. 또한 과학기술 대상으로서 로봇은 주로 역사의 관점에서 다뤄지거나 아예 문학의 상상 속에서 다뤄졌다. 무엇보다도 본 연구는 이러한 미학적 특성이 실제 로봇과학기술과 어떻게 결합되는지를 실제 로봇 개발의 초기 형태에서 확인했다. 그리고 연구를 통해서 로봇의 특성이 인간과 접속하면서 다양한 혼종의 양상으로 재생산되었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를 토대로 향후 로봇과학기술이 다양한 지식의 연결망 위에서 ‘과학기술미학’이라는 이론적 관점으로 다뤄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른 한편 본 연구에 앞서 추진한 <로봇과학기술 지식의 구성에서 시각이미지에 관한 연구>(2017-2019년, 한국연구재단 지원)는 1960년대와 70년대 본격적인 로봇 생산 시기에 미국과 일본의 로봇과학기술이 어떻게 발생하고 유형화되었는지를 분석했다. 그 과정에서 일본 로봇과학기술의 성립기에 일본의 로봇 관련 학회들을 중심으로 일련의 연구자들이 ‘ロボット人間學’이라는 독특한 개념을 생산하면서 실제로 ‘부키미노타니(不気味の谷, uncanny valley)’을 경험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런데 본 연구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60, 70년대 로봇공학자들의 이런 경험이 사실상 1920년대와 30년대 비인간 로봇과 인간 사이에서 상호 치환되어 나타나는 혼종 경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하게 되었다. 요컨대 모리 마사히로의 부키미노타니는 현상적으로 인간 존재에 점근하는 비인간 존재에 대한 부정적인 정서를 말하는데, 이것이 모종의 정신분석학적인 외상과 함께 당시 일본 휴머노이드 연구 개발에 기입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현재 이와 관련된 연구 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며, 나아가 심화 연구를 추진하고자 계획하고 있다. 본 연구자는 프라임사업의 일환으로 <자동인형(AUTOMATA). 우리가 몰랐던 환상기계>, <공대생을 위한 SF영화클럽>, <과학기술인문학의 가능성> 등과 같은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 운영한 경험이 있다. 향후 본 연구의 성과를 인문학, 예술 전공자, 과학, 공학전공자를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후학양성에 기여하고자 한다. 또한 현재 소속된 인문한국플러스 사업단에서는 물질 및 기계 비인간에 대한 인간중심주의적인 억압의 양상으로서 기후변화, 지구오염, 사이배슬론에서 장애신체의 비자율성 등과 같은 혐오 및 차별 현상에 관한 연구를 수행 중이다. 본 연구 결과를 이러한 주제들과 통합하여 심화 확산 연구를 추진할 계획이다.
색인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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