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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를로-퐁티 언어 현상학에서의 암묵적 코기토 연구
Understanding Tacit Cogito in the Phenomenology of Language au Merleau-Ponty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시간강사지원사업 [지원년도 신청 요강 보기 지원년도 신청요강 한글파일 지원년도 신청요강 PDF파일 ]
연구과제번호 2019-S1A5B5A07-2019S1A5B5A07093499
선정년도 2019 년
연구기간 1 년 (2019년 09월 01일 ~ 2020년 08월 31일)
연구책임자 한우섭
연구수행기관 한국외국어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종료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메를로-퐁티(Merleau-Ponty, 1908~1961)의 철학에 내재하는 언어 현상학적 문제의식을 암묵적 코기토(cogito tacite)라는 개념을 통해 명확히 드러내고, 그 개념으로부터 파생하는 철학적 난점들을 해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메를로-퐁티에게 암묵적 코기토란 데카르트적 코기토의 추상성에 대한 반발로 전개되는 참된 코기토로서, 그것은 ‘상공의 사유(la Pensée du survol)’를 펼치며 세계를 초월론적 위치에서 관조하는, 그래서 세계의 현상을 자신으로부터 연역해내는 ‘자기원인’적 코기토가 아니라, 세계에 속한 신체-주체의 한계를 인정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 코기토라고 정의할 수 있다. 이때 신체-주체의 암묵적 코기토가 ‘암묵적’이라고 지칭되는 이유는 데카르트적 코기토가 사유를 통해 세계를 구성하기 위해 필요로 하는 언어와 개념은 그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감각세계의 로고스(un Logos du monde sensible)’로서의 지각적 차원을 요구한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란 자기 투명성을 이상으로 하는 주지주의를 반박하기 위해 동원되는 전략적 개념임과 동시에, 사유에 선행하는 선-술어적 지각 세계의 근원성을 강조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강조는 단순히 지각적 차원의 선행성 내지는 근원성을 가리키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이념성의 발생의 문제와도 연결되면서 철학 그 자체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되기도 한다. 이는 그의 전(全) 철학적 기획에 의해서인데, 그에게 세계와 세계에 대해 말하는 철학은 경험주의와 주지주의, 물질과 이념, 혹은 주체적인 것과 대상적인 것으로 이분화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세계를 파악하는 이분법적 논리를 지각적 인식에 후행(後行)하는 관념의 추상적 작업으로 파악하는 그에게 세계는 주체와 대상, 물질과 관념, 수동성과 능동성으로 이분화되는 것이 아니라 일련의 연속적 흐름, 혹은 가역적 운동으로서 파악되어야만 했고, 따라서 이념성 또한 신체-주체의 지각적 장으로부터 괴리되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각적 차원으로부터 단절 없이 형성되는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메를로-퐁티의 철학에서 암묵적 코기토란 그의 지각의 현상학을 떠받치는 개념임과 동시에 이념성의 발생의 장이라는 점에서 언어의 가능성에 대한 개념이기도 하다.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신뢰 혹은 믿음은 그의 철학을 하나의 체계적인 학문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하는 뻐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지하다시피, 후반기 메를로-퐁티는 이러한 암묵적 코기토의 개념에 스스로 회의적인 시선을 던지며 자신의 철학에 내재하는 난점을 드러내는데, 그 회의란 암묵적 코기토의 존재 여부에 대한 불확실성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본 연구는 그의 철학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메를로-퐁티 자신의 회의적 시선에 의해 해결키 어려운 난점으로 남겨진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분명하고 새로운 해석을 목적으로 한다. 이는 메를로-퐁티의 철학에서 가장 독창적인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암묵적 코기토에 정당성을 부여함으로써 신체의 현상학의 독창성을 유지하려는 노력이라고 할 수 있다.
  • 기대효과
  • (1) 메를로-퐁티 철학에 대한 정합적인 해석의 가능성 제시
    : 암묵적 코기토 개념에 대한 분석과 긍정적인 해석은 무엇보다 그의 철학에 대한 정합적인 해석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만일,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1964)』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암묵적 코기토의 존재가 정당하게 설명될 수 없다면,『지각의 현상학(1945)』에서부터 지속적으로 주장된 사유에 대한 지각적 차원의 근원성과 양자의 연속성 또한 그 주장의 근거를 잃게 된다. 따라서 신체-주체에 의해 파악되는 지각적 의미(암묵적 코기토가 파악하는 선-술어적 의미)와 술어적인 의미(데카르트적 코기토에 의한 의미)는 단절의 상황에 놓이게 됨으로써 대립적 항으로 남게 되고, 이는 후반기 저작인『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것(1964)』과 『눈과 마음(1964)』에서 주장되는 대립되는 것들 사이의 가역성(réversibilité)이라는 근원적인 존재론적 운동을 실제적이지 않은 추상적 운동으로 머물게 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 개념에 대한 분석은 선-술어적 의미와 술어적 의미, 침묵과 언어, 그리고 언어와 사유라는 대립항들 사이의 ‘키아즘(chiasme)’에 대해 물음으로써 메를로-퐁티 철학의 전체적 체계에 대한 질문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2) 메를로-퐁티 철학에 대한 언어 현상학적 접근의 필요성 제시
    :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연구는 언어 현상학적인 관점에서 메를로-퐁티를 재조명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그간 국내에서의 메를로-퐁티 연구는 1)지각의 불투명성에 근거하여 근대적 사유 주체의 초월성에 대항하는 ‘세계-에로의-존재(ê̂tre-au-monde)’ 혹은 ‘육화된 의식(la conscience incarnée)으로서의 현상학적 주체 개념에 대한 연구와 2)지각의 현상학의 존재론적 토대에 대한 요구로 구성되는 살의 존재론에서의 ‘살’개념에 대한 연구, 그리고 3)봄과 보임(le voyant et le vu)의 가역성을 바탕으로 해석되는 회화적 표현에 대한 연구에 집중되었던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모든 철학적이고 존재론적인 질문은 언어에 대한 질문이라는 것, 다시 말해, 존재의 출현, 의미와 존재의 형성은 언어에 의해 그리고 언어 내에서 완성된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는 언급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언어에 대한 문제는 (지각적) 의미의 출현이라는 현상학적 관점에서, 그리고 언어란 침묵(보이지 않는 것)과 표현(보이는 것) 사이의 ‘살적 부정성(négativité charnelle)을 드러내는 탁월한 예로 제시될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철학적 문제의식을 명확하게 하는 핵심으로 재조명될 수 있다. 따라서 의미와 표현, 나아가 이념성과 언어의 출현의 문제를 다루는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연구는 그의 철학을 재해석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게 된다.

    (3) 현상학과 정신분석학 간의 연계 연구의 가능성 및 필요성 제시
    : 최근의 프랑스에서의 현상학적 연구 동향의 특이점은 현상학과 정신분석학, 그 증에서도 특히 메를로-퐁티와 자크 라깡(Jacques Lacan, 1901~1981) 사이에 존재하는 개념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한 학제 간 교류라고 할 수 있다.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연구는 이러한 연구를 한국에서 활성화 시킬 수 있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왜냐하면 암묵적 코기토란 결국 무의식적 자아를 의미하고, 무의식이란 의식에 선행하는 차원, 메를로-퐁티의 관점에서의 선-술어적 차원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코기토적 주체에 선행한다고 여겨지는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연구는 자아의 정체성을 언어에서 찾는 라깡의 사유와 대결함으로써 자아와 언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현상학과 정신분석의 연구 지평을 확장할 것이다.
  • 연구요약
  • (1) 메를로-퐁티의 사유는 지각으로부터 촉발되는 현상적 장을 바탕으로 일련의 대립적 항들을 통합한다는 목적을 가지고 진행된다. 이때 그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방법론적 핵심은 데카르트적 코기토의 초월론적 사유방식의 근원성(priorité)을 타파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메를로-퐁티는 사유에 대한 말(parole)의 우선성을 주장하고, 말이란 몸짓의 신체적 지향성을 드러내는 탁월한 예라는 주장을 바탕으로 데카르트적 코기토에 선행하는 암묵적 코기토라는 개념을 설립한다. (2) 암묵적 코기토의 언어 현상학적 함의를 분명히 하기 위해서는 그것과 말의 관계를 분명히 해야 한다.『지각의 현상학』에서 메를로-퐁티는 암묵적 코기토와 말하는 말, 말해진 말을 모두 이야기 하지만,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의 상호성과 순환성을 주장할 뿐, 그 두 말과 암묵적 코기토의 관계를 분명하게 밝히고 있지 않다. 그는 말을 탁월한 몸짓으로 규정함으로써 추상적이고 의식적 차원의 존재자로 여겨지는 언어를 몸짓이라는 구체적이고 물질적인 차원의 존재자와 연결시킨다. 곧 몸짓이란 ‘세계-에로의-존재’인 신체가 수행하는 ‘작동하는 사유(pensée opérante)’로 규정되며 사유란 몸짓으로부터 발원하는 창조적 표현으로서의 말하는 말에 의해 말해진 말로 구성된다고 여겨진다.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란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차원으로 규정된다. (3) 그러나 후반기의 메를로-퐁티는 암묵적 코기토 개념에 대한 한계를 자인한다. 그가 말하는 한계란, 암묵적 코기토의 존재와 그것이 인식하는 의미는 선-술어적인 특성으로 인해 언어를 통해 증명될 수 없다는 점과 설령 증명이 가능하다 할지라도, 암묵적 코기토는 언어가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어떻게 가능한지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점으로 요약된다. 전자는 주체 내적인 지각 상황의 내용이 구체적인 의미로 형성될 수 있는지의 문제와 연결됨으로써 말에 대한 침묵의 우선성을 주장했던 그에게 둘 사이의 우선성의 문제를 불러일으키고, 후자는 주체 내적인 선-술어적 의미가 가능할 지라도 그 내용이 어떻게 상호주체적인 차원으로 도약할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를 제기한다. 나아가 이 두 한계는 개별적 주체에게 있어서의 이념성의 발생문제(선-술어적 지각 내용의 구체화 혹은 술어화)의 문제와 문화적 차원에서의 이념성의 형성문제로 확장되면서 철학함 그 자체의 가능성을 묻는 질문이 된다. (4) 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전제들이 요구된다. 만일 암묵적 코기토에 제기되는 이러한 문제들이 해결될 수 있다면 그것은 첫째, 사유란 술어적일 뿐만이 아니라 근원적인 차원에서 선-술어적인 특성을 지니고 있거나, 역으로 지각적 의미는 그 근원에 술어적인 특성을 담지하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며, 둘째, 그것이 아니라면 암묵적 코기토의 인식구조와 술어적인 코기토의 인식구조는 의미의 상호교환이 가능할 정도의 유사성을 가진다는 의미일 것이다. (5) 본 연구에서는 상술된 전제들을 긍정하면서 그 근거를 다음과 같이 구체화 한다. 첫째, 암묵적 코기토의 존재와 그것의 인식 내용을 드러내는 몸짓에는 근원적인 문법성이 존재한다. 세계를 지향하면서 의미의 구체화로 나아가는 몸짓과 몸짓으로서의 말에 내포 된 ‘작동하는 지향성’이란 암묵적 코기토에 내재하는 선-술어적인 문법성을 드러낸다고 논증 가능하다. 이는 암묵적 의미와 언어적 의미 사이에 존재하는 구조적 유사성을 명료하게 한다. 둘째, 이러한 구조적 유사성은 암묵적 코기토에 의한 개별적 의미로부터 사유를 가능케 하는 상호적 언어로의 진행 과정에 일련의 연속성을 부여한다. 이때 이러한 의미의 구체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암묵적 코기토와 데카르트적 코기토 간의 가역적 운동이며,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로부터 발생하는 언어란 살적 운동의 분명한 예가 된다. 이러한 결론은 메를로-퐁티의 철학이 일련의 철학으로서 체계를 갖는 것은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긍정적 시선을 통해서이며, 따라서 메를로-퐁티 스스로 암묵적 코기토 개념에 제기했던 회의는 그 자신이 주장했던 암묵적 코기토의 고유한 특성에 의해 극복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언어에 대한 수많은 철학적 작업들 속에서 메를로-퐁티의 언어 현상학적 작업이 갖는 매우 독창적인 부분은 그가 언어를 순수한 관념적 존재자로 보지 않고, 언어를 물질적 차원과 관념적 차원의 매개자 혹은 물질적 차원으로부터 관념적 차원으로 단절 없이 연결되는 살적 존재로 기술하고자 했다는 점에 있다. ‘암묵적 코기토’란 살적 존재로서의 언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개념으로 그것은 ‘코기토’라는 사유의 양상으로 존재하지만, 사유가 언어를 자신의 존재 근거로 삼는 데 반해, 침묵의 차원에서 형성되는 사유라는 점에서 지각적 차원의 근원성으로부터 의식적 차원의 추상성을 단절 없이 연계하는 매우 중요한 개념임에 틀림없다. 이러한 메를로-퐁티의 작업은 철학을 객관적인 사유 체계의 종속물로 여길 수밖에 없게 하는 전통 철학의 이원론적 태도로부터 현상학적이고 실존적인 차원 속으로 이동한다는 측면에서 전통 철학의 와해임과 동시에 진리의 기원을 지향하는 철학의 본연적 태도이기도 한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그의 철학의 기원 탐색적 성격이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지각의 기원성을 담보함과 동시에 사유의 속성 또한 담지하는 암묵적 코기토를 포기할 수 없으며, 암묵적 코기토를 포기하지 않기 위해서는 메를로-퐁티가 언어에 부여한 관점, 즉 몸짓으로부터의 언어의 기원과 몸짓 언어의 상호주관적 차원으로의 이행이 논증되어야 한다.
    연구자의 관점에서, 암묵적 코기토와 관련된 문제, 즉 메를로-퐁티의 암묵적 코기토 개념의 한계에 대한 고백은 메를로-퐁티 철학의 핵심을 이루는 지각의 원초성에 대한 그의 의미있는 발견에도 불구하고, 그 스스로 지각적 의미를 의식적 사유를 통해 해석되어야만 하는 것으로 생각한데 있다고 여겨진다. 즉 그는 지각적 의미의 선-술어적 특성에 주목함에도 불구하고, ‘의미’의 형성 조건을 개념적 해석, 나아가 상호주관적 이해에 두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이러한 태도는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의 가역적 상황을 양자의 순환성에 한정한 것에서 드러난다. 메를로-퐁티는 표현의 층위에 자리한 이 두 말의 상관적 관계를 지각이라는 원초성에 기반하여 기술하기는 하지만, 양자의 순환성과 상관성이 가능한 근본적 탐색을 암묵적 코기토 개념과 구체적으로 연계시키는데까지 나아가지 않는다. 이러한 지적이 가능한 것은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의 순환성이란 결국 의식적 언어를 통한 창조적 사유의 가능성과 창조적 사유를 통한 의식적 언어의 확장을 의미할 뿐, 선-의식적이며, 선-술어적 의미의 존재 정당성 여부를 이야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메를로-퐁티가 제기하는 암묵적 코기토의 한계에 대한 문제는 그 자신이 발견한 선-술어적 의미의 원초성을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의 기원적 차원으로 고려하지 않고, 이를 다시 말하는 말과 말해진 말의 가역적 상황 속에서만 해결하고자 했던 난점으로부터 기인한다.
    본 연구는 기획 단계에서 이러한 문제의 해결을 위해 다음과 같은 전제를 설정했다. 첫째, 선-의식적 차원에서 성립되는 암묵적 코기토가 의식적 차원 속에서 설명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체적 인식 행위의 구조(세계에 대한 내 신체적 의미를 형성하는 몸짓의 구조)는 의식적 차원의 인식 구조(언어를 통한 사유)와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양자 사이에는 동일하거나 적어도 유의미하게 유사한 구조를 띠게 될 것이다. 둘째, 혹은 사유가 암묵적일 수 있기 위해서는 사유를 행하는 의식의 구조란 단순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양상으로 펼쳐지는 것이 아니라, 지각적 차원에서 펼쳐질 수 있는 심층적 양상을 띠고 있을 것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이 두 가지 전제는 각각의 설득적 효용성과 더불어 한계 또한 가지게 된다.
    첫 번째 전제를 통한 문제 해결의 노력은 몸짓이 가지는 근원적인 통사적 기능에 주목할 때 그 전제의 설득력을 확보할 수 있다. 이른바 ‘몸짓의 통사론’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몸짓에 대한 통사적 관점의 접근은 지각적 의미-표현의 결과인 몸짓에 언어학적 의미에서의 언어가 갖는 문법성과 간결성을 부여함으로써 이미 표현인 지각적 몸짓의 의식적 성격을 부각시킬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메를로-퐁티가 말하는 몸짓과 그러한 몸짓으로부터 형성되는 ‘신체-도식(schéma corporel)’, ‘신체의 두께(épasseur du corps)’ 등의 개념은 그것들 각각이 신체의 통일성을 기반으로 한다는 점에서 최소한의 문법성을 갖게 되며, 그러한 문법성은 신체의 세계에 대한 반응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진행시킨다는 점에서 간결성을 갖는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신체적 몸짓의 문법성과 간결성은 언어의 문법성과 간결성과 상통한다. 그러나 이러한 관점은 그러한 특성이 암묵적 코기토에 인식적 성격이 내재하고 있다는 것을 충분히 설득력있게 제시할 수 없다는 점에서 한계를 갖는다. 왜냐하면 몸짓에 문법성과 간결성을 부여하는 해석적 작업은 신체적 몸짓을 바라보는 외부적 관점(따라서 객관적 관점에서의 추상적 작업)일 뿐, 직접적으로 암묵적 코기토의 인식적 힘을 드러내지 못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 전제를 통한 해결의 노력 역시 마찬가지로 일단의 한계 상황으로 귀착하게 된다. 의식이 단순히 사유의 차원에서만 작동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심층적인 지각적 차원에서 작동하고 있음을 논증하기 위해서는 언어적 설명을 통해 그 해결 방안이 논의되어야 하는데, 이는 메를로-퐁티가 자인한 한계 상황, 즉 암묵적 코기토는 결국 언어에 의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낼 수밖에 없다는 상황과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즉, 의식의 지각적 차원에서의 작용은 필연적으 주체 내적인 차원(우리는 그것을 일종의 정감적 차원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에서 설명되어야 하는데, 이는 주체의 그 내재적 차원에서의 서술이라는 점에서, 따라서 지각적 차원의 의미는 아무리 명료하게 기술되더라도 추상화되고 관념화된 개념적 언어가 담지 못하는 의미의 잔여물을 남길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언어적 차원이 도달할 수 없는 영역으로 남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본 연구의 문제의식이었던 암묵적 코기토의 문제는 언어와 자기 인식적 주체인 자아의 문제와 연결될 수밖에 없으며, 따라서 자아의 형성을 언어와의 상관적 관계 속에서 바라보는 정신분석학의 우회로를 택할 수밖에 없다는 결과로 이어진다. 본 연구는 이러한 우회로를 자끄 라깡의 정신분석학에서 찾고자 하며, 언어를 통한 자기인식적 주체인 자아의 형성을 주장하는 라깡의 사유와 자기인식적 주체로부터 언어의 탄생을 설명하는 메를로-퐁티 사이에 놓인 대비적 차이는 양자가 지닌 각자의 한계를 설명하는 단초가 될 수 있다.
  • 영문
  • Among the many philosophical works on language, the very original part of the linguistic phenomenological work of Merleau-Ponty is that he does not see language as a pure ideological being, but as a mediator of material and ideological dimensions, or as the continuity of material level to ideological dimension, it is in this sense that it was intended to be described as a carnal being without deviation.
    <Cogito tacite> is a central concept that allows language to be a pivotal being, and it exists as a form of thought called `` cogito '', but it is a thought that forms in the dimension of silence, as thought uses language as the basis. It is a very important concept which connects the abstraction of the conscious dimension from the origin of the perceptual dimension without gap. This work of Merleau-Ponty is both a dissolutin of traditional philosophy and a natural philosophical attitude that the origin of truth aims at, in terms of the passage from the dualistic attitude of traditional philosophy to the phenomenological and existential dimension. which obliges philosophy to be considered as subordinate to the system of objective thought. Therefore, for his philosophy towards the origin of truth to have meaning, it is impossible to renounce the cogito tacit, which has the attribute of thought while at the same time ensuring the priority of perception and so that l 'we do not redesign the cogito tacit, we have to be argued about the point of view it puts on language which passes from perceptual gestures to intersubjective dipmensions. In my point of view, the problem linked to the cogito tacit, that is to say the confession of the limits of Merleau-Ponti's concept of cogito tacit, comes from the fact that he considered, in fact, that the perceptual sense must be interpreted by conscious thought, despite its discovery of the priority of perception. In other words, it can be said that he places the conditions for the formation of "meaning" on conceptual interpretation and further intersubjective understanding. His attitude is revealed by limiting the reversible situation of “speaking word” and “spoken word” to the circularity of the two. Merleau-Ponty describes the correlation between these two lyrics at the level of expression based on the originality of perception, but did not specifically link the origin of circularity and the correlation between the two with the concept of cogito tacit.
    This study had the following problem to solve these problems at the planning stage. First, if the cogito tacit that establishes itself at the preconscious level can be explained at the conscious level, it means that the cognitive structure of my body is not separated from that of the conscious dimension, or that there is a identical or similar structure between the two. Second, for thought to be tacit, the verbal consciousness that powers thought will not simply remain at the abstract and ideological levels, but will exist on a deeper level.
    The first problem-solving effort can provide persuasive power by paying attention to the fundamental syntactic function in gestures. Indeed, the syntactic approach of gestures can confer conceptual characteristics to gestures by giving the grammar and economy of language to gestures which are the result of the perceptual expression of meaning. The gestures of which Merleau-Ponty speak and concepts such as "body diagram" and "thickness of the body" formed from such gestures have grammaticality in the sense that each of them is based on the unity of the body. And such grammaticality can be considered economicity in that it goes in the direction of optimizing the body's response to the world. Therefore, the grammaticality and economy of physical gestures is similar to grammaticality and conciseness of language. However, this view has a limitation in that it cannot be presented convincingly that there is a cognitive characteristic of consciousness in a cogito tacit. Because, the interpretation that gives grammaticality and economy to gestures is only an external view of physical gestures (therefore, an abstract work from an objective point of view).
    The efforts to solve by the second presupposition also reveal limits. In order to argue that consciousness works not only at the level of thought, but at a deeper perceptual level, the solution must be discussed through a linguistic explanation, but such a solution is no different from the limit that Merleau -Ponty has confessed, that is to say, that cogito tacit is only revealed its existence through language. The problem of the cogito tacit finally widens to the problem of the anteriority of the language and of the ego, and psychoanalysis becomes the basis for solving this problem.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메를로-퐁티 철학에 있어 <암묵적 코기토(cogito tacite)>라는 개념의 정당성을 밝힘으로써 메를로-퐁티의 철학 전체를 일련의 정합적 체계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암묵적 코기토는 초기 메를로-퐁티에게 있어 지각의 선험성을 증거하는 핵심 개념이다. 지각적 장으로부터 펼쳐지는 현상적 장과 그 현상적 장의 주체인 신체-주체는 자신이 속한 세계의 내용을 데카르트적 사유인 의식적 사유를 통해 구성해내는 것이 아니라, 의식에 앞서 작동하는 지향성(intentionalité opérante)을 통해 선-의식적으로 체감한다. 이때 작동하는 지향성의 선-의식적 특성이란 사유가 말(parole)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 있어서 선-술어적(pré-verbal)이며, 메를로-퐁티에게 이러한 선-술어적 행위란 지각 그 자체가 이미 표현이라는 사실에 의해, 다시 말해 신체-주체의 행위는 그 자체가 세계의 의미를 표현하는 행위라는 점에 있어서 지각적 행위에 다름 아니다. 따라서 언어적 사유 행위 이전에 작동하는 암묵적 코기토는 의식에 앞서 작동하는 의식이며, 그로부터 사유와 이념성을 가능하게 하는 사유의 근원 지대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메를로-퐁티의 근본 기획인 지각의 현상학의 핵심 개념이라고 할 수 있는 이 개념은 그의 후반기 작업 속에서 메를로-퐁티 자신에 의해 부정되는 모순적 상황이 발생한다. 그 의심의 핵심은 언어를 통해 파악되지 않는 선-술어적인 암묵적 코기토란 결국 언어에 의해 기술되어야 한다는 바로 그 사실에 의해 선-술어적인 자신의 특성을 상실하며,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가 언어에 종속적인 한 그것은 선-의식적인 개념일 수 없다는 비판이다.
    본 연구는 메를로-퐁티의 이러한 비판은 자신의 철학적 기획을 근본부터 부정하는 전제이며, 따라서 암묵적 코기토의 개념이 선-의식적이자, 선-술어적인 개념임이 증명되어야만 그의 철학 전체가 일련의 정합적 체계로 파악될 수 있다는 것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가정을 통해 암묵적 코기토의 개념을 긍정한다.
    첫째, 암묵적 코기토에 대한 메를로-퐁티의 비판은 스스로가 지각적 의미를 의식적 사유를 통해 해석되어야만 하는 것으로 환원시키는 재귀적 판단으로부터 비롯된다. 지각적 장이라는 선-의식적 차원의 정당성을 기술했음에도 불구하고, 다시 말해 그 스스로가 지각적 의미의 선-술어적 특성에 주목했음에도 불구하고, ‘의미’의 형성 조건을 개념적 해석, 나아가 상호주관적 이해에 두는 태도에서 벗어나지 못한 태도로부터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문제의 해결을 위한 다음과 같은 노력이 요구된다.
    둘째, 선-의식적 차원에서 성립되는 암묵적 코기토가 의식적 차원 속에서 설명될 수 있다면 그것은 신체적 인식 행위의 구조(세계에 대한 내 신체적 의미를 형성하는 몸짓의 구조)는 의식적 차원의 인식 구조(언어적 사유)와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양자 사이에는 동일하거나 적어도 유의미하게 유사한 구조가 발견될 것이다. 혹은, 역으로 사유가 암묵적일 수 있기 위해서는 사유를 행하는 의식의 구조가 단순히 추상적이고, 관념적인 양상으로 구성되는 것이 아니라 지각적 차원에서 펼쳐질 수 있는 심층적 양상을 띨 것이다.
    셋째, 만약 메를로-퐁티 철학 내부의 구조를 통해 암묵적 코기토의 정당성이 부여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정신분석학이라는 우회로를 통해 그 개념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작업이 가능할 것이다. 특히 언어를 통하 자아(언어적 사유의 주체) 형성의 구조를 말하는 라깡의 사유는 자기 인식적 주체로부터 언어의 탄생을 설명하는 메를로-퐁티의 핵심 개념인 암묵적 코기토에 지각적 의식과 언어적 의식의 근원적 공존(coexistence) 가능성을 부여함으로써 문제 해결의 단초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본 연구는 메를로-퐁티 철학에 대한 후속 연구를 위해 활용될 수 있으며, 크게 다음과 같은 연구의 기초 자료 역할을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이다. 1) 본 연구는 기존 메를로-퐁티 철학에 있어서의 언어 현상학적 문제를 구체화하는 데 이용될 수 있다. 메를로-퐁티 철학에 대한 기존 연구들 중 국내에서 진행되는 언어 현상학적 문제 의식은 대부분 『지각의 현상학』에서 논의되는 언어에 대한 논의와 중반기 시기의 ‘표현’ 개념에 초점을 맞추어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대해 본 연구는 그의 언어 현상학적 문제를 지각의 비-언어적 의미의 정당성 문제와 의미의 이행의 문제로 확장함으로써 메를로-퐁티의 언어 현상학적 논의를 풍부하게 할 수 있게 될 것이다. 2) 본 연구는 메를로-퐁티의 철학을 정신분석학과 비교 분석함으로써 각각의 분야에서 나타나는 언어와 자아와의 관계에 대한 한계를 상대 분야의 성과를 통해 넘어설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메를로-퐁티의 언어 현상학 속에서 언어에 대한 자아의 우선성은 자아에 대한 언어의 우선성을 강조하는 라깡의 정신분석학적 논의를 통해 논의의 범위를 명확히 할 수 있는, 나아가 신체-주체의 내적 의미와 언어적 의미 사이의 선,후행성이 어쩌면 공존적일 수 있다는 논의를 가능하게 할 수 있으며, 역으로 메를로-퐁티의 관점은 언어에 의해 구조화된다는 자아라는 라깡의 관점에 무의식적 의미(지각은 선-의식적인 것이라는 의미에서 무의식적이라고 할 수 있다)가 언어적 의미에 선행한다는, 최소한 언어는 주체의 내적 의미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관점을 제시할 수 있게 될 것이다.
  • 색인어
  • 메를로-퐁티, 암묵적 코기토, 신체-주체, 지각적 장, 현상적 장, 현상학과 정신분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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