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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필담문헌 기초 연구 :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 파악 및 특징 연구
A Basic Bibliography of East Asian ‘Brush Talks’ : A Study on Chosŏn ‘Brush Talks’and their Characteristics
  • 연구자가 한국연구재단 연구지원시스템에 직접 입력한 정보입니다.
사업명 (A유형) 인문사회학술연구교수
연구과제번호 2020S1A5B5A16082930
선정년도 2020 년
연구기간 2 년 (2020년 07월 01일 ~ 2022년 06월 30일)
연구책임자 장진엽
연구수행기관 성신여자대학교
과제진행현황 중단
과제신청시 연구개요
  • 연구목표
  • 본 연구는 동아시아 한문필담 문헌의 기초연구라는 관점에서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형태적·내용적 특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동아시아의 한문필담 문헌은 그 주체에 따라 조중(조선-중국) 필담, 조일(조선-일본) 필담, 중일(중국-일본) 필담 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역시 한자문화권의 일원이었던 안남(安南: 베트남) 및 유구(琉球)와 한·중·일의 필담도 포함된다. 또, 중국에 체재했던 서양의 선교사들 역시 동아시아의 지식인들과 한문을 이용하여 의견을 주고받았다. 이러한 기록들은 ‘동아시아 필담 문헌’으로 포괄하여 살펴볼 때 그 성격과 의의를 보다 분명하게 파악할 수 있다. 구어가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문어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는 상황(텍스트의 성립 조건), 대화체의 기록이라는 문장의 형식과 편집방식(텍스트의 형태), 동아시아 각국의 인물들이 한문으로 소통을 한다는 조건이 가져오는 내용적인 특질(텍스트의 내용)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통적인 요소를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통신사나 연행사, 수신사 등의 필담 기록은 다른 지역, 다른 시기에 이루어진 필담 기록들과 같은 범주에 넣고 그 특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은 필담의 가치는 최근 중국 학계에서 특히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에서 동아시아 필담 문헌이라는 집합적 자료군의 가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일반적인 관점에서 보면 조선과 일본의 필담은 사실상 중국의 문헌은 아니다. 그러나 동아시아 필담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중국의 연구자들이 자국의 문헌들과 묶어서 연구할 가치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태도는 원칙적으로 타당한 것이므로 환영할 만하다. 다만 우려할 부분은 이들 중국 연구자들이 동아시아 필담에 대하여 중국의 ‘주변국’들이 ‘중국의 문자’를 사용하여 중국의 ‘선진문화’를 받아들인 증거로서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문화권의 강조가 그 문화권의 ‘중심’에 무게를 실어주는 역할을 하면서 그 외 국가와 문화들을 ‘주변화’하는 것이다.
    오늘날 문학뿐 아니라 역사, 철학, 정치·경제 등 인문·사회 학문의 제반 영역에서 일국적 관점을 넘어선 동아시아적 관점, 더 나아가 지역과 민족 자체를 초월하는 ‘탈경계’의 요구가 드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탈경계라는 지향은 다소 원론적인 목표로서, 우선은 각 지역과 민족에서 시작하여 보다 더 큰 범위를 상정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탈경계와 보편주의의 지향은 민족과 지역의 위상을 낮추고자 하지만 이러한 개념의 틀은 여전히 현실의 사건과 사물들을 강하게 구속하고 있다. 한문학 연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우리는 중국의 학계에서 시도한 것처럼 동아시아 각 지역의 한문 문헌을 동아시아라는 상위 범주의 일부로서 파악하면서, 한편으로는 그동안 한국학의 일부로서 다루어온 연구대상들의 정체성을 의식하고 거기에서 출발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할 때 중심 외의 주체들의 주변화를 극복하고 ‘다양한 목소리’로 구성된 동아시아 담론을 논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본 신청자는 이러한 접근 방식에 따라 동아시아 필담 연구라는 주제에 접근하고자 한다. 최종적인 목적은 집합적 문헌군으로서의 동아시아 필담의 정리와 연구이다. 이는 개인이나 한 국가의 연구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각국의 연구자들과 연구기관의 공동연구, 혹은 개별 연구의 집합으로서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본 신청자는 한국의 연구자로서 조선시대의 필담을 수집, 정리하고 이를 분석하는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한국에서의 필담 연구는 90년대 초중반에 시작되어 2000년대 초에 활발해졌고, 현재까지 그 범위와 대상을 확대하며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통신사 필담, 연행사 필담 등에 속하는 개별 자료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가 대부분으로, 필담 문헌 전반에 대한 고찰을 시도하거나 각 유형별 필담을 묶어서 살펴본 연구는 없었다. 뿐만 아니라 통신사 필담창화집을 제외하고 사행록이나 연행록, 표해록 등에 수록되어 전하는 필담 기록의 전모에 대한 파악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유형별 필담 기록의 형태, 편집방식, 내용적 특징과 의의를 분석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각 자료들을 ‘동아시아 한문필담 문헌’의 일부로서 검토하고 전체 자료의 종합적인 특징에 비추어서 각각의 하위범주에 속하는 기록들이 어떠한 성격을 띠는지, 전체 문헌군의 존재 양식과 관련하여 개별 문헌이 어떠한 특징 및 가치를 지니는지를 기술하고자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고전문헌 연구에 있어 ‘동아시아적 관점’을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 기대효과
  • ○ 동아시아 및 해외 학계의 공동 연구의 활성화
    본 신청자는 홍콩이공대학 연구팀이 준비하고 있는 동아시아 필담 연구 프로젝트의 한국 측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8년부터 최근까지 필담 관련 국제학술대회 준비(2019.6. 홍콩), 중국·일본·베트남 연구자의 필담 관련 논문의 한국 출판, 한국 연구자의 논문을 중국어 및 영어 출판 등의 업무에 협력해왔다. 이 프로젝트는 현재 홍콩정부에 학술연구 지원 신청을 해둔 상태이며, 지원금을 받게 되면 더 큰 규모의 공동연구와 국제협력이 가능해질 것이다. 또한 본 신청자는 중국의 필담 및 통신사 연구자들과 상호 교류를 지속하고 있다. 이곳의 연구자들 역시 한국과 일본 연구자들과의 공동연구 및 국제협력을 지향하고 있다.
    한문학 연구가 동아시아 학계의 협력을 지향하고 있는 근래의 분위기에서 한국 문헌 및 연구 성과를 외국에 소개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홍콩이공대학 프로젝트의 경우 영미권에 동아시아 필담 문헌 및 연구 현황을 소개하는 데에도 주력하고 있다. 본 신청자의 이번 연구의 성과는 홍콩 연구팀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에 소개될 것이고, 나아가 동아시아 필담 연구의 한 부분으로서 영미권 학계에도 발표될 수 있다. 프로젝트 참여와 별개로 AKSE나 AAS 등 유럽과 미국에 거점을 둔 세계한국학학회에서 연구 성과를 발표함으로써 국제적인 공동 연구 및 상호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물론이다. 본 연구의 주제는 동아시아적 관점에서 한문 문헌을 다루는 것이고, 이러한 접근방법은 오늘날 국제적인 학술 교류에서 특히 의미 있는 방식이다.

    ○ 한국학 기초자료의 재정리와 활용도 제고
    본 신청자는 중국의 필담 연구자들과 교류하면서 이들이 최부의 『표해록』이나 박지원, 홍대용의 필담 등을 제외하면 한국의 필담 문헌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며, 한국 측에서도 필담 문헌의 전반적 현황을 정확히 기술하기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연행록총간》과 같은 방대한 자료가 온라인으로 활용 가능하고, 또 위키페이지에 기반을 둔 수신사DB가 곧 공개될 예정이다. 통신사 필담 문헌은 온라인 접근이 어렵긴 하지만 연이은 자료집 출판으로 제한적이나마 접근이 가능하다. 자료를 정리, 소개하는 것은 그것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하기 위해서이다. 여기서 언급한 DB와 자료집들은 그 자체로 큰 성과이지만 그것을 한국학의 기초자료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리 작업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방대한 규모의 DB로 존재하고 있는 한국학 고전 자료에서 필담 기록을 발굴하여 재정리함으로써 기존에 수집, 정리된 자료를 보다 생산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보이고자 한다. 이렇게 재정리된 필담 문헌은 각 방면의 연구자들이 새로운 연구 주제를 산출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 동아시아 교류 및 필담 문헌에 대한 연구자 및 시민 대중의 이해 증진
    본 연구는 성과물로 5편 이상의 연구 논문, 조선시대 필담 기록 자료집을 제출할 예정이며, 연구 성과 확산 활동으로서 3회 이상의 국제학술대회 발표, 한국 출판 성과물의 중국어 번역 소개, 대학 정규 강좌 또는 유튜브 시민 강연 실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상의 성과물 및 학술 활동은 각 방면 연구자 및 시민 대중 사이에 동아시아 교류와 그 중요한 결과물로서의 한문 필담 문헌에 대한 이해를 증진하는 데에 상당 부분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2017년 통신사 기록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이러한 결실이 가능했던 것은 한국과 일본의 학계와 시민 대중 사이에 통신사 기록의 중요성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학회와 행사 개최, 언론과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그러한 문화유산의 가치에 대한 일반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냈던 것이다. 오랜 기간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이루어낸 성과이지만, 그 바탕에는 학계에서 꾸준히 축적해 온 연구 성과가 있었다. 즉, 특정한 문화적 대상이 주목을 받고 그 보존 가치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얻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관련 분야의 기초 연구가 충실히 수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동아시아의 필담 문헌은 한국뿐 아니라 동아시아 각국의 공동의 문화유산이며, 이는 곧 세계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당장 기록유산 등재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기초 연구를 통해 국내 연구의 기반을 마련하고 해외 학계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추동함으로써 장기적으로 해당 문헌의 중요성을 사회 일반에 인식시킬 수 있다. 물론 필담 문헌만이 유일하게 중요한 자료는 아니다. 그러나 다양한 유형의 한문 문헌들 가운데 전근대 동아시아의 교류와 협력에 대해 가장 생생하게 보여주며, 다른 문화권들과 확연히 구별되는 방식으로 형성·지속되어온 자료가 바로 이 필담 기록임은 분명하다고 할 것이다.
  • 연구요약
  • 본 연구는 통신사 사행록과 연행록, 수신사 사행록 및 필담록, 표해록, 『비변사등록』·『각사등록』 등 관찬 자료에 수록된 필담 기록을 수집, 정리하여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전개 양상 및 사적 의의를 기술하는 것을 주 내용으로 한다.
    • 단계별 연구 내용
    -1년차 : 통신사 사행록(45종) 수록 필담의 조사와 분석
    통신사 사행록은 사행시집 및 사행가사까지 포함하여 모두 45종으로 파악된다. 사행록 속의 필담은 대체로 일기 속에 그날의 에피소드로서 삽입된 형태로 전한다. 일기 속의 필담은 대화체로 제시되어 있기도 하고, 그날의 대화를 요약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문견록에 일본 문사와 대화한 내용을 수록한 자료도 있다.
    사행록 수록 필담들은 필담 초고를 그대로 편집한 일본의 필담창화집과 달리 사행록 수록 필담은 저자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대화 내용을 사후에 정리한 것들이다. 이 기록들을 같은 시기 일본 측 필담 기록과 비교 분석하면 다양한 논의의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그간 통신사 사행록에 대한 연구성과가 풍부하게 축적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행록 전체의 필담 기록을 논의 대상으로 삼은 경우는 없었다. 따라서 1차년도에는 먼저 45종의 사행록을 조사하여 필담과 창화시에 해당하는 부분 및 필담의 정황을 보여주는 부분을 발췌, 정리한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통신사 필담의 전개 양상과 특징 및 의의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다. 이때 통신사 필담창화집 수록 필담들과의 비교 검토의 방법을 사용한다. 또, 수신사 및 연행사 필담과의 공통점과 차이점에 대해서도 논한다.
    -2년차 : 수신사 필담록(6종) 및 사행록(18종) 수록 필담의 조사와 분석
    수신사는 1876년 조일수호조규 체결 이후 조선에서 일본에 보낸 사절로서, 1881년의 조사시찰단을 포함하여 1884년까지 총 6회에 걸쳐 파견되었다. 수신사는 근대적 성격의 외교사절에 가깝다. 그러나 양국 관료의 공적·사적인 만남에서 필담은 여전히 주요한 의사소통의 수단으로 기능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수신사 필담록은 모두 7종이다. 그 외에 수신사 사행록에도 일본 및 중국의 관료, 문인들과의 필담 내용이 삽입되어 있다. 2차년에는 수신사 사행록 18종을 검토하여 필담 기록을 발췌한 후, 기존에 소개된 필담록과 아울러 그 내용 및 특징을 살펴본다.
    -3·4년차 : 연행록(562종 중 선별) 수록 필담의 조사와 분석
    《연행록총간》은 이승휴의 『빈왕록』(1273년)부터 김동호의 『갑오연행록』(1894년)까지 600여 년간의 중국 사행 기록 562종을 수록하고 있다. 이 기록들에는 풍부한 필담이 수록되어 있으나 자료의 방대함으로 인해 그 전모를 확인하기 어렵다. 연행록 수록 필담은 기본적으로 조중 필담이지만, 안남이나 유구 사신, 서양의 선교사 등 중국 이외 지역의 인물들과의 필담도 있다.
    3, 4차년에는 《연행록총간》을 대상으로 필담 기록을 조사한다. 《연행록선집》 수록 20종 연행록 및 기존 논문들에서 언급한 자료들을 먼저 살펴보고, 다음으로 각 시기별로 중요성이 크다고 판단되는 자료를 선별하여 검토한다. 16세기 이전, 16·17세기, 18세기, 19세기로 나누어 자료를 검토하고, 각 시기별 전개 양상을 살펴보고 순차적으로 논문을 발표한다. 전체 자료 정리가 마무리되면 연행록 수록 필담의 사적 전개에 대한 논문을 작성한다.
    -5년차 : 표해록(34종) 및 관찬자료 수록 필담의 조사와 분석
    전근대 동아시아에서 외국인과 접촉할 수 있는 기회로는 외교 외에 표류가 있었다. 표류의 경험을 기록한 자료가 표해록이다. 대표적인 자료가 최부의 『표해록』과 최두찬의 『승사록』으로, 여기에는 시문창화를 포함한 필담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들의 직접 기록이 아니라 표류민의 경험을 듣고 대신 기록한 표해록들도 있는데, 여기에도 필담으로 의사소통을 했다는 기록이 들어가 있다. 표류민에 대한 문정(問情) 성격의 필담도 존재한다. 조선으로 표착해 온 표류민과 필담을 통해 소통을 한 기록이 이에 해당한다. 일반 문인들이 남긴 사적 기록 외에 『비변사등록』과 『각사등록』 등 관찬 자료에도 이들에 대한 문정 기록이 수록되어 있다. 이 기록들에는 통역을 거친 구어의 기록도 있고 필담을 통한 것들도 있다. 이러한 자료들을 검토하여 필담으로 진행한 문정 기록을 추출해 낼 필요가 있다. 현재까지 파악된 조선후기 표해록 자료는 모두 34종이다. 5차년도에는 표해록 자료 및 관찬자료를 검토하여 표류필담을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선시대 표류필담의 전개 양상과 내용적 특질 및 동아시아 교류사에서의 의의에 관한 논문을 작성한다.
    -5년차에는 또한 1~5년차 작업의 성과물로 자료집 발간을 준비한다. 각 유형별 필담 기록을 수집, 정리하여 영인본 및 원문(가능하면 번역까지), 해제를 포함한 자료집 편찬작업을 진행한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 국문
  • 본 연구는 동아시아 한문필담 문헌의 기초연구라는 관점에서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형태적·내용적 특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고전문헌 연구에 ‘동아시아적 관점’을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고자 하였다. 1·2차년도(중단과제로 2차년도에서 연구 종료) 조사 대상은 통신사 사행록 소재 필담 기록이다. 먼저 18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수록 양상과 그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1763년 사행록인 원중거의 『승사록』의 필담 수록 양상을 분석하였다. 다음으로 필담창화가 본격화된 시기인 신묘(1711)·기해(1719)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및 시문창화 수록 양상을 살펴보고, 그 특징을 1)필담 상황의 증대 상황 반영, 2)‘필담’을 기록한다는 의식의 출현, 3)요약적 서술과 대화 장면의 재현이라는 세 가지로 정리하였다. 마지막으로 17세기 통신사를 필담 교류의 진전 정도에 따라 ‘맹아기-성립기-발전기(초기)’의 3단계로 나누어 시기별 필담 수록 양상의 추이를 검토하였다. 이상의 조사·분석을 통해 동아시아 필담 연구의 기초 자료를 확보하고 효과적인 연구 방법을 제시한 것이 본 연구의 의의이다.
  • 영문
  • This research aimed to collect and review records pertaining to the brush talks (筆談) and poetry exchanges (唱和) in various documents produced in the Chosŏn dynasty from the viewpoint of basic research on East Asian brush talk records. In addition, in this process, I tried to suggest a method of applying the 'East Asian perspective' to the study of classical literature of Korea. In the 1st and 2nd years (this research was completed in the 2nd year due to a discontinued project), the subject of investigation was the records of brush talks in the travel journals produced by the Chosŏn envoy to Tokugawa Japan (Tongsinsa, 通信使). First of all, as a representative example of the brush talks from the 18th century Tongsinsa travel journals, I analyzed the method and effect of recording brush talks in Wŏn Chungkŏ's Record of a Boat Journey (Sŭngsarok, 乘槎錄), a 1763 envoy travel journal. Next, I suggested three aspects of the inclusion of the brush talks in the 18th century Tongsinsa travel journals: 1) more accounts of brush talks were included, as more such talks were held then; 2) became more open to the idea of leaving records of the brush talks; and 3) two stylistic characteristics appeared – recapitulation and reproduction of conversation. Finally, the contents and significance of brush talks recorded in the 17th century Tongsinsa travel journals were discussed per period which could be organized into three stages: the inceptive stage, the founding stage, and the early developmental stage.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that it identified and collected basic data for the study of East Asian brush talks through the above investigation and analysis and suggested an effective research method on this subject.
연구결과보고서
  • 초록
  • 본 연구는 동아시아 공동의 문화유산인 한문필담 문헌의 주요한 한 축인 한국(조선시대) 필담 문헌에 대한 기초연구의 발판을 마련하는 작업이다. 구체적으로는 동아시아 한문필담 문헌의 기초연구라는 관점에서 조선시대 필담 기록의 현황을 파악하고 그 형태적·내용적 특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먼저 통신사 사행록과 연행록, 수신사 사행록 및 필담록, 표해록, 『비변사등록』·『각사등록』·『조선왕조실록』·『승정원일기』 등 관찬 자료, 개항기의 기행문과 척독집, 일기, 개인 문집 등 여러 자료에 산재해 있는 필담 기록을 추출하여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각 유형별 필담 문헌의 특징을 검토하는 연구를 진행한다. 또한 이 과정에서 고전문헌 연구에 있어 ‘동아시아적 관점’을 적용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차년도 조사, 정리 대상은 통신사 사행록 소재 필담 기록이다. 통신사 사행록은 사행시집 및 사행가사까지 포함하여 모두 45종으로 파악된다. 통신사 사행록의 일기 부분에서는 일본 문사들과 나눈 대화가 종종 발견되는데, 이들 대부분은 통역을 거치지 않고 직접 글을 써서 나눈 대화, 즉 필담이다. 그런데 1711년 임수간의 『동사일기』에 수록된 「강관필담(江關筆談)」과 같은 특수한 사례를 제외하면 사행록 속의 필담은 대체로 일기 속에 그날의 에피소드로서 삽입된 형태로 전한다. 일기 속의 필담은 대화체로 제시되어 있기도 하고, 그날의 대화를 요약하는 방식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통신사 사행 기록 가운데 필담이 특히 풍부하게 수록된 것으로는 『해유록』(신유한, 1719), 『수사일록』(홍경해, 1748), 『일관기』(남옥, 1764)와 『승사록』(원중거, 1764)을 꼽을 수 있다. 18세기로 들어오면서 조일 간의 필담창화가 활발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17세기 초의 기록들에도 일본의 승려나 문인들과 시문창화를 하고 대화를 나눈 일이 간간이 기록되어 있으므로 하나하나 살펴보아야 한다. 사행록에 포함된 필담들은 조선 측 인물들이 기록한 필담이라는 점에서 통신사 필담창화집과는 또 다른 의의가 있다. 필담 초고를 그대로 편집한 일본의 필담창화집과 달리 사행록 수록 필담은 저자가 특별히 기억에 남는 대화 내용을 사후에 정리한 것들이다. 이 기록들을 같은 시기 일본 측 필담 기록과 비교 분석하면 다양한 논의의 지점을 발견할 수 있다.
    당초 연구계획서에서 제시한 연구의 단계는 전체 자료에 대한 검토(1단계)를 마친 후에 발췌한 필담 기록을 입력, 번역하고(2단계) 이를 바탕으로 대상 기록의 내용을 분석하여 연구논문을 작성(3단계)하는 것이었으나, 실제 연구에서는 각 시기별 사행록을 단위로 1~3단계를 통합하여 수행하는 방식을 택했다. 1차년도에는 통신사 사행록 가운데 분량이나 중요성 면에서 중심이 되는 18세기 사행록(1763년 및 1711, 1719년)에 대한 검토를 실시하였으며, 이어서 2차년도에는 17세기(1607, 1617, 1624, 1636, 1643, 1655) 자료에 대한 검토를 수행하였다.
    먼저 1763년 제11차 계미통신사 자료를 검토하였다. 이 시기 통신사 사행록은 8종인데, 이 가운데 가장 풍부한 필담 기록을 수록하고 있으며 그 내용 역시 분석할 가치가 있는 자료는 원중거의 『승사록』이다. 이에 따라 8종 자료의 필담 기록에 대한 검토와 함께 『승사록』 수록 필담 내용에 대한 상세한 고찰을 시도하고, 이를 논문으로 작성하여 학술지에 게재하였다. 1차년도 후반기에는 1711년과 1719년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기록을 검토하였다. 1711년 자료는 임수간의 『동사일기』, 김현문의 『동사록』, 조태억의 『동사록』 3종이다. 이 가운데 시문 위주로 구성된 조태억의 사행록을 제외한 2종 사행록의 필담 기록을 발췌, 정리하였다. 1719년 자료는 신유한의 『해유록』, 홍치중의 『해사일록』, 정후교의 『부상기행』, 김흡의 『부상록』으로 모두 4종이다. 이 가운데 김흡의 『부상록』은 탈초 작업이 필요하여 일단 검토 대상에서 제외하고, 나머지 3종 자료에 수록된 필담 기록을 발췌하여 그 내용을 검토하였다. 17세기 사행록 대상 연구는 시기에 따라 그 수록 양상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다.
    1차년도 전반기 연구주제인 『승사록』의 필담 수록 양상은 개별 자료에 대한 분석이면서 18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수록 양상과 그 효과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서 의미가 있다. 신묘(1711), 기해(1719) 통신사 사행록에 대한 조사·연구는 필담창화가 본격화된 시기의 필담 수록 양상의 실상을 규명한다는 의의가 있다. 2차년도 조사 대상인 17세기 자료는 통신사 교류 초기/전기의 사행록 필담 수록 양상을 파악하는 데 바탕이 된다. 이상의 조사를 바탕으로 2차년도에는 17~18세기 통신사 사행록 수록 필담 수록 양상 전반에 대한 검토를 마무리하였다.
  • 연구결과 및 활용방안
  • 1. 연구결과 활용계획

    1) 자료집 발간을 통한 DB 구축의 기초 자료 확보
    1·2차년도 연구 기간에 조사한 통신사 사행록 수록 필담 기록을 정리하여 자료집으로 발간할 계획이다. 17~18세기 사행록 자료에 수록된 필담 기록의 교감 표점 원문 및 번역문, 해당 부분 영인 자료를 포함한 자료집을 종이책으로 발행한다. 1·2차년도 조사 결과 외에 17세기 이전의 일본 기행문에 수록된 창수시나 필담을 추가로 조사하여 자료집에 포함시킨다. 또, 2차년도 하반기부터 3차년도 초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수신사 사행록 소재 필담 자료에 대한 조사를 추가로 실시하여 조사 결과를 자료집에 포함한다. 즉, 조선시대부터 대한제국 시기까지의 한국과 일본 간 필담 자료-통신사 필담창화집 및 수신사 필담집을 제외한 기행문 자료에 수록된 필담- 전반을 아우르는 자료집 편집을 계획 중이다. 이 자료집은 향후 “동아시아 필담문헌 데이터베이스” 편찬의 기초 자료가 될 것이다.

    2) 국제학술지 논문 투고
    본 과제의 연구성과를 바탕으로 사행록과 여행기 속에 수록된 필담 문헌의 가치 및 그 수록 양상을 주제로 영어 논문을 작성하여 국제학술지에 투고할 계획이다. (가능하면 국제학술대회 발표 후 투고) 이 논고는 본 연구의 결과물로 게재한 두 편의 논문 및 1차년도 상반기에 투고한 『승사록』 소재 필담을 대상으로 한 연구논문의 분석 결과를 간략히 제시하고, 그동안 본인을 비롯해 국내외 학자들이 제출한 동아시아 필담 문헌 관련 연구의 결과를 수합하여 이 자료들의 가치를 해외학계에 소개하는 방식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본 연구과제의 성과를 해외 한국학 및 동아시아학 학계와 공유하고자 한다.

    3) 인문학 교양서적 집필
    본인은 본 과제 수행 기간 동안 통신사 필담에 대한 단행본 서적을 집필하여 2022년 6월 출판하였다. (『조선과 일본, 소통을 꿈꾸다 : 조선통신사 필담 교류의 역사』, 민속원) 이 책은 동아시아 한자문화권과 필담의 개념을 비롯하여 통신사 필담 전반의 역사를 개괄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의 집필에 통신사 사행록 소재 필담을 조사한 본 연구과제의 성과를 일정 부분 반영하였다. 본인은 향후 인문학 교양서적을 통해서 보다 대중적인 시각에서 이 주제를 다뤄보고자 한다. 이 책의 집필에도 본 연구과제의 성과가 활용될 것이다.

    2. 연구성과

    다음은 1차년도 상반기의 연구성과이다. (성과등록 하지 않음)
    -「원중거의 『승사록』 소재 필담 검토 –서술 의도와 효과를 중심으로–」, 『한국한문학연구』 제79집, 한국한문학회, 2020.9
    [요지] 본고는 1763년 계미통신사 사행록인 元重擧의 『乘槎錄』에 수록된 筆談의 서술 의도와 그 효과에 대해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승사록』은 현전하는 사행록 가운데 필담 기록을 가장 풍부하게 담고 있는 자료로서, 뚜렷한 서술상의 의도 하에 필담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분석할 가치가 있다. 『승사록』은 일본 문사와의 교유 과정 전체를 정학의 교화를 실천하는 과정으로 그리고 있으며, 그러한 초점화된 서술이 ‘필담’을 통해 구현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아래는 본 연구과제의 성과로 등록한 두 편 논고의 요지이다. 각각 17세기와 18세기 사행록의 필담 수록 양상을 다룬 글이다.
    1) 「동아시아 필담문헌 기초연구 : 17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및 시문창화 수록 양상」(2022.4), 『온지논총』 제71집, 온지학회, 9~63쪽.
    [요지] 본고는 동아시아 필담문헌 기초연구의 한 단계로서 17세기 통신사 사행록에 수록된 필담 및 시문창화 관련 기록의 현황 및 그 수록 양상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이를 위해 17세기 통신사를 ‘필담 교류’의 진전 정도에 따라 ‘맹아기-성립기-발전기(초기)’의 세 단계로 나누어 검토하였다.

    2) 「18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및 시문창화 수록 양상 -신묘・기해통신사 사행록을 대상으로」(2022.5), 『한국고전연구』 제57집, 한국고전연구학회, 235~287쪽.
    [요지] 본고는 신묘·기해통신사 사행록을 대상으로 18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및 시문창화 수록 양상을 검토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8세기 통신사 사행록의 필담 기록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특징은 이 시기에 들어 ‘筆談’이라는 의사소통 수단의 유용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물을 ‘기록할 가치가 있는’ 대상으로서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 색인어
  • 동아시아, 필담, 필담문헌, 기초연구, 통신사 사행록, 17세기, 18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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